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영국, "성적 나쁜 중·고교 폐교시킬 것"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7. 11. 2. 23:54
"성적 나쁜 중·고교 폐교시킬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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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6월 총리 취임 연설에서 교육을 최우선 정책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던 브라운 총리는 지난달 31일 취임 뒤 처음으로 교육정책 연설을 하면서 이 같은 강력한 처방을 제시, 교육 살리기 의지를 과시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에 따르면 브라운 총리는 중등과정(중.고교) 공립학교 학생들의 GCSE(중등교육졸업시험) 성적을 토대로, 영어.수학을 포함해 적어도 5개 과목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는 학생 비율이 3분의 1을 넘지 못하는 학교를 1차 대상으로 지목했다. GCSE는 학생들이 중등과정을 제대로 이수했는지를 평가하는 국가검정시험으로 한국의 수능시험에 해당한다.
브라운 총리는 "일부 공립학교가 학생들에게 납득할 만한 수준의 교육을 제공하지 못했다"고 지적하면서 "앞으로 6년 내에 성적을 올리지 못하면 문을 닫아야 한다"고 강력하게 경고했다. 폐교 조치가 내려진 학교는 민간이 후원하는 사립학교나 전문학교로 전환하게 돼 재학생들의 학업에는 피해를 주지 않게 된다.
현재 GCSE의 5개 과목 이상에서 평균 이상의 점수를 받은 학생이 30%도 안 되는 중등학교는 전체 잉글랜드 공립학교 중 5분의 1인 670여 개에 이른다. 이런 학교들은 연간 성적 개선 목표치를 할당받고, 평균 학력이 뛰어난 주변 학교의 지원을 받게 된다. 해당 학교 교사들은 좀 더 열심히 가르칠 수 있도록 인센티브도 제공 받는다. 하지만 이런 개선 작업 뒤에도 30% 이상 '우수 학생'을 배출하는 데 실패할 경우 지역 교육 당국이 폐교 조치를 내리게 된다.
텔레그래프는 "현 상태에서 시험 성적에 아무런 개선이 없을 경우 중등학교 5개 중 하나는 문을 닫거나 다른 학교에 흡수.통합될 전망"이라고 전했다.
앞서 영국 교육기준청(Ofsted)은 지난달 17일 발표한 보고서에서 집권 노동당 정부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공립 중등학교 10개 중 한 곳이 교육에 실패하고 있거나 실패할 위기에 처해 있다는 진단을 내렸다. 또 절반 정도는 부모의 기대 수준에 맞는 양질의 교육을 학생에게 제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드러났다고 평가했다.
브라운 총리는 "이제 우리는 높은 목표를 세웠으며, 더 이상 실패를 내버려둘 수 없고, 우리 아이들이 뒤처지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할 때가 왔다"며 "실패에 종지부를 찍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브라운 총리는 또 "중등학교 졸업 뒤 모든 학생이 대학을 가거나 기술을 배울 수 있는 일을 찾아야 한다"며 "18세 청소년들을 견습생으로 고용하는 기업들에 직업 훈련비용으로 1인당 3000파운드(약 564만원)에서 1만5000파운드까지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경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