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체험학습·전시·캠프 올 가이드2
알찬 겨울방학 위한 똑똑한 체험학습·전시·캠프 올 가이드
자연에서 뛰노는 생태체험
“숲속에서 만나는 곤충학교”
홀로세 생태학교(횡성)
홀로세 생태학교에 들어서면 제일 먼저 아이들이 모여 공부하고 밥 먹고 연구하는 홀로세 본부를 만나게 된다. 이곳에서 아이들은 채집해온 곤충에 대해 살펴보고, 채집한 것 중 표본이 필요한 곤충은 따로 표본화하는 작업을 한다.
홀로세 생태학교는 홀로세 본부를 중심으로 실험실, 그랜드 피라미드, 워터월드, UFO 나비집, 식물생태관, 수목원, 풍뎅이 교육센터와 아이들이 뛰놀 수 있는 운동장이 둥글게 배치되어 있다. 교육에 참가하는 사람들은 관찰에 필요한 필기도구, 종합장, 색연필, 일기장, 쌍안경 등을 준비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당일, 1박2일, 2박3일로 이루어지고 방학특강이 있다. 사전 예약 필수.ㅣ문의 033-345-2254 www.holoce.net
“새박사의 꿈이 자라는 곳”
우포늪(경남 창녕)
우포늪은 약 1억만 년 전 한반도와 함께 형성된 것으로 추정된다. 모든 생명체들이 자연 그대로의 모습으로 살고 있어 생태연구가들에게 더없이 좋은 자연연구실이기도 하다. 탐조여행을 떠나기 전 알아둬야 할 주의사항이 있다. 새들은 원색을 싫어하기 때문에 탐조여행을 갈 때는 원색의 옷은 피해야 한다. 새들의 서식지에서는 살금살금 조용히 걷도록 한다.
희귀한 새들이 사람소리가 들리면 내려앉지 않기 때문이다. 우포늪은 생태환경보전지역이라 함부로 들어갈 수가 없다. 사전 예약을 통해 허가를 받고 생태가이드와 함께 찾도록 하자.
문의 055-532-8989 www.woopoman.co.kr
수확의 기쁨 농장체험
“국내 유일한 커피공장으로 떠나요”
테라로사(강원 강릉)
사실 테라로사는 아이들도 좋아하지만 커피를 즐겨 마시는 엄마들에게 더 인기 있는 곳이다. 그렇다고 걱정할 필요는 없다. 테라로사는 카페인이 전혀 없어 아이들도 마실 수 있는 커피를 만드는 곳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뒤뜰에는 키 작은 커피나무들이 자라고 있다. 평소 커피나무를 보지 못했던 아이들에게 커피 열매를 보여주고, 커피나무가 어떤 방식으로 자라 열매를 맺는지 시험재배하고 있는 것이다. 테라로사에서 얻을 수 있는 또 하나의 보너스는 커피공장에서 열리는 음악회다. 베이지색 커피자루 가득한 곳에 앉아 음악을 듣는 색다른 체험도 놓치지 말자.
커피가 구워지는 과정을 보고 싶다면 홈페이지에서 커피 굽는 날짜를 확인하도록 하자.
운영시간은 오전 9부터 저녁 8시까지이며 연중무휴다. 음악회 일정 역시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도록 하자.ㅣ문의 033-648-2760 www.terarosa.com
“맛있는 감귤 따며 우리 가족 정도 담뿍 담아요”
감귤 따기(제주 남원)
우리나라에서 감귤이 재배된 것은 꽤 오랜 옛날로 거슬러 올라간다. 문헌에 남아 있는 기록이 없어 정확한 연대를 알 수는 없지만, 고려 문종 6년으로 기록되어 있는 것이 최초의 기록이다. 1만여 평 너른 감귤농장 입구에 들어서면 아이들의 표정부터 변한다. 주인이 건네는 커다란 바구니 하나 정도를 딸 수 있기 때문에 아이들의 손이 매우 바쁘게 움직인다. 체험은 감귤농장 주인이 쥐여주는 작은 칼 하나와 바구니를 받아들고 감귤밭으로 들어가는 것으로 시작된다. 햇볕을 충분히 보고 자란 잘 익은 감귤에 대해 이야기도 나누고 아빠, 엄마와 감귤 따기 시합도 하면서 농부들의 수고로움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
감귤 따기는 펜션 ‘티파니에서 아침을’로 문의하면 된다.
문의 064-764-9669 www.jejutiffany.com
체험여행 전문가 한은희 씨에게 듣는‘체험놀이
“신나게 놀면서 배우는 게 진짜 공부 아닌가요?”
여의도에서 만난 한은희 씨는 울릉도 여행을 다녀온 직후였다. 다양한 체험학습도서를 펴낼 만큼 아이들과 함께하는 여행에 대해서는 국내 유일무이한 여행전문가다. 그녀에게 듣는 엄마들이 절대 해서는 안 되는 체험놀이 수칙과 성공적인 체험놀이 노하우에 대해 들어보자.
‘가족이 함께 떠난 여행길에 무엇을 하고 오면 좋을까?’ 그녀의 호기심은 꼬리에 꼬리를 물었다. ‘무조건 함께 가기만 하면 행복한 가족여행인가?’ ‘아이들의 끝없는 호기심은 무엇으로 채워줄까?’이 모든 질문의 해답은 가족 체험여행에 있었다.
“몇 년간 전국을 다니며 아이들만 즐길 수 있는 곳이 아니라 부모도 함께 즐길 수 있는 테마여행지를 찾아다녔어요. 부모와 아이가 함께 또는 따로 놀 수 있는 체험여행지들이요. 그렇게 어른과 아이가 함께 비비고 놀다 보면 공통의 화제가 생겨요. 뭔가 배우고 느끼는 것도 좋지만 가족간의 풍성한 유대관계가 훌륭한 아이를 만든다고 생각해요.”
엄마껌, 스스로 일어서다
2000년부터 본격적으로 체험여행 전문가로 활동을 시작했다. 7년간 국내 방방곡곡을 누비며 그녀가 최고의 체험여행지로 꼽은 곳은 놀자학교. 그녀는 이곳을 인터넷 게임인 ‘카트라이더’보다 재밌는 학교라고 소개한다.
“놀자학교의 공식적인 이름은 경주전통문화체험학교(cafe.daum.net/noljahaja)입니다. 동국대 조소과 교수인 이점원 씨가 폐교를 인수해 문을 연 곳이죠. 엄마 없이는 아무것도 할 줄 모르는, 소위 엄마에게 딱 붙어서 떨어질 줄 모르는 ‘엄마껌’인 아이들이 지금은 엄마가 바빠서 못 오면 다른 부모를 따라 혼자 올 정도로 변화하더라고요.”아이가 변하는 모습을 보면 부모도 변하기 마련이다. 스스로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기도 하고, 아이들이 뛰어놀 잔디밭에 제초제를 뿌리기 싫어 직접 풀을 뽑기도 한다. 부모가 아이들의 선생님이 되자 아이들도 신나고 그런 아이들을 보는 부모는 더욱 힘이 난다.
“물리를 전공하고 대학에서 강의를 하는 아빠는 한달에 한번 과학교실을 열고, 건축을 전공한 아빠는 한옥의 구조를 아이들에게 가르치죠. 주말이면 주저 없이 보조교사를 자처하는 부모들이 많아요. 시작은 이점원 교수 부부가 했지만 지금은 모두가 주인인 학교죠.”
이곳은 수도시설이 없어 우물을 길러야 하고 그 흔한 전화나 냉장고도 없다. 여름이면 텐트를 치고 하늘의 별보기도 하는 자연에 가장 가까운 학교인 셈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곳은 경주전통문화체험학교보다 놀자학교로 더 많이 불리고 있다고 한다.
“와서 놀다 가라는 거죠. 화장실조차도 엄마랑 같이 가던 아이들에게서 ‘엄마랑 같이’를 빼버리는 게 놀자학교의 역할이에요. 독립심, 자연친화, 창의성을 키우는 모든 일은 놀이에서 시작되니까요. 놀면서 배우는 게 진짜 배움이죠.
엄마의 역할은 같이 하는 게 아니라 관찰하는 것
“놀자학교처럼 가족과 함께 유기적으로 이뤄지는 체험학교가 아이들에게 좋은 체험학습장인 것 같아요. 요즘은 체험에 너무 많은 것들이 붙어 있어요. 이것저것 하는 것은 많지만 너무 과해서 혹은 너무 조심스러워서 아이들이 실컷 체험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죠.”
아이들이 제대로 된 체험을 하기 위해서는 엄마들이 아이들 스스로 해볼 수 있는 공간이 있는 곳을 잘 선별해야 한다고 한다. ‘얼마나 우리 아이가 체험하는가’에 목적을 두면 생각보다 좋은 체험학습장들을 손쉽게 찾아낼 수 있을 것이다.
체험학습장을 찾았다면 그다음 부모의 역할은 관찰이다. 그러나 대부분의 부모들이 관찰을 핑계 삼아 간섭하고 아이의 체험을 방해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부모가 아이의 체험장에 따라오면 대부분 아이가 체험하는 것을 뒤에서 바라보죠. 그러면 아이는 자신이 잘하고 있는지 의식적으로 부모를 바라봐요. 아이가 자꾸 눈치를 보니까 성질 급한 엄마들은 뛰어들어 함께 만들기 시작하죠. 그럼 체험의 의미는 사라지는 거예요.”
체험학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바로 아이 스스로 뭔가를 해냈다는 성취감이기 때문이다. 성취감이 재미를 만들어내고, 재미가 다양한 도전을 이끌기 때문이다. 그런 과정들을 부모가 과감히 건너뛰는 역할을 하고 있지 않은지 생각해볼 문제다.
체험장에 가면 여러 프로그램들이 있다. 엄마도 관심 있는 프로그램에 참가해 체험해보자. 각각의 식구들이 자신이 원하는 프로그램에 참여한 후 그 체험의 느낌을 공유해보자.
“체험학습은 체험 후 사후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해요. 체험이 끝난 후 부모의 역할은 체험에 대한 정리를 돕는 거죠. 느낌을 나누고 그 느낌을 문서화하는 거죠. 이 방법은 가족이 각각의 체험 후 서로의 의견을 공유할 때 가장 효과가 커요. 엄마도 무언가 배우고 삶의 재미를 느끼는 기회가 될 수도 있고요.”
자연에 가서조차 공부를 강요하지 말라
“아이들에게 체험은 하면 할수록 도움이 돼요. 요즘은 학원은 안 보내도 주말마다 체험학교를 보내는 젊은 부모들이 늘고 있어요. 그런 부모의 아이들이 공부에 소홀하냐? 절대 그렇지 않아요. 과학, 미술, 역사, 영어 등 전 과목을 두루 섭렵하기 때문에 따로
책을 들고 배우지 않아도 우등생 소리를 듣더라고요.”
그녀는 과거 우리의 생활을 생각해보자고 한다. 학교에서 한글을 익혔고, 학교 다녀오면 열심히 산으로 들로 놀러 다녔다. 그러면서도 사회의 구성원이 되었고 대학을 나왔다.
“놀이를 통해서 배우는 학습이 엄청나다는 걸 모르고 있는 것 같아요. 우리가 부지불식간에 배운 것들을 아이들은 왜 학습을 통해서만 배워야 하는지 의문이 들어요. 체험학습은 내가 그렇게 배운 것들을 익히는 과정이에요. 한 주에 5일을 학교에 다니면서 스트레스 받는 아이들에게 주말은 자연에서 쉬는 시간이고 자연을 통해 스스로 익히는 시간입니다. 자연에 가서조차 공부하란 말은 하지 말아야 하지 않을까요?”
부모는 자연에서 아이가 ‘뭘 좋아하는지’ ‘어떤 것에 관심이 있는지’ 눈여겨보는 관찰자의 역할을 해야 한다. 그래야 아이의 적성과 미래를 키우는 부모가 될 수 있다.
“자연에서 노는 아이들 중에는 곤충만 열심히 보는 아이들이 있어요. 자연을 관찰하는 눈이 새로운 아이도 있고요. 그런 것을 찾아내는 것이 엄마가 해야 할 부분이 아닌가 생각해요. 아이의 재능을 자연스럽게 찾아내는 부모가 가장 좋은 부모라고 생각해요. 체험학습? 그냥 아이 마음껏 주무르고 놀고 상상하고 이해하게 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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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험 전문 여행가 한은희식 체험법
1 짐은 아이 스스로 꾸리게 하자.
2 체험장에서 아이가 엄마를 찾으면 과감히 고개를 돌리자.
3 아이가 하는 일이 느리고 답답하더라도 절대 도와주지 말자.
4 될 수 있으면 각각의 체험을 즐기도록 하자.
5 각각의 체험을 즐긴 후에는 자신들의 경험에 대해 대화를 나누자.
6 ‘엄마가 아까 보니까 너 이렇게 하고 있던데’ ‘이건 아닌 것 같더라’식의 부정적이고 결론적인 대화는 피하자. 자신도 모르게 아이의 의견을 묵살하는 행위가 된다.
여성조선
취재= 김소엽 기자
사진=김맑음, 이가서출판사
자료도서= ‘엄마, 우리 이곳에서 놀아요!’(이가서출판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