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표 정하고 좋아하는 과목에 푹 빠져보세요"
스스로 '낚는' 공부가 평생의 자산이 된다. 여름방학 동안 성적을 단숨에 낚을 요량으로 굳은 결심을 하고서 학원을 찾거나 과외를 한다. 하지만 웬걸, 물고기 낚는 법(공부 이유와 방법)을 몰라 허송세월 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정말 공부를 하고 싶어 하루 열 시간씩 독서실 책상머리를 지켜도 능률이 오르지 않는다.
여름방학을 실패하지 않기 위해선 '낚시법'을 배워야 한다. 방학이야말로 낚시법을 배울 절호의 시간이다. 하지만 낚시법이란, 누가 가르쳐주기보다 스스로 자신에게 가장 잘 맞는 공부법을 찾고 목표를 세우는 것에서 출발한다.

최소 하루 2시간씩만 공부에 빠져보자!
가톨릭대 성기선(45·교육학) 교수는 " '공부고수'들을 분석해보면 사교육에 무작정 의존하기보다 나름의 학습전략을 세우고 스스로 터득한 공부원리가 있다"고 설명한다. 명사 10명의 공부비법을 분석, '공부의 왕도'라는 책을 펴내기도 한 그는 "여름방학 동안 스스로 학습계획을 짜보고 혼자 실천하고 시간 관리를 해보라"며 "하루 최소 2시간 이상은 누구의 간섭 없이 스스로 공부에 몰입하는 시간을 가져라"고 충고했다.
세계적인 심장 전문의인 송명근 박사는 고3 때 석차가 전교 280등이었다고 한다. 의사가 되기로 결심한 뒤 꼭 6개월 만에 서울대 의대에 보란 듯 합격했다. 성 교수는 "송 박사처럼 자기 주도적으로 공부 계획을 세우고 실천하면 짧은 시간이라도 못할 게 없다"며 "2시간이 힘들다면 30분 동안이라도 집중한 뒤 차츰 시간을 늘려가라"고 했다.
사실 공부 잘하는 학생들은 공통점이 있다. 아침식사 꼬박꼬박 챙겨먹고, 보통 친구들보다 더 많이 잠을 자며, 매일 신문을 읽고 학교 수업시간에도 수업참여 태도가 좋다. 여름방학을 보내는 방법도 마찬가지다. 성 교수는 "방학동안 여행을 떠나 스스로를 돌아볼 줄 알고, 학기 중에 읽지 못한 책을 읽어 공부의 바탕과 배경지식을 넓혀라"고 권했다.
공부목표가 없으면 무기력하다!
'스터디플래너' 개발자인 고봉익(34) ㈜티엠디교육그룹 대표는 "간절히 공부를 하고 싶지만 얼마 못 가 무기력에 빠지는 이유는 공부목표가 없기 때문"이라고 지적한다. 농부는 가을 추수를 위해 봄에 씨앗을 뿌린다. 게으른 농부는 앞을 보지 못한다. 가을의 풍성한 수확이 남의 일 같고 아득하기만 하다. 공부란 봄에 농부가 씨앗을 뿌리는 일과 다름없다.
고 대표는 "씨 뿌리는 시기를 놓치면 그해 농사를 망치듯 공부도 시기를 놓쳐선 따라잡기 어렵다"며 "자신의 재능과 진로적성 검사를 통해 장래 진로를 정한 뒤 향후 30년 뒤 수확을 꿈꾸며 장기 로드맵을 세워라"고 강조했다.
사실 자신의 장래 진로를 고민하기 딱 좋은 시기가 바로 방학이다. 미래 자신의 모습을 그려보고 그에 맞춰 지금과 5년, 10년, 15년 뒤 어떤 공부가 필요한지, 어떻게 공부해야 할지 목표를 세워보라고 고 대표는 권한다. 그는 "공부 목표가 세워지면 방황할 시간이 없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다"며 "다만 장단기 목표를 정할 때 '영어공부를 많이 해서 성적을 올려야지'와 같은 목표보다 '이번 중간고사 영어과목은 95점'처럼 구체적으로 정하라"고 했다.
국영수, 방학 중 한 가지에만 몰두하자!
행복한공부연구소 박재원(44) 소장은 "방학이야말로 입시와 야자(야간자습), 모진 평가, 성적의 압박에서 벗어나 공부의 참맛을 느낄 수 있는 기회"라며 "이번 방학엔 '공부감독자'인 부모·교사에게서 벗어나 '공부노동자'인 학생이 주체가 돼 공부의 맛을 즐겨라"고 제안했다.
그렇다면 어떻게 공부하면 좋을까. 박 소장은 "어렵고 딱딱한 과목부터 공부할 게 아니라 흥미 있는 분야부터 워밍업하듯 시작하는 것도 방법"이라고 했다. 만약 팝 음악에 관심 있는 학생이라면 팝 음악의 장르와 역사를 섭렵하고 좋아하는 팝송 가사를 외워 영어공부로 '유인'하라는 것이다.
또 국·영·수와 같은 중점과목의 경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방학동안 책을 잔뜩 쌓아놓고 과목마다 동등하게 시간을 할애해봐야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 자신이 집중할 수 있는 과목을 택해야 한다. 박 소장은 "여름방학엔 영어, 겨울방학엔 수학을 마스터한다는 생각으로 한 과목에 집중, 올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이것저것 붙들고 있어봐야 효율은 떨어진다"고 충고했다.
여름방학,상위 1%학생들의 특징
-스스로 공부 목표를 설정한다. 목표를 세울 때 장기적인 목표를 세울 뿐 아니라, 월별, 주별로도 구체적인 실행목표를 설정한다. 정기적으로 피드백하고 다음 계획에 반영한다.
-몸이 피곤해서 하기 싫더라도 자신이 세운 목표에 따라 공부하려고 노력한다. 늦게까지 공부해서 몸이 피곤해도 공부한 것에 대한 가슴 뿌듯함을 자주 경험한다.
-자신이 공부한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설명할수 있을 정도로 학습한다. 감당하기 어려운 과제가 주어져도 일단 시작하고, 시간 안에 끝내지 못하더라도 하는 데까지 하려고 노력한다.
-자신이 스트레스 받는 상황을 잘 알고 있고, 자신만의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다. 컴퓨터를 사용할 때, 사용 시간을 정해놓고 이용하는 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