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베토벤 바이러스’ 번진다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11. 1. 08:16
‘베토벤 바이러스’ 번진다
서울신문 | 기사입력 2008.11.01 03:02
[서울신문] #1 "의대를 안 갔으면 음대를 갔을 것"이라는 소아과 의사 홍대권(42)씨는 4년 전 초등학생 아들에게 바이올린을 가르치다 자신이 푹 빠지게 됐다. 그는 "내가 무대에 설 수 있을까하는 두려움도 있지만 욕심을 내봤다."고 했다.
#2
플루트를 전공한 주부 김모(36)씨는 3년간 전문 오케스트라 단원을 지낸 프로 연주자. 그러나 결혼 후 연년생 딸을 두며 활동을 접어야 했다. 김씨는 "최근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주부 단원의 사연에 공감이 컸다."고 말했다.
#3
5년 전 해외 연수 중 바이올린에 눈을 뜬 외교통상부 직원 유희정(가명·33)씨는 "오케스트라 멤버가 되어 가장 좋아하는 베토벤의 곡을 연주하는 게 꿈"이라고 했다. 클래식 열풍을 일으킨 MBC 인기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가 아마추어 연주자들을 빠르게 '감염'시키고 있다.
국내 대표 문화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의 모집과정을 거쳐 '시민 체임버 앙상블'을 창단한다. 정원은 모두 20명. 그러나 지금까지 지원자는 100여명을 훌쩍 넘겼다. 세종문화회관 예술단 지원팀의 허난영 차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 계획에도 없었던 오디션을 고려 중"이라면서 "드라마의 인기도 한몫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국공립극장이 아마추어 연주단체를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사, 공무원, 주부, 교사, 약사, 외식업체 직원, 학생 등 연령대와 직업이 다양한 지원자들의 꿈은 한결같다.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것. 그 중에는 지휘자를 맡겨 달라는 대학원생도 있다.'대타'나 '연습생'이라도 좋다는 요구가 빗발친다.
'시민 체임버 앙상블'의 아이디어는 4개월 전에 싹텄다. 세종문화회관의 사내게시판 '창의제안'에 김은정 노조 지부장(전 서울시향 단원)이 글을 올리면서 현실화됐다. 이청승 사장도 "나도 이전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좋은 아이디어"라며 추진을 지시했다. 이 사장은 "이들의 연주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비슷한 아마추어 실내악 단체들이 전국에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시민 체임버 앙상블'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김은정씨는 "'예술을 시민에게'라는 슬로건으로 극장에서 여러 기획을 진행해 왔으나 공연자와 관객의 갭은 여전히 컸다."며 "현장을 다녀 보니 관객 중에 과거에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에 대한 미련을 지닌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합격자는 14일 발표된다. 앞으로 단원은 매주 금요일을 연습에 '헌납'하게 된다. 파트별 전문 강사진이 이들을 훈련시킨다. 실력이 갖춰지면 내년 봄부터 학교·병원 등에서 펼치는 무료공연 '나눔축제'를 비롯, 세종문화회관 무대에도 세울 예정이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씨는 "가까운 일본만 해도 군·현 단위로 민간 오케스트라가 100여개 이상 활성화돼 프로급의 연주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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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루트를 전공한 주부 김모(36)씨는 3년간 전문 오케스트라 단원을 지낸 프로 연주자. 그러나 결혼 후 연년생 딸을 두며 활동을 접어야 했다. 김씨는 "최근 TV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에 나오는 주부 단원의 사연에 공감이 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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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표 문화예술기관인 세종문화회관이 지난달 23일부터 7일까지의 모집과정을 거쳐 '시민 체임버 앙상블'을 창단한다. 정원은 모두 20명. 그러나 지금까지 지원자는 100여명을 훌쩍 넘겼다. 세종문화회관 예술단 지원팀의 허난영 차장은 "예상보다 훨씬 많은 인원이 몰려 계획에도 없었던 오디션을 고려 중"이라면서 "드라마의 인기도 한몫 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국내 국공립극장이 아마추어 연주단체를 만들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의사, 공무원, 주부, 교사, 약사, 외식업체 직원, 학생 등 연령대와 직업이 다양한 지원자들의 꿈은 한결같다.
연주자가 되고 싶다는 것. 그 중에는 지휘자를 맡겨 달라는 대학원생도 있다.'대타'나 '연습생'이라도 좋다는 요구가 빗발친다.
'시민 체임버 앙상블'의 아이디어는 4개월 전에 싹텄다. 세종문화회관의 사내게시판 '창의제안'에 김은정 노조 지부장(전 서울시향 단원)이 글을 올리면서 현실화됐다. 이청승 사장도 "나도 이전부터 그런 생각을 갖고 있었다. 좋은 아이디어"라며 추진을 지시했다. 이 사장은 "이들의 연주활동을 적극 지원할 것"이라며 "비슷한 아마추어 실내악 단체들이 전국에 확산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시민 체임버 앙상블'의 프로그램 매니저인 김은정씨는 "'예술을 시민에게'라는 슬로건으로 극장에서 여러 기획을 진행해 왔으나 공연자와 관객의 갭은 여전히 컸다."며 "현장을 다녀 보니 관객 중에 과거에 악기를 연주하고 음악에 대한 미련을 지닌 분들이 적지 않았다."고 했다.
합격자는 14일 발표된다. 앞으로 단원은 매주 금요일을 연습에 '헌납'하게 된다. 파트별 전문 강사진이 이들을 훈련시킨다. 실력이 갖춰지면 내년 봄부터 학교·병원 등에서 펼치는 무료공연 '나눔축제'를 비롯, 세종문화회관 무대에도 세울 예정이다. 음악평론가 장일범씨는 "가까운 일본만 해도 군·현 단위로 민간 오케스트라가 100여개 이상 활성화돼 프로급의 연주를 선보인다."고 말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