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2013학년도부터 미대 실기 폐지 나선 홍익대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5. 7. 16:36

2013학년도부터 미대 실기 폐지 나선 홍익대

오선영 기자 | 2009-05-07 08:47 

"암기해서 그대로 그리는 손재주로는 안 돼요"

올해 홍익대 입시가 주목 받는 이유는 미술대학 입시 개혁안 때문이다. 홍익대

는 지난 3월, 2013학년도부터 미대 입시에서 실기 시험을 전면 폐지할 계획이

라고 밝혀 화제를 모았다. 그 시범단계로 지난해부터 미대 자율전공 71명을 실

기시험 없이 선발했다. 올해는 미대 자율전공 모집인원을 100명으로 늘려 선발

한다. 서종욱 입학관리본부장은 "이후 2011학년도부터 일반전형에서도 실기시

험을 줄이기 시작해 2013학년도에 완전히 폐지할 것"이라며 "논란이 많지만, 사

회가 어떻게 변하고 있는지 알기에 지금 홍익대의 변화가 옳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종욱 입학관리본부장은"2013학년도부터 실기시험을 전면 폐지하며, 심층 면접을 통해 지원자의 창의력을 판단할 것" 이라고 말했다. / 허재성 기자 heophoto@chosun.com

실기 없이 선발하는 자율전공 100명으로 늘려

2010학년도 미대 입시에서는 자율전공 모집인원을 100명으로 늘리는 것 외에

는 큰 변화가 없다. 미대 자율전공은 수시 2차 모집에서 30명, 정시모집에서 70

명을 선발한다. 수시 2차 모집은 학생부 80%, 서류 10%, 면접 10%를 반영하며

, 정시모집은 학생부 30%, 수능 50%, 서류 10%, 면접 10%로 전형한다.

서류심사에서는 중·고교 학생부에 기록된 미술관련 교과 및 비교과 활동을 평가

한다. 미술 교과 수업은 물론 방과후 활동, 답사, 참관 수업 등 미술 관련 비교과

활동 내역이 전부 포함된다. 학교 교지 표지 디자인을 하는 등의 활동도 반영된

다. 홍익대는 현재 각 중·고교로부터 미술관련 비교과 활동 내역을 수집 중이다

. "입시에 맞춰서만 준비하는 학생들이 있기 때문에 어떤 활동을 하라는 예시를

주지는 않을 예정"이라고 전했다. 포트폴리오도 받지 않는다. 서류 내용 중 직접

확인이 필요한 경우에는 입학사정관이 실사에 나설 계획이다. 미술실기대회 성

적도 반영하지 않는다.

지난해 자율전공 전형 면접에서는 간단한 소묘실기를 50분간 치렀으나, 올해는

이 또한 치르지 않는다. 지난해 소묘실기도 입시 성적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서

본부장은 "첨성대를 그려보라는 등 지원자의 평소 관찰력을 보기 위한 평가였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기시험을 없애는 대신 면접에서 학생들의 창의력을 집중

평가한다. 예를 들어 "OOOO이라는 회사의 명함을 디자인해 보라"는 식의 질문

으로 창의력과 작품 구성 및 기획력을 평가한다는 계획이다. 면접은 서류심사 내

용을 확인하는 1차 면접, 미대 교수들이 참여하는 2, 3차 전공면접으로 진행된다.

"홍익대 미대에서만 매년 1000명의 졸업생이 배출됩니다. 이 중에는 전문화가로

나서는 사람보다 디자인 등 일반 기업체로 진출하는 경우가 많아요. 좋은 아이디

어에 자신의 생각을 잘 정리해서 보이는 능력이 중요한 시대가 됐지요. 미술을

즐기는 방법은 단순히 그림을 잘 그리는 데만 있지 않아요. 창의적으로 생각하고

, 생각을 말이나 글로 잘 표현하고, 그 생각에 따라 실제로 작품을 기획·완성해보

는 연습을 해보세요. 평소 주변을 잘 관찰하는 습관을 갖고, 책을 많이 읽는다면

면접 걱정은 할 필요가 없습니다."

실기시험을 치르는 일반전형은 지난해와 동일하게 진행된다. 정물수채화, 정물

수묵담채화, 사고의 전환, 소조(두상), 소묘 등의 실기를 치른다. 실기 대상물은

10월경 홈페이지를 통해 공개한다. 2013학년도부터는 미대 일반전형에서도 실

기시험이 완전히 사라진다. '결국 유야무야 되지 않겠느냐'는 우려도 나오지만

홍익대의 입장은 확고하다.

"그 동안 사람을 보지 않고 그림만으로 평가했던 방식이 오히려 잘못이었다고

생각합니다. 디자인이 그림만 잘 그린다고 되는 것은 아니죠. 현대 사회를 보면

홍익대의 변화가 오히려 자연스러워요. 암기해서 그대로 그리는 손재주로는 더

이상 선발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입니다."
 

홍익대 전경

논술, 수시 1차 인문계열에서만 실시

미술대학을 제외한 다른 모집단위에서는 전년도와 크게 달라진 점이 없다. 서

본부장은 "수험생들의 혼란을 막기 위해 변화를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수시 1

차 모집에서는 입학정원의 25%, 수시 2차 모집에서 30%, 나머지 45%는 정시

모집에서 선발한다. 다만, 미술계열 모집단위는 수시 1차 모집에서 입학정원의

30%(미대 자율전공만 수시 2차 모집), 정시모집에서 70%를 뽑는다.

정시 가군은 학생부 40%, 수능 60%로 전형한다. 정시 나군 자연계열은 수능

100%(수리가형+과탐)를 반영한다. 정시 다군도 수능 100%로 선발한다. 수시

1차 모집에서는 교과성적우수자 전형, 홍익국제화특별 전형, 수학·과학우수자

특별 전형 등을 모집하며, 학생부, 심층면접, 논술, 실기전형 등을 고루 활용한

다. 수시 2차 모집의 '수학능력우수자전형'은 학생부 100%로 선발하되, 최저학

력기준이 적용된다. 정시모집에서는 수능 백분위 산출 성적, 수시모집에서는 영

역별 등급을 최저학력기준으로 활용한다.

논술고사는 수시 1차 서울캠퍼스 인문계열만 시행한다. 180~210분간 3문제 가

량을 풀게 된다. 문제당 답안 1000자 내외, 총 2500~3000자 분량이다. 서 본부

장은 "전공분야 지식을 평가하는 문제는 출제하지 않는다"며 "글을 읽고,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는 등의 순수한 인문학적 소양을 평가한다"고 했다. 그는 또 "학생

들이 평소 접하기 어려운 지문을 출제해 창의성을 평가할 것이므로 학원 등에서

논술 기술을 배우는 것은 손해일 수도 있다"고 귀띔했다.

심층면접은 고교 교과과정에서만 출제한다. 지원자의 수학능력, 인성 및 가치관

을 종합적으로 평가한다. 인문계열은 국어와 영어에 관련된 3~5문제, 자연계열

과 캠퍼스 자율전공은 수학에 관한 3~5문제로 구성된다. 서 본부장은 "심층면접

대비는 독서가 기본이며, 자신이 아는 것을 말로 설명해 보는 훈련이 필요하다"

고 했다. 특히 자연계열 심층면접의 경우, 수학문제 풀이보다, '수학적으로' 생각

해 보는 공부가 중요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접근해 풀었고, 틀렸다면 왜 틀렸는

지도 설명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서 본부장은 "교과서나 수학의 정석 등에

나와있는 설명을 읽고 직접 말해보며 수학적 언어 사용에 익숙해지라"고 조언했

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