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이과 간 벽 허물어… '실용+통합' 학과가 떴다
급변하는 사회변화에 맞춰 각 대학들의 새 학과 개설이 한창이다. 신문·방송·영화 등 미디어 산업이 각광받던 90년대 초반에는 영상편집과, 영상미디어학부 등 미디어 관련 학과들이 신설됐다. 2000년대에 들어서면서 콘텐츠·벤처·글로벌에 대한 사회적 관심사가 높아지자 글로벌학부, 벤처학부, 콘텐츠개발학부 등의 학과들이 등장했다. 대한민국의 오늘을 엿볼 수 있는 가장 '핫(Hot)'한 변화추이, 2010학년도 4년제 대학의 눈에 띄는 신설학과들을 살펴봤다.
2010학년도에 신설되는 학과들의 특징은 실용과 통합의 학문이라는 점이다. 근래 대학들은 문·이과 구분을 없애고 교차 지원을 늘리면서 학과간 장벽을 없애고 있다. 이런 추세에 따라 이번 신설학과들은 특히 다양한 학문적 결합이 눈에 띈다.
국민대 국민대 발효융합학과의 경우 학내 자연대학 뿐만 아니라, 공과대학, 조형대학, 삼림과학대학, 문과대학과도 연계가 가능한 대표적인 융합학과이다. 발효융합기술은 생명, 발효, 냉장 및 보관, 디자인, 역사학, 의학 등을 포괄적으로 연구하는 학문이다. 미래 고부가가치 산업인 우리 발효식품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건강기능식품으로 발전시키고, 더 나아가 먹는 의약소재로 확대 발전시킬 예정이다.
국민대 영상디자인학과는 영상디자이너 양성을 목표로 한다. 영상디자인은 문화·정보·기술이 융합된 신문화기술로서 영상커뮤니케이션 및 엔터테인먼트 산업의 다양한 요소들을 디자인하는 분야다. 모션그래픽, 방송 및 영화 특수효과, CF, 뮤직비디오, 공연 영상, 건축 영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용될 것이다.
성신여대 성신여대 글로벌의과학과는 국내 최초로 복수학위제도를 시도한다. 국제의과대학 본과과정에 무시험으로 연계해 미국의사가 될 수 있는 유일한 학과다. 졸업 후 기초의학사 학위를 취득함과 동시에 미국 AUA 의과대학 본과에 진학해 학사를 취득함으로써 국내와 해외에서 2개의 학위를 받게 된다. 또한, 졸업 후 AUA 의과대학에서 강의와 임상실습을 해야 하기 때문에 교과과정에 집중적인 영어 이수 과정을 포함하고 있다.
숙명여대 숙명여대가 신설한 글로벌서비스학부는 국제협력과 글로벌전략 기획 분야의 전문가 양성을 목적으로 한 학과다. 글로벌 현장과 관련 업무에 바로 투입돼 글로벌 전략을 기획하고 시장 개척과 기업 및 관련 기관의 글로벌인적자원을 관리할 수 있는 전문 인력을 교육한다. 재학 중 전공수업은 100% 영어로 진행되며, 실질적인 해외현장 교육 경험기회를 학생들에게 부여함으로써 최고 수준의 글로벌인력으로 성장시킬 예정이다.
아주대 아주대 금융공학부의 금융공학은 금융자산 및 금융파생상품을 설계하고 가치를 평가하며, 금융기관의 위험을 관리하는 등 제반 금융 문제를 수학적 방법을 동원해 해결하는 첨단 학문이다. 미국은 물론 유럽, 싱가포르, 홍콩 등의 유수 대학들은 이미 금융공학 과정을 개설해 금융공학 인재 양성에 힘쓰고 있다. 정부에서도 교육과학기술부에서 선정한 '세계 수준 연구중심대학 육성사업'에 아주대 금융공학부를 선정, 세계적 수준의 경쟁력을 키우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다.
한양대 한양대 에너지공학과는 태양에너지, 수소에너지, 연료전지 등에 대해 체계적으로 교육시켜 미래의 녹색성장을 주도할 인재양성 및 연구를 목표로 하고 있다. 특히 이 학과 신입생들은 3, 4학년 재학 중 연구활동비를 지원받으며 미국 플로리다대와 텍사스대에서 실시하는 해외공동연구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또한 졸업 시 한양대 산학협력 지원기업 취업도 보장해 준다.
한양대 생명나노공학과의 경우 생명 과학 기술과 나노 공학 기술을 접목시킨 학문으로 새로운 질병 진단 및 치료 기술 개발 등을 이끄는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입학 특전으로 해외 협동 연구기관을 통한 연수 기회, 연구 활동비 지급, 1학년 성적 상위 50%인 학생들에게 등록금 전액 지급 등 특화된 학과 운영을 마련했다. 졸업 시 에너지공학과와 마찬가지로 산학협력 지원기업 취업을 보장해 준다.
그밖에 이외에도 경희대는 자연계열에서만 모집하던 한의예과 수험생들을 올해부터 인문계열에서도 전체 정원의 30%를 모집한다. 경일대 간호학과, 경북대 글로벌인재학부, 계명대는 생태환경디자인과, 스포츠마케팅학과와 의용공학과, 단국대는 나노바이오의과학과와 중동과, 동아대는 인재학부, 의약생명공학과, 명지대는 전공자유학부, 나노공학과, 숭실대 금융학부도 신설된다.
숙명여대 강형철 기획처장은 이같은 대학들의 통합학과 시도에 대해 "그간 전문성, 세분화에 따라 학문간 교류가 단절됐던 것이 사실이다. 학문간 교류와 전문성을 두루 갖춘 신설학과들의 등장은 인식의 변화에 따른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