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의대 대학원에 국내 첫 '계약학과'
서울대, 의대 대학원에 국내 첫 '계약학과'
'임상의과학科' 신설… 9월 신입생 80명 모집
15개 국립의료기관 종사자 대상 문호 개방
세계일보 | 입력 2010.01.09 02:08 | 수정 2010.01.09 09:37
서울대가 이르면 9월부터 의료기관과 보건기관 등에 대학원 문호를 개방해 맞춤식 교육을 제공한다. 서울대 의대 대학원이 타 대학 출신 의료인과 공무원에게 교육·전공심화 기회를 준다는 의미가 있다.
서울대는 "지난해 말 의대가 계약학과로 임상의과학과를 설치하겠다면서 대학본부에 낸 안이 최근 학장회의를 통과했다"고 8일 밝혔다.
계약학과는 산학협력 촉진 등을 위해 대학이 국가, 지자체, 기업 등과 계약해서 개설하는 특정분야 전공학과를 말하는데, 서울대 의대에 임상의과학과가 설치되면 국내 보건·의료분야에서 첫 계약학과가 된다.
서울대 의대는 오는 3월 첫 신입생 모집을 목표로 설치안을 냈지만 학내 최종 의결기구인 평의원회를 통과하지 않아 이르면 9월 신입생을 받을 수 있을 전망이다.
설치안에 따르면 임상의과학과는 석사과정 60명, 박사과정 20명을 모집하며, 각각 24학점과 36학점 이상을 이수해야 학위를 딸 수 있다. 수업연한은 석·박사 각 2년이다.
이 학과에 진학할 수 있는 협약 대상기관은 서울대병원을 비롯해 국립의료원, 국립암센터, 국립원자력의학연구원, 질병관리본부 등 15개 국립 보건의료기관으로 정해졌다. 각 기관에서 근무하는 의사 등 의료인을 비롯해 관련 분야 직무를 담당하는 공무원도 지원할 수 있다.
의대는 설치안이 평의원회를 통과하는 대로 구체적인 지원 자격과 교육과정 등을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의대는 임상의과학과 교육과정을 기존 의대 대학원의 학문 분야와 중복되지 않도록 하면서도 체계적인 임상연구와 보건의료 정책 개발 등에 대한 심도 있는 연구도 가능하도록 할 계획이다.
의대 관계자는 "각 보건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분들의 연구 욕구를 발전적으로 제도권으로 흡수해서 재교육 또는 심화교육이 가능하게 하기 위한 조치"라면서 "공공성이 강조되는 계약학과 특성을 감안해 다양한 분야에 문호를 개방해 체계적이고 깊이 있는 연구가 가능하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대는 계약학과 협약대상 기준으로 '공공성'과 '개방성'을 명시하는 방안을 최근 마련했다. 계약학과 입학정원은 관련 학과 입학정원의 50%를 넘지 못하고 전문대학원 내에 설치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전문대학원 이외 대학원에 개설하려면 학장회의를 거쳐야 가능하다.
나기천 기자 na@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