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원의 60.8% 선발… 길은 수시모집에 있다
정원의 60.8% 선발… 길은 수시모집에 있다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 2010-02-04
올해 예비 고3은 '수시모집으로 대학에 가겠다'는 각오를 해야 한다. 2011학년도 대입에서 수시모집 인원이 전체 모집정원의 60.8%나 되기 때문이다. 2010학년도(57.9%)에 비교해도 3% 가까이 늘었다. 특히 연세대는 2011학년도 수시모집에서 정원의 76.2%를 선발할 계획이다. 수시 전형 또한 점차 다양해져 내신이 불리한 학생에게도 기회가 늘고 있다.
◆수험생 대폭 늘고 재수 어려워 2011 대입 경쟁 치열할 것
2011학년도에는 무엇보다 대입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우선 수험생 인원이 지난해 약 64만여 명에서 올해는 67만여 명으로 3만 명 가까이 늘어난다. 무엇보다 올해 예비 고3은 입시에 실패해도 재수를 하기가 쉽지 않다. 2012학년도 대입부터 '7차 개정 교육과정'의 적용을 받아 수능 수리영역 '나'형에 미적분이 포함되는 등 변화가 크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시에서는 재수를 피하기 위해 하향안정 지원을 해야 하는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그만큼 수시가 중요해진다는 뜻이다.
수시모집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내신이다. 2010학년도 수시모집 결과를 보면, 학생부 교과 성적 중심으로 선발하는 서울대 지역균형, 연세대 진리·자유 전형, 지방 국립대 일반전형의 경우 합격선이 상당히 상승했다. 이런 전형을 노리고 학생부 성적 관리에 노력을 기울이는 학생이 많아졌기 때문이다. 특기자 전형에서도 학생부 성적의 영향이 컸다.
입학사정관제 전형도 마찬가지다. 학생부 교과 성적이 저조한 학생이 합격한 사례는 극히 일부였다. 따라서 학교시험 준비를 착실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동원 휘문고 교사는 "아무리 수상 경력이나 비교과 성적이 좋아도 주요 과목 평균 3등급을 넘으면, 중상위권 대학에 합격하기 어렵다. 학교 공부를 우선하면서 자신의 특기를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교내 경시대회 수상실적도 중요하다. 수험생과 학부모들은 전국 규모 또는 교외 경시대회를 더 우선시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오산이다. 2010학년도 수시모집에서 많은 대학이 교내 대회 수상실적도 중요하게 평가했다. 김용근 종로학원 평가이사는 "상위권이 아닌 학생도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교내 경시대회, 봉사활동에 꾸준히 신경을 쓰라"고 조언했다.
또 올해는 상위권대학의 수시 모집 등록률이 저조했다. 연세대는 1978명의 합격자 중 1483명(74.97%)이 등록해 지난해 등록률(83.32%)보다 대폭 하락했다. 이화여대도 1848명의 합격자 가운데 1298명(70.24%)이 등록해 지난해(74%)보다 크게 낮아졌다. 이는 복수 합격자가 많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상위권 대학의 경우 선발방식이 비슷하고, 특히 2010학년도에는 2009학년도와 달리 소위 '라이벌 대학'으로 불리는 학교들이 대학별고사 일정을 달리한 영향도 있다. 올해는 대학별고사 일정이 어떻게 정해지는지 살펴보고, 목표대학의 일정에 따라 수시 준비를 해야 한다.
◆특정 교과 2~3과목이라도 우수하다면, 이를 살리는 전략 짜라
2월은 예비 고3들이 자신에게 맞는 대학·학과·전형을 탐색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2월까지 목표를 정해둬야 3월부터 그것에 맞게 수시를 준비할 수 있다. 경영학과가 목표라면, 어느 대학 경영학과가 가장 우수한지, 학교별로 경영학과 성격은 어떤지, 교수진은 어떤 연구를 하고, 자신이 그곳에서 무엇을 배울 수 있을지를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국회전자도서관에서 각 대학 교수들의 연구논문을 살펴보는 것도 좋다. 그런 다음 1~2학년까지 자신의 내신성적, 비교과 활동 성과 등을 돌아보고, 수준에 맞는 대학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
강병재 보인고 진학기획부장은 "목표대학을 정했으면, 지난해 입시 결과와 올해 입시 전형을 살펴보고, 내게 맞는 전형을 찾아야 한다. 그에 맞춰 3학년 때 해야 할 공부목록을 정하고, 학업계획서를 써서 실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병욱 인창고 연구부장 역시 "예비 고3에게 2월은 매우 중요하다. 논술전형을 준비한다면 대학별 논술 기출문제를 점검하고, 외국어 특기자전형에 지원할 생각이라면 공인인증시험 성적을 높여두는 등 나름의 준비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면접·토론 전형에 대비한 연습도 2월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다.
1~2학년 때의 내신성적이 나쁘고, 특별한 스펙을 쌓지 못한 학생이라도 수시를 포기해서는 안 된다. 수시모집에서 학생부 반영 교과와 비율은 천차만별이다. '1학년~3학년 1학기까지 국어 교과 중 3과목 선택' 등으로 기준을 세우는 경우도 많다. 교과목에서 2~3개라도 우수한 과목이 있다면 그것을 최대한 살리는 전략을 세워야 한다. 논술고사만으로 선발하는 등 내신의 영향이 적은 전형도 많다. 강병재 부장은 "정확하게 정보를 찾고 이를 내 것으로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 혼자서 고민하지 말고, 자신이 세운 목표와 알아낸 정보를 교사, 부모와 공유하라"라고 조언했다.
특히 올해 숙명여대 등에서 신설한 자기주도학습 우수자 전형에 주목해야 한다. 임병욱 연구부장은 "자기주도학습 우수자 전형은 사교육 없이 한 과목 또는 과목 전체의 성적을 눈에 띄게 향상시킨 학생을 선발한다. 1~2학년 성적이 다소 부족했던 학생도 충분히 도전해볼 만하다"고 말했다.
수능 준비 때문에 수시 지원이 부담스럽다면 수시 2차를 노리는 것도 좋다. 김용근 평가이사는 "수시 2차는 대개 대학별고사를 수능 이후에 치르기 때문에 부담이 적다. 스펙이 좋지 않아 정시를 노리는 학생이라도 수시 2차만큼은 반드시 지원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