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심장병 환자로부터 심장세포 재생 심장병 연구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11. 2. 17. 23:37
심장병 환자로부터 심장세포 재생 심장병 연구,
치료제 개발 전기 마련
2011년 02월 17일(목)
인체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는 잠재능력을 보유한 줄기세포 연구의 최근 트렌드는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로부터 줄기세포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심장병 환자의 피부세포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iPS) 기술을 적용해 줄기세포를 만든 다음 이 줄기세포를 심장세포로 분화시킨다.
하지만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의 경우 세포 자체의 특성, 환경 등의 요인으로 원래 환자가 앓고 있는 병증을 띠는 세포로 분화하려는 습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도만능줄기세포의 경우 역분화 과정에서 DNA 메틸화를 조절한다. DNA 메틸화는 후성유전학의 하나로써 유전자의 발현에 영향을 미친다. 과학자들은 여기에 주목해 유도만능줄기세포는 조금은 다른 특징을 가질 수도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이를 ‘후성유전적 기억(epigenetic memory)’라고 일컫는데 원래 제공세포와 흡사하게 분화하도록 DNA메틸화가 일어나는 것이다. 줄기세포가 인체의 모든 세포로 분화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고 등의 이유로 손상된 장기를 대체할 장기공학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질병 자체를 연구하고 새로운 치료제를 테스트 할 잠재적 연구모델이 될 수 있는 셈이다. 이미 과학자들은 다운 신드롬(Down syndrome), 루게릭병(ALS), 당뇨병, 유전적 심장병 등의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들로부터 해당 질환에 관련된 세포를 만들어낸 바 있으며 유도만능줄기세포를 질병 연구와 약품 개발에 사용하려는 바이오 회사들도 최근 몇 년 사이 붐을 이루고 있다.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의 개척자인 제임스 톰슨 박사는 건강한 사람들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을 적용해 심장세포를 만들어 제약회사에 판매하고 있다. 이들 회사들은 실험단계의 약물들이 심장에 해로운 영향을 미치는 지 등 독성검사에 유도만능줄기세포 심장세포를 사용한다. 심장병 환자로부터 심장세포 재생 성공 이런 가운데 미국 스탠포드 의대 리카르도 돌메치(Ricardo Dolmetsch) 연구팀은 최근 유전성 심장질환인 티모시 증후군(Timothy syndrome) 환자의 피부세포로부터 유도만능줄기세포 기술을 적용해 심근세포를 만들어 내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은 이들 심근세포가 환자의 실제 심근세포와 똑같은 병변을 보였다고 과학저널 ‘Nature’에 보고했다. 티모시 증후군은 QT간격연장증후군(Long QT syndrome, LQTS)을 유발하는 유전적 심장 질환으로 환자는 심근세포가 비정상적으로 수축하는 심실세동이라는 부정맥이 나타난다. QT간격은 심전도에서 관찰되는 두 파형 사이의 간격을 말한다.
심장 박동을 관찰한 결과 정상인의 미니 심장은 정상인의 심장 박동수인 분당 60회 박동했으나 티모시 증후군 환자의 심장은 이보다 훨씬 적게 뛰는 것으로 나타났다. 3개의 심근세포 중 어느 세포가 수축에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한 결과 심방과 결절 세포는 문제가 없었으나 심실 세포는 비정상적인 긴 수축을 보였다. 심실 세포는 심장에서 몸으로 혈액을 내보내는 역할을 한다. 티모시 증후군은 심장세포의 세포막에 위치한 칼슘채널의 돌연변이가 한 원인이 되고 있는데 이들 심실세포의 칼슘 흐름은 정상인과 달리 손상돼 있었다. 이는 티모시 증후군 환자들에게서 비슷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티모시 증후군은 7천명에 1명꼴로 발생하는 유전질환이지만 현재까지 이 병과 관련해 승인된 의약품은 없다. 또한 동물 모델로 이 병을 연구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쥐의 심장은 인간과 달리 분당 500회 박동한다. 돌메치 연구팀은 앞서 티모시 증후군과 똑같은 돌연변이 유전자를 갖는 쥐를 만들었지만 이들 쥐들은 전혀 심장박동의 이상을 보이지 않았다. 연구팀은 당시 쥐들은 심장박동을 빨리 하기 위해 다른 기작을 이용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줄기세포 통해 약물 스크리닝 성공 연구팀은 미니심장에 심장박동에 영향을 미치는 모든 종류의 의약품을 처리해봤다. 이 가운데에서 현재 2상 임상실험을 진행 중인 항암제 로스코비틴(roscovitine)만이 효과를 보였다. 로스코비틴은 비정상적인 심실 세포의 칼슘 이온 흐름을 정상적으로 회복시켰다. 이는 줄기세포 기술을 적용해 의약품을 스크리닝한 최초의 사례라는 점에서 향후 의약품 개발의 잠재성을 갖고 있지만 연구팀은 현 단계에서 지나친 기대는 금물이라고 지적했다. 돌메치 박사는 “불규칙한 심장박동의 선도 화학품이 될 수는 있을 것”이라면서 “로스코비틴이 인체에 다른 작용을 하기 때문에 의약품의 후보로는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비정상적인 심실 박동을 목표로 한 의약품들은 종종 이로운 점보다는 해로운 점이 더 많은 것으로 보고됐다. 때문에 이러한 증상에 대한 치료법은 대개 이식형 세동제거기(implantable defibrillators)가 주를 이루고 있는 실정이다. 연구팀은 줄기세포 기술을 기반으로 새로운 의약품을 개발할 계획이지만 인체에 적용하기까지는 아직 많은 과제가 남아있다. 돌메치 박사는 “환자들의 부모가 이런 소식을 접한다면 우리는 그들의 기대를 진정시킬 필요성이 있다”면서 “환자들에게 실제로 적용하기까지는 아직 많은 장애가 있다”고 덧붙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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