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바람 소리·클래식 음악 등 '지속음 환경' 집중력 높인다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11. 3. 7. 18:53

 

바람 소리·클래식 음악 등 '지속음 환경' 집중력 높인다

조선일보  최민지 맛있는공부 인턴기자

2011.03.06 15:12

우리 아이 집중력 걱정인가요? 청각 환경 따져보세요

공부는 오감을 활용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지만 많은 학생의 몸에 밴 공부 습관은 시각에만 의존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이젠 공부할 때도 눈이 아니라 귀를 만족하게 해보자. 집중하기 좋은 청각 환경과 그에 따른 공간조성법을 음향·조경·심리 전문가들에게 물었다.

지속음 환경, 집중력 향상에 도움

청각 환경은 소리 발생을 예상할 수 있는 정도에 따라 무음 환경, 돌발음 환경, 지속음 환경으로 나눌 수 있다. 무음 환경은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 상태를, 지속음 환경은 일정 주파수대의 소리가 주기적으로 들리는 상태를, 돌발음 환경은 모든 주파수대의 소리가 비주기적으로 들리는 상태를 말한다.

많은 부모와 학생들은 무음 환경이 집중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잘못된 것이다. 서울대학교 작곡과 곽상엽 객원교수는 "무음 환경은 귀의 원심성 기능을 과도하게 억제해 귀를 마비시키고 공부의 집중을 방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일반적으로 돌발음 환경보단 무음 환경이, 무음 환경보단 지속음 환경이 집중력 향상에 더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일정한 청각 자극은 뇌를 활성화해 집중 상태로 유도하기 때문이다.

집중력 높이는 소리들

집중력 유도에 좋은 소리는 ①주파수 및 음대역이 넓고 ②최대·최저 음량의 폭이 크지 않되 ③언어처럼 그 의미가 인식되는 것이 아니어야 한다. 대표적인 것이 빗소리, 바람 소리 등의 자연의 소리다.

음악 역시 집중에 좋다. 한국인지-학습치료학회 최미환 교수는 모차르트나 베토벤 등 낭만시대 이전 작곡가들의 교향곡을 추천했다. 꼭 클래식이 아니더라도 위의 조건을 만족하는 음악이라면 집중에 효과적이다.

기사 이미지 일정한 청각 자극은 집중력을 높여준다./남정탁 기자 jungtak2@chosun.com

전자제품에서 나는 소음은 피해야 한다. 박형배 하이 퍼포먼스 브레인 연구소장은 "TV 같은 전자제품에서 나는 낮은 주파수대의 윙윙거리는 소리는 피로를 느끼게 한다"고 말했다.

단, 소리는 '귀의 연령'에 알맞은 것을 제공해줘야 한다. 귀는 노화하면서 가청 주파수대역이 좁아진다. 숭실대 소리공학연구소 배명진 교수는 "최대 8000Hz까지 들을 수 있는 10대에게 음역이 좁은 음원을 들려주면 오히려 답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가청주파수와 소음으로 느끼는 음량을 측정해 귀의 나이를 파악하고 나서 그에 맞는 음원을 고르는 것이 좋다.

소리의 진원지는 보이지 않는 곳에

소리의 진원지는 의식할 수 없도록 보이지 않는 곳에 둬야 한다. 이어폰·헤드폰은 오래 착용할 경우 통증 때문에 진원지를 의식할 수 있다. 스피커 역시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 두고, 소음이 들리는 창문에는 가리개를 설치하는 것이 집중에 좋다.

생활 소음은 차단해야 한다. 동신대 조경학과 국찬 교수는 "소리가 발생하는 곳의 바닥에 천이나 매트를 깔면 흡음의 효과가 있고, 소리가 들리는 곳의 벽에 유리섬유, 스펀지 등을 벽에 붙이면 방음의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가구에도 천을 덮어두면 소리가 덜 울린다.

Tip. 아이 집중력 높이는 청각환경 만들기

1. 개인의 특성에 맞는 소리 고르기

①귀의 연령을 파악한다. 측정하는 기준은 가청주파수와 음량. 나이가 어린 귀는 가청주파수대역이 넓고 작은 음량의 소리에도 민감하다. 간단한 테스트는 이어로직 코리아(http://www.earlogic.com/) 등 청력 검사장비업체의 인터넷 사이트에서도 무료로 해볼 수 있다. ②무음, 자연의 소리, 음악 등 세 가지 유형으로 나눠 어떤 것이 집중에 좋은지 간단하게 실험해본다. 이들 음원은 간단한 검색으로 인터넷에서 내려받을 수 있다. ③공부하는 과목별로 소리를 다양하게 실험해보는 것도 좋다. 과목의 특성에 따라 활성화되는 뇌파가 다르기 때문.

2. 방 꾸미기

①소리가 울리지 않도록 가구에 천을 덮는다. ②소리의 진원지는 알 수 없게 보이지 않는 곳에 둔다. 예컨대 스피커는 책상 뒤에 놓고 바깥의 소음이 들어오는 창문에는 커튼을 친다. ③오랜 시간 코드를 꽂아둬야 하는 전자제품은 방에 들이지 않는다. 피치 못할 경우 전자제품 아래에 소리를 흡수할 매트 등을 깔아둔다.

3. 공부하기

①그때그때 심리 상태에 맞는 음악을 들어 뇌를 '워밍업'시켜 준다. 기분이 좋을 때는 미디움 템포 이상의 밝은 음악을, 슬플 때는 차분하고 조용한 음악을 틀어주면 긴장이 이완된다. ②자신이 고른 음원을 틀고 공부를 시작한다. 단, 40dB 이상으로 크게 틀지 않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