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은 100년을 내다보아야 한다?
사교육 시장이 교육의 판도에 크게 영향을 미친다?
남들은 열심히 무언가 하고 있는데 나는 무엇을 해야할까?
이런 저런 고민들에 휩싸여 오늘도 머리가 지끈거리는 것은 아닌지 모르겠군요.
교육은 100년 앞을 내다보고 계획되어져야 한다는 말이 무의미하게 들리는 이유는 세계환경이 급변하고 있기 때문이지요. 옛날에는 100년 정도는 어떤 일이 일어날지 알 수 있을 정도였을지 모르지만 현재는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급물살을 타고 있는 현실입니다.
우리 부모들이 사교육 시장에 몰리는 것은 발빠른 정보들을 수집하여 우리 아이들이 대학입학할 시기에 큰 후회가 없었으면하는 바램 때문이다.
100년 교육 계획을 세우는 사람들은 교육이론가와 관련 종사자들이야. 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학부모생활이 길어야 12년 정도이다. 내 자식 잘되기를 우선 바라고 학부모생활에 전념하던 시기가 지나면 진저리를 내며 다시 교육에 대한 관심이 멀어진다. 그래서 교육과정보다 결과에 더 관심이 많은 실정이다.
공교육 기관은 사교육기관에 비해 거대한 몸집을 하고 있어 빠르게 교육변화에 적응하기 어렵다. 사교육기관은 개인이 수시로 바꿀 수 있기 때문에 살아남기 위해 소비자들의 구미에 맞도록 무척 신경을 쓴다. 반면 공교육은 그렇지 않다. 우선 지역간 격차와 학력간 격차가 생기지 않도록 공공성을 유지하느라 무척 고생이 많다. 또 나라 살림이 어려운 관계로 교육에 대한 투자도 크게 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나라 정부는 몇 년 동안 컴퓨터기반 교육에 열을 올리더니 요즘에는 도서관에 많은 지원을 하고 있다. 논술이 수능에 도입되어도 부작용이 없도록 미리 포석을 까는 셈이다. 하지만 이미 형성된 지역간 격차를 따라 잡기는 많이 어려울 것 같다. 형편이 되는 집은 비싼 전집도 새로 나온 책들도 많이 갖추고 있어 아이들이 책읽기 쉬운 환경을 갖추고 있지만 그런 환경이 아니라면 공공 도서관에서 얼마나 많은 책을 읽을 수 있을까?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책들은 중복되는 경우가 많아. 좋다면 사다두고 읽히는 현실이기 때문이다. 출판사를 살찌울 수는 있어도 독자들은 다양한 책들을 부담없이 보기 어려운 환경이다. 낭비라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공공 교육에서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2000년에 도입된 제7차교육과정은 선진형 통합교육과정이다. 과목별로 지식내용이 분산되어있던데서 몇가지 테마를 몇 과목에서 같이 다루고 있다. 예를 들어 1학기에는 봄,여름 테마를 다루고 있다. 읽기 책에는 봄, 여름에 일상에서 일어나는 일이나, 얽힌 전래동화 같은 것도 다루고 있다. 과학과 사회 과목들도 봄과 여름 꽃이나 동물들에 대해 알아보고, 계절별 민속놀이 같은 것도 알아보자. 음악이나 미술도 같은 테마로 교육을 하고 있다.
그러나 체계적으로 잘 짜여져 있는 교육과정임에도 불구하고 현장의 선생님들과 학부모들이 잘 교육하기에 어려운 점이 많다. 아는 것이 많아야 하고 시간이 많아야 잘 가르칠 수 있다. 학교에서는 제한된 자료와 시간으로 많은 내용을 가르치느라 무척 힘든 상황이다. 이 틈을 사교육이 채워주고 있는 셈이다. 물론 모든 사교육 시장이 좋은 교육 내용을 제공하는 것은 아니다. 교육결과에 관심이 많은 학부모들의 눈과 귀를 막고 특목고니, 영재교육원 입학이니 하는 허상을 내세우며 온전한 교육관을 많이 해치고 있다.
재미있는 점은 꾸준히 관찰해 보면 아무리 교육환경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진리가 있다. '열심히하는 아이가 공부 잘한다.', '공부에 재미를 붙인 아이가 공부 잘한다.', '책 좋아하는 아이가 공부 잘한다.', '예습,복습 잘하는 아이가 공부를 잘한다.' 등등. 예나 지금이나 변화가 없는 것들도 있다.
하지만 공부를 잘하는 것이 목표였던 시절은 지나고 있다. 물론 공부 잘해야 될 수 있는 직업군은 여전히 존재한다. 하지만 무엇을 하며 먹고 살 것인가하는 생각으로 미래를 결정했다간 불안정한 노동시장 조건에서 온전한 정신으로 살아가기 어렵다.
앞으로는 자신에 대해 깊이 성찰하고 미래를 준비하는 아이들이 훨씬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다. 뚜렷한 목표없이 다른 사람들의 관심에 솔깃하고 여기저기 기웃거리다간 시간을 낭비하기 쉽다.
자! 아이들과 함께 고민을 해봅시다. 그 아이가 살아갈 세상에는 무엇이 필요할지. 그 아이가 만드는 세상이니 격려해주며 말 벗이 되어줍시다. 물론 아이들에게 필요한 교육도 시키면서...아이들이 무엇을 할 지 선택하는데 도움이 될 책을 소개하기로 할께요. 초등학교 고학년 정도면 아이들이 직접 읽어 볼 수 있는 책입니다.
'13세의 헬로워크', 무라카미 류 글, 이레출판사
다음에는 미래사회를 겨냥해 해 두어야 할 공부에는 무엇이 있을지 얘기를 나누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