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기사
우먼타임즈와 인터뷰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7. 1. 15. 07:46
“진짜 강남엄마는 아이교육 플래너”
‘아이의 미래를 디자인…’저자 김소희씨
효과적 학습법 소개에 대안까지 제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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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씨는 현재 전업주부이긴 하지만 번듯한 명함이 있다.
직책은 에듀 서포터(edu supporter). 에듀 서포터의 역할은 크게 두 가지다. 부모가 자녀의 교육과정에 대해 관심을 갖도록 유도해 효율적인 교육 스케줄을 짤 수 있도록 돕는 것과 학습자인 아이들이 어떤 교육을 받고 싶은지 정확히 이야기할 수 있도록 돕는 일종의 교육 조력자 역할이다.
김씨는 부모가 먼저 자녀의 교과서를 탐독하고, 이해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교육과정에 의해 이 같은 내용을 배워야 하는지를 알아야만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학습 스케줄을 짤 수 있다는 것이다.
그가 이처럼 부모의 교과서 선행공부를 강조하는 이유는 자신의 경험에서 비롯된다.
김씨는 큰아이 주현이가 초등학교에 입학한 2000년까지 잘나가는 커리어우먼이었다. 대학원을 졸업하고 한국청소년개발원 연구원, 미디어서비스코리아 연구원 등을 거치며 광고교육원 국비 유학생 자격까지 거머쥐었던 능력 있는 여자였던 것. 그는 아이들은 알아서 잘 커줄 것으로 기대했다. 그러나 어느 날 큰아이가 학교에서 돌아와서는 잔뜩 풀이 죽은 목소리로 “나는 바보인가봐”라고 말했다. 자신만 빼고 친구들은 다 똑똑하고, 할 줄 아는 것도 많다고 했다. 김씨는 즉시 학교로 달려갔고 담임교사와 상담을 했다. 담임교사는 다른 아이들의 학업성취도 관련 자료들과 비교하며 “어머니께서 교과서를 미리 공부해보세요”라고 조언했다.
교과서를 공부하라니? 큰아이의 전 과목 교과서를 보면서 왜 지금 이런 것을 배울까, 내년에는 어떤 내용을 공부할까를 찾아봤다. 그 결과, 초등학교 시절 마음껏 놀려도 된다는 것은 착각이라는 것을 깨닫게 됐다.
“아이의 교과서를 꼼꼼히 읽고 분석해 보니 제7차 교육과정은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과정이 하나의 유기체로 서로 긴밀한 연관성이 있게끔 교육 목표를 세웠더군요. 실제로 똑같은 개념이 수준만 달리해서 중·고교에서 반복되고 있었어요. 만일 초등학교 때 대충 공부를 하도록 방치한다면 중·고등학교 때도 우리 아이는 자신을 바보라 생각하며 겉도는 공부를 하게 될 거란 생각이 들었어요.”
김씨는 과감히 사표를 썼고, 그날 이후 두 아이의 교육 서포터를 자청했다. 자칭 교육 서포터, 타칭 서초동 교육 컨설턴트로 활동하는 김소희씨가 말하는 아이의 미래까지 설계하는 특별한 교육 노하우를 들어봤다.
★ 영어유치원은 확인, 또 확인
영어는 언제 시작하는가도 중요하지만 누구에게 배우는지도 중요하다. 원어민 강사라고 모두 훌륭한 영어교육을 한다고 생각하는 건 오산이다. 원어민 강사의 교육 경험, 출신 지역, 전공과목, 기타 활동 등에 대해 꼼꼼히 묻고 자신이 원하는 강사상을 제안한다. 그러지 않으면 무늬만 조기 영어교육을 하기 십상이다.
★방학 생활은 체험학습으로
다음 학기 교과서를 재미 삼아 들춰보며 방학 중 체험학습 일정을 짜도록 한다. 초등학교 2학년이라면 교과서에 별자리가 등장하기 시작하는 3학년을 대비해 천문대로 별자리 여행을 떠나는 것도 방법이다. 4학년 겨울방학에는 환경 관련 박물관이나 짚풀 생활사 박물관이 좋다. 4학년, 6학년에 올라가는 아이들은 한국 역사와 세계사를 만화 형식으로 구성한 책들을 읽어두면 수업에 도움이 된다.
★한자 교육은 차근차근
한자교육 열풍이다. 그러나 초등학교 1학년 때부터 어려운 한자를 배울 필요는 없다. 단기간 암기한 한자는 금방 잊어버린다. 자녀의 국어 교과를 중심으로 지금 필요한 어휘들을 분석하고, 어휘력 습득에 도움이 되는 한자들을 따로 분류해 암기하게 한다. 학년마다 교과와 연관성 있는 몇 백 자의 한자를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다.
★아이와 공부하며 제2인생 설계
자녀가 공부하는 교과를 엄마가 함께 공부하는 것이 좋다. 특히 영어공부를 함께 시작하면 엄마는 아이에게 더 없이 좋은 영어 교사가 될 수 있다. 아이의 눈높이에서 어떻게 하면 더 쉽고 재미있게 영어를 배울 수 있는지 자연스레 연구하게 되기 때문.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하다보면 자아개발이 될 뿐만 아니라, 숨겨져 있던 재능을 발견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자신의 두 번째, 세 번째 직업이 결정되기도 한다.
이재은 기자 lje@iwoma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