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교실,논술,독서토론에 대하여
Q: 철학교실에 대해 여쭈어 보고 싶어서요.
철학교실을 얼마나 오래 다니신건지요?
님의 자녀분들은 독서토론 수업은 받지 않으시는지요?
일반 논술과 토론 수업을 하는 학원과는 어떻게 다른지요?
학원이 방학이라 그런지 매우 바빠서 답을 얻기가 어렵네요.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으면 해결될 수 있는 부분을 학원에 보내는 것은 아닌지 긍금합니다.
보통 논술이나 토론 수업은 우선 아이들이 책을 많이 읽었을경우 무언가 얻을 수 있는것이 아닌가요. 너무나 이른 나이에 학원을 보내는 것이 아닌지 걱정이 되구요.
A:우선 철학교실, 글짓기교실, 논술, 독서교실에 대해 비교해 보겠습니다.
글짓기교실은 글의 형식을 가르쳐 줍니다. 시, 기행문, 일기, 논설문, 독후감 등 다양한 글을 쓸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생각의 깊이가 없는 아이라면 형식만 익힐 뿐 내용의 발전은 기대하기 어려워요.
논술에서는 책을 읽거나 사회적 사건 등 속에서 자신의 의견을 정리하는 법을 배우게 됩니다. 하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지 못하는 아이와 관련 지식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나이라면 가르치는 사람의 의견이 개입되기 쉬우므로 자신만의 생각을 다듬기 어렵답니다.
독서토론은 책을 읽고 친구들과 의견을 나누며 자신의 생각이나 글을 정리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아이들은 책에서 주는 메시지를 자신의 일상과 연관시켜 생각하기 쉽지 않습니다. 누구나 생각할 수 있는 얘기들을 말하거나 쓰게 되지요.
세가지 교육과 다른 것이 철학수업입니다.
철학은 '스스로 묻고 대답한다.'라는 말을 생각해 보면 됩니다. 책을 읽더라도 혹은 다 읽지 않더라도 자신의 사고를 시작할 부분이 있으면 됩니다. 계속 생각하고 다른 사람들의 애기를 듣고 자신의 얘기를 하면서 생각을 다듬고 정리하는 것을 배우게 됩니다. 다시 말해 사고를 정교화하는데 그 교육의 목표가 있다고 하겠지요.
사고를 정교화하는데는 나이가 굳이 의미가 없겠지요. 저는 아이들에게 '왜그럴까?'라는 질문을 많이 합니다. 물론 아기였을 때부터 시작했지요. 처음에는 당황하던 아이들이 나름의 생각을 얘기하기 시작했습니다. 궁금한 것을 물을 때도 되도록이면 '너의 생각은 어떠니?'라고 되물어 보곤 했습니다. 조금씩 자신의 생각을 말하는 것이 나아졌지요.
책을 많이 읽으면 자연스럽게 생각이 커진다고 생각하는 것은 좀 조심스러운 부분입니다. 아이에 따라 그렇지 못하는 경우도 있기 때문입니다. 책을 많이 읽지 않아도 책을 끝까지 다 읽지 못해도 자신의 생각을 좀 더 구체화할 수 있게 하려면 누군가와 신나게 얘기를 해야하지 않을까요?
남이 내 말을 못 알아들으면 알아듣기 쉽게 풀어서 설명할 수도 있게 되고 납득이 가게 예도 들 수 있게 되는 과정이 필요하겠지요? 아이들의 눈높이를 맞출 수 있다면 다행이지만 아이들은 또래집단에서 많은 것을 배우는 것 같습니다.
우선 책을 읽히는 목적이 무엇인지 정리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먼저 책을 통해 정보를 얻는데 더 치중할 것인지 바른 인성을 가지도록 도와주는 역할자로 볼 것인지 어리지만 자신의 생각을 정교화하는데 도움을 얻을지가 정해져야 합니다. 이런 점이 정해지면 책을 많이 읽는 것이 무의미해지고 책을 빨리 읽는 것도 무의미해 집니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읽은 내용을 줄줄 얘기해도 마음이 흔들리지 않게 됩니다. 그런 과정에서 아이는 책읽는 재미도 알고 자신의 생각도 다듬게 되는 것입니다. 다른 사람의 의견에 관심을 가지고 자신의 생각도 돌아보게 하려면 부모님이나 친구가 필요합니다.
저희 아이들은 각기 철학교실을 시작한 시기가 다릅니다. 큰 아이는 초등학교 3학년, 작은 아이는 7살 때부터 시작해서 6년째 다니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생각이 빠른 시간내에 정교화해지지 않습니다. 제 기억으로는 3년 정도 배우면 부모가 느낄 정도가 되지만 그 이전에도 잘 관찰해 보면 변화를 알아차릴 수 있답니다. 철학교실에서도 책 읽고 얘기하는 시간이 있고 논리, 시사,수리,과학,역사 분야의 내용도 다루게 됩니다. 물론 학년이 높아지면서 심화도도 커지겠지요.
아이들을 교육시키는 철학교실도 여러 곳이 있습니다. 교육 내용이나 교육 체계가 잘 갖추어진 학원을 선택하셔야 합니다. 학원 선생님들의 출신에 관심을 더 두기 보다 교재나 자체 연구소가 있는지에 더 관심을 두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