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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이 생각하기 싫어하는 아이라고 생각하시는 부분에 대해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7. 2. 11. 15:48

Q: 깊이 생각하는 걸 싫어한다고 생각하는 건 작은 아이의 경우 철학 숙제 할 때보면 책은 잘 읽는데 책 읽고 나서 그림그리고, 질문에 답해가는 부분은 굉장히 하기 싫어하고 건성건성 하더라구요.
그럼 말로만 해보라고 해도 귀찮아 하는 걸 보면 단순히 글씨가 쓰기 싫은 게 아니고 생각하는걸 싫어하는 듯한 느낌이 들거든요. 억지로 다그치면 더 싫어할까봐 조금 유도하다가 안 되면 그냥 놔두곤 했거든요. 이런 것 때문에 철학가면 머리아프다고 하는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런 아이도 철학 계속 다니다보면 좋아지겠죠?

A: 책은 잘 읽는데 읽고 나서 그림 그리고 질문을 성의없이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 가능성이 있습니다.

 

우선 그림그리기를 좋아하는 아이일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자신이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한다고 생각하는 아이는 그리는 상황에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아직 어린 아이들은 자신이 하고 싶은 말을 잘 표현하기 어렵다고 판단해서 만든 대안이 그림을 통해 표현하도록 하는 것인데 그나마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하는 아이들에게는 또 다른 난관이 됩니다. 너무 다그치지 않거나 미술을 좀 배우면 해결되니 큰 걱정은 하지 마세요.

 

질문에 답하기를 싫어하고 건성으로 대답하는 이유는 그 질문에 이미 답이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 아닐까하는 생각이 듭니다. 평소에 문제를 많이 풀지 않나요? 철학 교실에서 나온 숙제는 여러번 생각하기만 해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아이에게 강조할 필요가 있습니다.

 

게다가 건성을 썼다고 아이를 혼내지는 않으시나요? 아이는 하고 싶은 말이 많지만 다 쓸 수 없고 또 정답이 뭔지 감이 잘 오지 않으니 모호한 답으로 그 위기를 모면하고자하는 태도를 보일 때가 많습니다.  아직 자신의 의견에 자신감이 없습니다. 작은 아이라는 점을 감안했을 때 성격이 남에게 지면 못참는 그런 성격은 아닌가요? 자신이 정답을 꼭 말하거나 써야한다는 부담을 가지고 있을 수 있으므로 수업에서 머리가 아픈 것 같습니다.

 

저는 큰 아이가 그런 말을 했을 때 원래 안쓰던 머리를 쓰면 머리에서 쥐가 난다고 했어요. 딱딱해진 찰흙에 물을 넣어 조물조물 주물러주면 부드러워지는 것처럼 생각도 그러하다고 곧 그 증세는 없어질 거라면 오히려 잘 되었다고 딱딱하게 굳어비리고 나면 물을 부어도 소용이 없다고 했지요.

 

시간이 지나면 해결될 일이지만 어머니처럼 계속 고민하면서 아이를 이해하게 되면 보람이 생기게 됩니다. 아이와 더 친해질 수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