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보화각설립 70주년기념 서화대전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10. 19. 12:52

간송미술관에는  좀처럼 보기 힘든 고서화들이 전시되기도 하지요. 갈 때마다 마음으로만 담아 왔었는데 자세하게 소개된 블러그가 있어 올립니다. 최근 SBS에서 방영되고 있는 '바람의 화원'이라는 드라마 때문에 고서화에 대한 관심이 커진 것 같아 개인적으로는 기쁩니다.       

 

 

보화각설립 70주년기념 서화대전  

출처: http://daum.blog.sunnysmile

    간송미술관 가는 방법

 

교통편 : 버스는 성북초등학교 앞 하차 

            지하철 4호선 한성대입구역에서 걸어서 10분 거리

            성북동으로 진입해서 삼거리 직전 오른쪽 성북초등학교이정표가 보이면 그 골목으로 진입

            일요일에는 초등학교 운동장에 주차 가능 

전시기간 : 매년 5월과 10월 각 2주간 / 전시관 내 사진촬영 금지

                 2008. 10. 12 (일) ~ 2008. 10. 26 (일)

입장료 : 무료

전화 : 02-762-0442

 

 

  

 

올 봄의 '장승업전'은 시간을 도저히 낼 수가 없어 좋은 기회를 놓쳤는데

이번에는 마침 시간이 맞아 제가 좋아하는 신윤복의 그림을 직접 보기 위해 간송미술관을 찾았습니다.

 

 

 

 

이번 가을전시회는 서화대전이라고 미술관 입구에 큰 글씨로 써 놓았습니다.

그 글씨 또한 명필이라 미술관을 운영하는 분의 면면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이번 전시회에서

김정희, 정조, 영조, 혜경궁 홍씨, 강세황, 정약용등의 명필을 볼 수 있습니다.

일필휘지라는 말이 바로 이런 것이구나 실감날 정도로

힘이 느껴지는 글씨들...

특히 왜 추사 김정희, 김정희 하는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지게 합니다.

 

사실 김홍도와 정선의 그림은 직접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었지만

혜원 신윤복의 그림은 직접 볼 기회가 별로 없었기에

이번 전시회는 꼭 놓치지 않고 보고 싶었습니다.

그런데 이정명의 소설 <바람의 화원>이 드라마로 방영되고 있기 때문인지

아니면 미술에 대한 관심이 점점 더 높아져가고 있는 요즘의 사회현상을 반영하는 것인지

몇년 전 정선의 그림전시회를 보기 위해 <간송 미술관>을 찾았을 때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미술관에서 도로까지 길게 줄을 서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2시간은 기다려야 입장할 수 있다고 해서 사진기를 꺼내

간송미술관의 담을 휘감으며 한폭의 그림을 그려내고 있는 나뭇가지들의 손놀림과

조금씩 물들어가고 있는 가을 단풍의 시작을 살짝 여기서나마 엿봅니다.

 

 

[미술관 정원에 핀 꽃]

 

다행히 이태리 피렌체에서 우피치미술관에 입장하기 위해 몇시간 동안 기다리느라

정작 피렌체의 두오모성당도 구경못했고 베키오다리도 걸어보지 못했던 악몽은 되풀이 되지 않았습니다.

우피치미술관은 전시작품들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도록 입장객 수를 제한 해

관람 후 미술관을 빠져나간 입장객 수만큼 기다리고 있는 사람들을 입장시키는 반면

간송미술관은 통제는 하고 있지만 우피치미술관보다는 입장 속도가 빠른 것 같았기 때문입니다.

 

 

 

통제구역 뒤로 나있는 산책길(?)이 이 미술관에서 가장 운치있는 곳이라고 생각됩니다.

 

 

 

작은 정원에는 속살을 드러낸 고목도 있고

 

 

 

 

싹둑! 싹둑! 수술받은 나무도 있고

 

 

 

 

 

앵두와 석류도 탐스럽게 열려있고

 

 

석탑을 비롯해 불상과 부도 등 서울시 지정문화재 4개도 있습니다.

 

이렇듯 예전이나 지금이나 인위적 치장이 거의 없이

자신이 차지하고 있는 자리에서 자유롭게 살아가도록 배려한 듯

자연미가 물씬 풍기는 정원입니다.

이것이 바로 간송미술관의 또 다른 매력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국보급 문화재를 포함해 수많은  미술품을 소장하고 있는 미술관 답지 않게

2층의 작은 규모의 간송미술관은 간송 전형필이 33세인 1966년에 세운

우리나라 최초의 민간 박물관입니다.

  

 

 

 

간송미술관은 1971년 가을 진경산수를 완성한 겸재 '정선'전을 시작으로

75회인 2008년 이번 가을 전시회에 이르기까지 한 회도 거르지 않고

매년 5월과 10월 2주씩 무료로 일반인들에게 소장품들을 공개하고 있습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단원 김홍도, 혜원 신윤복, 오원 장승업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관아재 조영석 등 조선 3원 3재를 비롯해

이인문, 김득신, 최북, 이정 등의 그림과 강세황, 이인상의 서화를 볼 수 있습니다.

 

 

[신윤복 : 미인도]

 

너무도 유명한 우리나라의 '모나리자'라고 할 수 있는

신윤복의 <미인도>는 1층 전시실 오른쪽에 있습니다.

1층에는 주로 서예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는데

사람들이 너무 많아 제대로 작품을 감상하기 힘듭니다.

루브르박물관의 '모나리자'도 먼 발치에서만 볼 수 있었는데

이렇듯 그림으로나마 미인을 만나기란 참 힘든가 봅니다.

 

 

[신윤복 : 단오풍정]

 

신윤복의 그림 <단오풍정>과 <주유청강 (맑은 강에서 뱃놀이하다)> 등 4점은

2층 전시실 중앙에 전시되어 있습니다.

2층의 다른 작품들은 여유있게 구경할 수 있는 반면,

신윤복의 그림을 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너무 많아

신윤복의 그림을 보기 위해서는 길게 줄을 서서 한참을 기다려야

겨우 그것도 잠깐 그림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물론 평일은 조금 다를지도 모르겠습니다.   

 

 

 

[심사정 : 훤초봉접(萱草蜂蝶)]

 

그림 감상을 한 후 화보집 (2만원)과

화보집에 없는 신윤복의 <단오풍정>과

원본의 세밀하고 아름다운 색감을 잘 살려내지 못한 것이 아쉽지만

심사정의 <훤초봉접 (원추리와 벌과 나비)>을 샀습니다.

 심사정은 남종화의 시조로 추사 김정희 등이  그의 영향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그림 복사본 1장 당 크기에 따라 3만원, 2만원, 1만원이니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못한 학생들에게는 조금 비싼 가격인 것 같습니다.

작은 엽서나 책갈피 등 유럽의 다른 미술관들처럼 저렴한 기념품들도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전기 : 매화서옥] 

  

이번 전시회에서 유명한 화가나 서예가들의 작품을 직접 본 것도 좋았지만

제가 잘 모르고 있었던 화가 고람 전기(田琦 : 1825-1854)에 대해 알게 된 것도 기뻤습니다.

 

29세라는 젊은 나이에 요절한 문인화의 천재화가인 전기(田琦)는 개성출신으로 원래 의원이었는데

추사 김정희의 문하생이 되어 그림과 서예에 매우 뛰어난 재주를 발휘했다고 합니다.

화보집의 뒤 작품해설을 보니 고람 전기의 <매화서옥 (매화 숲 속의 서재)>에 대해

다른 작품들에 비해 가장 많은 지면을 할애하여 매우 상세하게 설명을 한 것을 보니

해설을 쓰신 분도 고람 전기의 그림을 무척이나 좋아하는 것 아닌가 짐작해봅니다.

 

 

 

어렵게 수 많은 사람들 틈을 비집고 기웃 기웃 조선시대의 그림들과 글씨들을 감상하고

입구 오른쪽 '나가는 길'로 건물을 빙 돌아 나오면

왼쪽에 간송전형필상이 있습니다.

 

간송 전형필은 서울 종로에서 10만석지기 거부의 집안의 차남으로 태어나

일본 와세다대학에서 법학을 전공하셨습니다.

1929년 부친이 타계한 후 25세의 나이에 막대한 유산 상속자가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귀국한 1930년 그의 나이 26세부터 일본으로 유출되는 우리나라의 예술품들을 수집하기 시작했습니다.

삼국시대부터 조선말 근대에 이르기까지 전시대에 걸친 우리 문화유산을 지키기 위해

엄청난 돈을 지불하며 예술품들을 사들였습니다.

그렇게 모은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귀중한 예술품들을 간송미술관에서는

봄과 가을 2주 동안만 잠깐 무료로 일반인들에게 공개하고 있습니다.

 

 

 

 

간송전형필선생상 맞은 편 전시관 앞에 빨간 꽃이 마치 비꽃이 내리는 듯 흐드러지게 피어있습니다.

 

 

 

 

방울 모양의 이 꽃은 우리집에도 앙증맞게 피어있는데 

꽃이름이 '(브라질) 아브틸론'이라고 하네요.

꽃말은 '당신을 따르겠습니다'

꽃모양 만큼이나 참 예쁜 꽃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