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잡기

'천정부지' 참고서값 논란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4. 1. 00:36
          '천정부지' 참고서값 논란
학부모 울리는 참고서 진짜 문제는…
초등 3년·중학 3년·고교 3년 등 세 명의 자녀를 둔 학부모 성항경(49)씨는 새 학기 들어 첫 주말이었던 지난 3월 8일 아이들 자습서를 사주기 위해 동네 서점에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학년, 과목 할 것 없이 자습서 가격이 너무 많이 올라 있었던 것. “막내 딸아이만 해도 2만6000원대 전과 한 세트와 1만원 남짓 하는 국어·수학·사회·과학 문제집을 한 권씩 고르니 7만원이 훌쩍 넘어가더군요. 중·고등학교 자습서는 주요 과목만 골라도 10만원을 넘기기 일쑤고요. 꼭 필요하다는 것만 추리고 추렸는데도 30만원 이상 쓰고 온 것 같습니다.” 그는 “서점 주인에게 물어보니 자습서 가격은 매년 5~10%가량 인상됐지만 올해는 전체적 인상 폭이 다소 커졌다고 하더라”며 “특히 초등 교재와 영어 교재 가격은 줄잡아 20%는 올랐다는 게 그들의 설명이었다”고 말했다.

▲ 서울의 한 대형서점에서 참고서를 고르고 있는 고객들. / photo 연합
얼마나 올랐나

문제집 붙이고 부록 붙이고… 가짓수 늘리기
중·고생 자습서와 문제집 갖추려면 수십만원


성씨의 말을 듣고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온·오프라인 서점을 뒤져 초·중·고 자습서와 참고서 가격을 조사했다. 초등생 사이에서 가장 많이 팔린다는 자습서 시리즈는 ‘우등생 해법’(천재교육)과 ‘동아전과’(두산동아) 등 2종. 우등생 해법은 3만4500원(1학년)~4만8000원(6학년), 동아전과는 2만5000원(1학년)~2만5500원(6학년)에 각각 팔리고 있었다. 모두 1학기용이다.

특이한 건 두 종류의 자습서 모두 세트 구성이 화려하다는 점. 1학년 1학기용 우등생 해법 시리즈의 경우 국어, 수학, 바른생활·슬기로운생활·즐거운생활 등 본책 3권에 ‘단원별 쪽지시험 자료집’ ‘우등생 글쓰기’ ‘한자 브로마이드 8·7급’ 등 3종의 특별부록이 추가돼 있다. 1학년 1학기용 동아전과도 5권의 본책 외에 ‘국어·수학 단원평가 예상문제집’ ‘중간·기말 학업성취도평가 예상문제집’ 등이 부록으로 따라온다. 가짓수가 많다 보니 출판사들은 알록달록한 비닐가방에 책을 담아 판매한다. 아이들의 눈길을 끌 만한 구성이다. 학년에 따라 학부모 가이드나 수준별 문제은행, 기출문제집 등을 끼워주는 경우도 있다.

중·고생용 자습서 가격은 더 올라간다. 두산동아 교과서를 쓰는 중3 학생이 자습서를 구입한다고 해보자. 국어·생활국어(2만원), 영어(1만6000원), 수학(1만원), 과학(9000원) 등 주요 과목만 사도 5만5000원이 든다. 여기에 영어 교과서용 테이프(1만4000원)를 더하면 6만9000원이다. 자습서 내용을 복습할 수 있는 문제집까지 더하면 지출액은 갑절이 된다. 중학생 사이에서 인기 있다는 완자(비유와상징) 국어·생활국어 3-1은 2만500원, 우공비(좋은책신사고) 영어 3-a는 1만1000원에 판매되고 있다.

고교생용 자습서와 문제집은 중학생과 비슷하거나 약간 더 비싼 수준이다. 대학수학능력시험 대비용으로 발간되는 18종 문학 교과서 종합 자습서 같은 책은 1권에 4만2000원(디딤돌)이나 한다. 문제집 가격은 아무리 싸야 1만2000원 선. 2만원을 호가하는 것도 적지 않다. 더욱이 고교과정은 중학교에 비해 과목이 훨씬 세분화돼 있다. 이 때문에 주요과목과 취약과목을 보완하려면 적으면 15만~20만원, 많게는 30만원에 이르는 참고서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결론이 나온다.

‘비싼 참고서값’은 통계청 조사로도 증명된다. 통계청이 매년 발표하는 ‘품목별 소비자물가지수’에 따르면 2005년 전국 물가를 100으로 봤을 때 2009년 현재 출판물 물가지수는 113.9다. 총물가지수(111.6)를 약간 웃도는 수준이다. 그러나 참고서 물가지수는 대체로 이보다 높다. 특히 고교(110.0)보다 중학교(120.8)가, 중학교보다 초등학교(122.9)가 인상률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뭐가 문제인가

출판사 “새 교육과정에 맞춰 개편해 인상 불가피”
학부모 “문제집·CD 등 필요없는 것까지 끼워 팔아”

참고서 가격이 단순히 물가 인상률에 준해 올랐다면 논쟁거리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사정은 그리 간단하지 않다. 올 초 출시된 자습서와 문제집 중 초등 1·2년 전과목과 중1 영어·수학, 고1 영어·수학 관련 책값은 유난히 뛰었다. 올 3월 1일부터 시행되는 2007년 개정 교육과정(일명 ‘제8차 교육과정’)을 반영해 제작됐기 때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교육과정이 한꺼번에 바뀌었을 때의 혼란을 피하고 현행 검인정 체계로 돼 있는 교과서 개편 작업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 학교급별, 학년별 교육과정 시행 시기에 차등을 두고 있다. 이에 따라 개정된 교육과정은 올해를 시작으로 2013년까지 5년에 걸쳐 순차적으로 시행될 예정이다. <표 참조>

교육과정 개편에 따라 교과서가 달라졌다면 참고서도 응당 그에 따라 바뀌어야 한다. 출판사들도 ‘새 교육과정을 반영했다’는 내용을 자습서 표지에 노출시키며 이 사실을 적극적으로 부각하고 있다. 문제는 내용 변화에 따른 가격 인상폭이 지나치게 크다는 데 있다. 출판사마다 인상률은 차이가 있지만 중1 영어 자습서의 경우 금성출판사는 전년도 대비 81.3%포인트, 두산동아는 전년도 대비 77.8%포인트 각각 올랐다. 중1 수학 자습서는 100%포인트 이상 인상된 것도 있다. 고1 영어·수학 자습서 쪽도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아서 인상률이 40~80%대에 이른다. 

가격이 올라가며 두드러지는 외형상의 최대 특징은 늘어난 분량이다. 정가 3만3000원짜리 천재교육 중1 영어 자습서는 800여쪽에 달한다. 성인이 한 손으로 들어올리기조차 부담스러울 정도로 무겁다. 개정 교육과정에 따른 중1 영어의 가장 큰 변화는 실용 영어가 강조된 것. 이에 따라 “교과서도 본문 위주의 텍스트북(textbook)과 활동 위주의 액티비티(activity)로 구분되며 책 분량이 늘어났다”는 게 출판사 측 설명이다. 분책을 염두에 둔 듯 이등분 지점을 쪼개기 쉽게 만들어놓은 후 그 자리에 학습자료를 담은 CD도 첨부했다. 다른 출판사가 만든 자습서의 구성도 대동소이하다.

참고서값 인상 논란과 관련, 학부모단체 ‘학교를 사랑하는 학부모 모임(이하 ‘학사모’)’은 지난 3월 12일 오전 광화문 학사모 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 자리에서 최미숙 학사모 상임대표는 현행 교과서와 참고서 체계의 부당성을 강조했다. “학생에게 참고서나 자습서, 문제집은 일반 소비재가 아니라 필수 품목입니다. 검인정 교과 체제 때문에 지금은 오로지 교과서를 만든 출판사만이 자습서를 만들 수 있게 돼 있어요. 학교에서 특정 출판사 교과서를 채택했다면 학생은 그 출판사 저자가 만든 자습서밖에 살 수 없는 거지요. 자습서 시장이 이렇게 독점 구조인 상황에서 교육과정 개편을 이유로 값을 두 배 가까이 올리면 그 피해는 고스란히 학부모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습니다.”
이윤희 학사모 서울공동대표는 “자습서 문제는 결국 교과서 문제로 귀결된다”고 설명했다. “교과서값은 권당 비싸야 3000원입니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편이지요. 그런데 자습서값은 그 10배가 넘는 거예요. 그래도 팔립니다. 얼마가 됐든 사볼 학생은 사보기 때문입니다. 출판사는 이런 구조상의 취약점을 악용하고 있어요. 다 볼 수도 없는 내용, 필요하면 따로 구입해도 되는 문제집이나 CD 같은 걸 끼워 넣어 고가에 판매하며 폭리를 취하는 거지요.” 

이날 최 상임대표는 “자습서 가격 안정화 운동, 학급별로 자습서 함께 보기 운동, 후배에게 자습서 물려주기 운동 등을 펼치겠다”고 선언했다.

해결책은 없나

학부모단체, 출판사 항의방문 후 가격 인하 약속 받아
학습 수준 따라 필요한 과목만 구입하는 지혜도 필요

지난 2003년 2월 도서정가제 도입을 앞두고 참고서 출판사업자들이 교재 가격을 대폭 인상, 이에 불만을 제기하는 학생과 학부모의 민원이 빗발친 적이 있었다. 당시 문화관광부는 해당 출판사들을 회원으로 보유하고 있던 학습자료협회 측에 과다한 가격 인상을 자제해줄 것을 요청하는 공문을 띄웠다. 그런데 학습자료협회 측은 교학사·천재교육·두산동아·디딤돌·중앙교육진흥연구소·지학사 등 6개 대형 출판사로부터 받은 가격자료와 협회 측 자체 자료에 기초해 2002년보다 인상된 쪽당 단가를 산정, 협회 소속 10개 회원사와 협의 후 통보했다. 사실상 교재 가격을 담합한 것이었다. 이 일로 공정거래위원회는 학습자료협회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1억5200만원을 부과했다. 협회 회의에 참석한 10개 회원사에 대해선 경고 명령을 내렸다.

참고서값 인상을 둘러싼 이번 사태는 좋든 싫든 6년 전 ‘그때 그 사건’을 떠올리게 한다. 물론 지금은 그때와 사정이 다르다. 출판사마다 인상 폭이 제각각이고 개편 내용에 이렇다 할 일관성도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신학기 자습서 실태조사 기자회견을 주도한 최상기 학사모 조사위원장도 “이번 사태가 출판사 간 담합이라고 생각하진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나 교육과정 개정을 이유로 너무 많이 올라버린 자습서 가격은 여러 모로 석연치 않다. 향후 5년간 올해의 십수배에 달하는 교과서가 추가로 개편될 예정이란 점에서 더더욱 이번 일은 한번쯤 짚고 넘어가야 한다. 100%씩 인상되는 자습서값을 방치하면 내년, 내후년 똑같은 현상이 일어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학사모 운영진은 3월 12일 기자회견 직후 금성출판사를 항의 방문, 담당 상무로부터 “영어 자습서 가격을 2000원 내리겠다”는 약속을 받아냈다. 최미숙 상임대표는 “학부모의 부담을 감안해 다른 출판사도 자습서 가격을 인하하도록 정부 당국이 적극적으로 개입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 / photo 조선일보 DB
취재 중 만난 학부모 중 일부는 보다 적극적인 주문을 해오기도 했다. 이지연씨는 “교과서는 너무 헐렁하고 자습서는 너무 빡빡한 게 문제”라며 “교과서만으로도 기본적인 자습이 가능하도록 내용을 좀 더 보강하고, 그래도 부족함을 느끼는 학생들만 자습서를 사봐도 충분한 형태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성항경씨는 출판사의 횡포에 휘둘리지 않는 현명한 자세를 당부했다. “학기 초에 습관적으로 전과목 참고서를 일괄 구매하는 대신 자녀의 공부습관 등을 지켜보면서 꼭 필요한 과목과 참고서를 골라 사주면 과도한 지출을 막을 수 있다”는 조언이다.


참고서값, 이렇게 생각한다

학부모
"디자인만 살짝 바꾸고… 무조건 두껍게…출판사 장삿속에 휘둘리는 것은 아닌지"

초등학교 6학년, 중학교 2학년, 고등학교 3학년 등 세 자녀의 엄마인 조연우(41·중구 을지로2가)씨는 지난 2월 자습서 구입비용으로 20여만원을 썼다. 그가 체감하는 인상률은 20% 정도. “작년보다 훨씬 많이 오른 것 같아요. 특히 영어 교재비를 감당할 수가 없네요. 요즘 영어는 말하기, 듣기 하는 식으로 구분돼 있어 교재도 그에 맞게 따로 나오거든요. 듣기용 테이프도 별도로 사야 하고요. 첫째 아이는 고3이다 보니 공부해야 할 과목이 많아 사야 하는 참고서도 많아졌어요.” 조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원에서도 시중에 판매되는 교재로 공부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고 학원교재 구입비는 학원 등록비와 별도이기 때문에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중2 학부모 이지연(46·강서구 염창동)씨도 아이의 각종 교재 구입에 상당한 돈을 쓰고 있었다. “국어·영어·수학·사회·과학 등 주요 과목은 자습서나 문제집을 빠짐없이 사주는 편이에요. 시험일자가 임박하면 예체능 등 기타 과목 문제집을 사야 하는 경우도 생기죠. 그러다 보면 학기당 평균 20만원은 지출하게 됩니다.” 그는 “교육과정 개편과 상관없이 모든 책이 해마다 권당 1000~2000원씩 오르는 것 같다”며 “가뜩이나 사교육비 때문에 부담이 큰데 책값까지 매년 올라 걱정이 많다”고 말했다. “올해 아이가 사온 책들을 보니 하나같이 너무 두껍더라고요. ‘과연 저걸 다 볼 수 있을까?’ 싶었어요. 군더더기 없이 엑기스만 추려내 만들면 좋을 텐데…. 출판사 장삿속에 휘둘리는 것 같아 영 찜찜했어요.”

고1 아들을 둔 박종란(44·성북구 성북1동)씨는 다른 학부모에 비해 비교적 교재값 지출이 적었다. “너무 비싸 많이는 못 사주겠어요. 이번 학기엔 자습서 2권과 문제집 1권을 구입했죠. 정가로 따지면 6만5000원 정도였는데 인터넷 서점을 활용해 10% 정도 할인 받았어요.” 박씨의 아들 역시 학원에 다녀 학원용으로 지출하는 교재비는 별도다.
“시험 땐 지출이 다소 늘고 평소엔 약간 줄어드는데 학기별 평균 6만원 정도 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부담이 많이 되죠. 잘은 모르지만 가끔 참고서 들춰보면 디자인이 좀 달라진 것 빼곤 바뀐 것도 별로 없는 것 같은데 왜 그렇게 매년 비싸지는지 모르겠어요. 1년치 분량을 묶어 파는 것도 불만이에요. 어차피 한 학기 지나면 애도 싫증 내고 책도 낡아버리잖아요.”

최근 일부 언론에(인터넷서점을 중심으로 중고책 매매가 활기를 띠는 현상과 함께) ‘참고서를 헌책으로 구매하는 학부모가 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실제로 지난해 초 중고숍을 오픈한 인터넷서점 알라딘은 “참고서와 수험서, 유아·어린이·청소년 도서가 중고숍 전체 거래량의 40% 정도를 차지한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나 학부모들의 의견은 좀 달랐다. “문제도 풀어보고 채점도 해야 하는데 이미 누가 손 댄 책을 어떻게 보라고 하겠어요. 막상 헌책을 찾아나서도 찾는 책을 발견하기가 쉽지 않아요. 헌책 사느라 시간과 발품 쓰느니 그냥 새 책 사주는 게 낫죠.”(이지연) “중고 참고서 사서 공부한다는 애들 거의 못 봤어요. 요즘 애들이 얼마나 철이 없는데요. 옷이며 운동화 하나도 ‘메이커’를 따지는데 남이 쓰던 책을 사보겠어요?”(박종란)

출판사
"달라진 교과서 내용 담으려면 증면 불가피 종이값 등 원가도 인상… 최소한만 반영한 값"

참고서값 인상 논란과 관련, 출판사 측의 입장을 듣기 위해 몇몇 업체와 연락을 시도했지만 쉽지 않았다. “서점 가면 가격 다 알 수 있는데 뭘 더 알려 달라는 거냐”라며 노골적으로 불쾌한 심정을 드러낸 곳도 있었고 전화를 이리저리 돌리며 “담당자가 부재중이다” “지금 팀 전원이 회의 중이다” 하는 식으로 연결을 회피한 곳도 있었다. 대기업에 소속된 한 출판사 관계자는 “그 문제는 우리가 답변할 수 있는 성격이 아니고 그룹사 홍보 담당 임원을 연결해 주겠다”며 전화를 돌렸다.(부재중이라던 해당 임원에게 연락처와 용건을 남기고 회신을 부탁했지만 결국 연결되지 않았다.)

현재 인터넷 교보문고·예스24·알라딘·리브로 등 주요 인터넷 서점은 신학기 맞이 참고서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진행 중이다. 그러나 공교롭게도 이번에 값이 폭등한 중1과 고1 영어·수학 자습서를 판매하는 곳은 거의 없다. 대부분이 ‘절판’ 내지는 ‘품절’된 것으로 검색된다. 일부 사이트엔 ‘해당 출판사의 요청으로 판매가 중지됐다’는 공지가 띄워져 있기도 하다. 소비자가 직접 서점을 방문해 꼼꼼히 살펴보지 않으면 출판사 간 자습서의 가격 비교도, 전년도 대비 인상률도 점검하기 어렵게 돼 있는 것이다.

취재 도중 어렵게 천재교육 홍보 담당자와 연락이 닿았다. 천재교육은 초등 약 1800종, 중등 약 360종, 고등 약 340종을 포함해 3000여종의 교재를 제작하는 중견 교육업체. 이광덕 천재교육 홍보기획부 차장은 “교재 종류에 따라 쓰이는 종이 종류, 저작권료 등 개발비 원가가 각각 다르고 같은 이름의 교재라도 개편 등으로 분량이 늘어날 수 있어 정확한 인상률을 말하기 어렵다”며 “그러나 보통 출판사에서 말하는 쪽당 단가로 계산하면 작년보다 평균 5~10%포인트 정도 인상됐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최근 몇 년간 고객들의 경제적 부담을 고려해 가격인상을 보류해왔지만 지난해부터 환율이 급변하며 종이 가격은 30~40%, 인쇄 부자재 가격은 20~30% 올라 부득이하게 가격 인상을 할 수밖에 없었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제 불황에 따른 고객 부담을 고려해 원자재 가격 인상분의 최소한만 반영하려 노력했다”고 부연했다. 이번에 논란이 된 중1과 고1 영어·수학 자습서에 관해선 “기존 교과과정에선 본책 1권이었던 교과서가 개정 교과과정에 따라 본책과 활동책, 또는 익힘책 2권의 수준별 체제로 바뀌었다”며 “달라진 교과서 내용을 모두 담으려면 분량이 2배 정도 늘어날 수밖에 없었고 가격 인상도 그에 따른 것”이라고 해명했다.


/ 최혜원 기자 happyend@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