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는 즐거움

일본인 추천 일본요리 맛집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4. 7. 23:51

라멘·장어덮밥…

거기서 먹던 맛 그대로 물 건너온 그녀들이 "오이시이데쓰(맛있어요)"

Part 1 일본인 추천 일본요리 맛집

 

한때 국내 여행지처럼 편안하게 드나들었던 가까운 나라 일본. 그런데 요즘 때 아닌 엔고현상으로 어쩐지 '먼 나라' 또는 '그림의 떡'처럼 느껴진다.


 

하지만 아쉬워할 것 없다. 국내에도 '닛폰스타일'을 일본 현지 못지않게 즐길 수 있는 곳이 많다. 집 근처에선 일본식 선술집인 이자카야를 만날 수 있고, 마트에선 다양한 종류의 사케를 부담없이 고를 수 있다.


 

그래도 좀 더 '닛폰스타일'을 제대로 즐기고 싶어하는 분들을 위해 한국에 거주하는 일본인 3인에게 물어봤다. 실패확률 '0'(제로)인 그녀들의 단골집은 바로 여기다.
 


 

>>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 후지카 사유리씨 추천


 

◆국물맛이 끝내주는 라멘 당길 땐, 마포구 상수동 '하카타분코'


 

▲ 후지카 사유리씨 추천 상수동 '하카타분코’일본식 라멘

홍익대 부근의 일본식 라멘 전문점 하카타분코는 이름만 듣고도 무조건 엄지부터 치켜세우는 사람들이 대다수다. 일본 남단 규슈(九州) 지방의 전통 라멘인 '돈코츠라멘'을 재현한 곳이다. 4인용 테이블 4개와 8명이 앉을만한 바(bar)가 전부다. 이 집 라멘은 돈코츠 (돼지사골)를 우려서 만든 일본 전통 육수다.


 

48시간 동안 강한 불로 우려내 국물이 하얗고 걸쭉하다. 부드러운 돼지고기의 지방 덩어리를 육수가 담긴 그릇에 직접 갈아 넣는 것도 국물맛의 비밀이다. 거기에 직접 뽑은 얇은 면발은 매끄럽고 쫄깃하기까지 하다. 일본 라멘을 처음 먹는 사람들은 느끼하다고 할 수 있지만 생강초절임이나 김치를 곁들여 먹는 라멘은 중독성 강해 줄 서는 건 당연하다고 생각하게 만든다.


 

"돈코츠 국물에는 피부에 좋다는 콜라겐 성분이 풍부하다"는 게 직원의 설명. 여기에 라멘의 화룡점정인 고명으로 숙주나물과 차슈(삶은 돼지고기)가 곁들여진다. 양은 적지만 영양이 풍부해 한 끼 식사로도 손색없다. 라멘 종류는 선택의 여지없이 진한 국물맛의 인라멘과 부드러운 맛의 청라멘 달랑 두 종류뿐이다. 느끼한 걸 잘 못 먹는다면 인라멘보다 청라멘을 먹을 것. 일본 음식의 독특한 맛과 향이 입 안을 휘감는다. 일본에 있을 땐 도쿄 하라주쿠 역 근처의 음식점 '장가라라멘'을 일주일에 다섯 번 넘게 갔을 정도로 라멘을 즐겨 먹었다는 사유리(31)씨.


 

그녀는 "한국에서 3년 동안 살면서 주로 일식보다는 곱창이나 삼겹살 등을 자주 먹어 한식 단골집이 많지만 이 집 라멘은 일본에서 먹던 맛과 똑같아 먹다 보면 이곳이 일본인지 한국인지 구분이 안간다"며 인라멘에 통마늘을 직접 갈아 넣어 한 입 후루룩 맛본 후 연신 "오이시이데쓰(맛있어요)"를 외친다. 라멘 한 그릇만으로 허전하다면 돼지고기를 양념장에 재어 구워낸 '차슈'를 얹은 차슈덮밥을 먹어보자. 가격은 모두 6000원. 영업시간은 오전 11시부터 자정까지. 문의 (02)338-5536


◆얼큰한 라멘 생각날 땐 서대문구 창천동의 '모노모우'

메뉴는 크게 6가지 정도. 하나카식 돈코츠라멘과 그냥 라멘이 있는데 구수한 것보다는 일반 돈코츠라멘(6500원)이 맛있다고 추천했다. 맵고 얼큰한 맛이 강한 돈코츠미소라멘(7500원) 역시 인기 메뉴다. 라멘과 더불어 먹는 오니기리(삼각 김밥·2000원)도 빼 놓을 수 없다. 영업시간 정오부터 자정까지(금·토·일은 다음날 오전 1시까지). 문의 (02)312-5718


◆일본보다 맛있는 오코노미야끼, 광진구 화양동 건대입구 '시아와세'


오코노미야끼(소 8000원)를 먹고 싶을 때마다 찾는 곳. 사유리씨는 "일본에서 먹었던 것보다 이 집 오코노미야끼가 더 맛있다"고 말한다. 일본 나베요리다(소 1만3000원)는 고기와 버섯, 어묵과 각종 야채가 어우러져 샤브샤브를 방불케 한다. 오후 7시 전에 가면 세트 메뉴(오코노미야끼, 돈부리)를 1만3000원에 즐길 수 있다. 영업시간 오후 4시 30분부터 다음날 오전 3시 30분까지. 문의 (02)463-7001

>> 워커힐 홍보실 쯔노다 키미씨 추천

◆제대로 된 오사카식 오코노미야끼송파구 신천동 '노부코야끼야끼'


▲ 쯔노다 키미씨 추천 신천동 '노부코야끼야끼'

일본 오사카에서 먹었던 오코노미야끼가 그리운 사람들이라면 신천 '먹자골목' 내에 있는 노부코야끼야끼를 추천한다. 한국 거주 일본인들 사이에선 오코노미야끼 맛있는 집으로 손꼽히는 곳이다. 입구에 들어서면 직원들이 함성 지르듯 '이랏사이마세'(어서 오십시오)를 외친다.


오사카 인근의 도쿠시마가 고향인 쯔노다 키미(28)씨는 "이 집 오코노미야끼는 어렸을 적 집에서 해 먹던 맛 그대로"라고 설명한다. 오코노미야끼는 서양의 피자나 우리나라의 빈대떡처럼 일본인들이 집에서 쉽게 해 먹는 가정식 중 하나. 각종 야채와 해물에 마가루를 섞은 후 철판에 두툼하게 부쳐낸 뒤 오코노미 소스와 마요네즈를 듬뿍 뿌려 먹는 식이다.


"양배추를 듬뿍 넣어 웰빙식으로 손색없다"는 게 주인 노부코씨의 얘기. 노부코오코노미야끼(1만5000원)는 양배추 사이사이 오징어나 새우 등 해물 씹히는 맛이 일품이다. 달콤하면서 짭짤한 오코노미 소스와 고소한 마요네즈에 가다랑어향까지 어우러져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오코노미야끼의 주재료인 가루와 소스를 일본에서 직접 공수해오는 게 맛의 비밀이다. 기름도 올리브오일만을 사용한다. 쯔노다 키미씨는 대충 흉내낸 맛이 아니라고 얘기한다.


주문 후 바에서 바로 만들어주는 철판야끼우동(1만3000원)도 쯔노다 키미씨가 즐겨 먹는 메뉴. 면발이 쫄깃쫄깃하다 못해 탱글탱글하다. 오코노미야끼와 철판야끼우동(또는 소바), 타코야끼, 야끼교자 등을 한번에 먹어보려면 야끼야끼세트(2만5000원)를 주문할 것. 곤약과 해물, 야채를 듬뿍 넣은 스페셜오코노미야끼(2만원)도 먹을 만하다. 영업시간 오후 5시부터 자정까지(금·토요일은 다음날 오전 1시까지, 일요일 및 국경일은 오후 11시까지). 문의 (02)422-6646
 


◆달달한 장어덮밥 맛볼 수 있는 광진구 광장동 '가츠라'

"우나기동(장어덮밥·9000원)이 맛있다"고 추천한 곳. 쯔노다 키미씨는 "일본에선 장어덮밥을 약간 달게 해서 먹는데, 이 집 장어덮밥은 달달해 입맛에 딱 맞는다"고 얘기한다. 바삭바삭한 치킨가스에 일본 직수입 소스를 얹은 가스동(로스가스덮밥·6000원)이나 닭가슴살과 달걀을 얹은 달콤짭짤한 오야꼬동(닭고기덮밥·6000원)도 맛있다고.


치즈가 듬뿍 들어간 치즈롤까스(6000원)는 한국인들에게 인기다. 사케도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돈가스류, 튀김류, 덮밥류, 면류 등 단품 식사 메뉴는 대부분 1만원 이내로 저렴한 편이다. 영업시간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3시, 오후 5시부터 11시까지. 문의 광나루역점 (02)2049-7877
 


>> 일본문화 홍보마케터 스즈끼 요시카 추천

◆일본 분위기 물씬 풍기는 중구 명동 '진가스'


▲ 스즈끼 요시카씨 추천 명동'진가스'

명동 좁은 골목 안쪽에 있는 진가스는 일본에서 태어나고 자란 교포가 운영하는 일식당이다. 복닥거리는 거리와는 달리 오붓하게 식사하기 좋다. 30대 이후 손님들이 많다. 주인 김성진씨는 "방문하는 손님 중 99% 이상이 단골이고 그중 일본인이 30%"라고 말한다.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까지는 바삭하게 튀겨낸 가스를 먹으려는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저녁 시간대엔 일식 요리와 술을 즐기려는 사람들이 몰린다. 스즈끼 요시카씨는 인근에 볼일이 있으면 이 집을 찾곤 한다. 바삭하게 튀겨낸 진가스(9500원)는 느끼하지 않고 담백하다. 스즈끼 요시카씨의 추천 메뉴는 저녁에 단품으로 제공되는 냉두부(5000원)와 치킨샐러드(2만원), 돼지고기생강구이(1만5000원) 등이다.


"일본에서 친정엄마가 해주시던 맛과 비슷하다"는 게 추천 이유다. 한국에 와 한국인의 아내가 되어 1남 1녀를 둔 그녀는 "임신을 해 입덧을 한참 할 때는 일본에서 먹던 음식들이 그리웠는데 이제는 한국식이 더 입에 맞아 일본 음식은 가끔 즐긴다"고 말한다. 이 집 요리는 약간 싱거운 편이다. "제대로 된 일본식은 재료의 맛을 살려 간을 최소화한 것"이라는 게 주인의 설명이다. 사케와 함께 곁들일 만한 '간사이'(연한 간장)를 이용한 요리들이 많다.


"주인이 알아서 멋대로 제공하는 요리"라고 표현한 '오마가세'(3만원, 5만원, 7만원 코스)는 조림과 구이, 식초를 곁들인 '스노모노' 요리를 기본으로 코스가 그날그날 달라진다.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30분까지(점심 메뉴만 가능),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까지(일식 요리와 주류만 판매). 문의 (02)777-0741


◆신선한 회요리가 맛있는 강남구 역삼동 '미인'

"'맛이 안에 있다는 뜻의 미인(味in)은 이자카야로 회가 맛있다"고 추천한 집. 그중 "참치를 겉만 살짝 익혀낸 마구로다다끼(1만6800원)나 문어초회(1만3800원)가 인기"라고 귀띔한다. 앙카케(1만4500원)는 해물우동 소스로 맛을 내 시원하다. 오코노미야끼(1만3500원)도 먹을 만하다고 소문나 있다. 비교적 값이 부담 없어 젊은 층이 많다. 인근 일본어학원 강사들이 많이 찾는다. 강남역 '먹자골목' 내에 있다. 영업시간 오후 4시부터 다음날 오전 5시까지. 문의 (02)554-8686


◆우동과 소바가 생각날 땐 강남구 역삼동 '오무라안'

"한국 우동과 일본 소바는 국물맛은 서로 비슷한데 면발이 다르다"는 게 스즈끼 요시카씨의 얘기. "'오무라안'은 국물맛도 좋지만 탱탱한 면발이 좋아 즐겨 찾는다"고 한다. 도쿄식 소바를 선보이고 있는데 그중 삼미소바(1만1000원, 10% 부가세 별도)는 해초와 새우튀김, 마가루에 메추리알을 얹어낸 것으로 스테디셀러다.


"우동 면발의 비밀은 반죽할 때 물을 조금씩 부어 작은 입자에서 큰 입자로 손반죽해 만들어 나가는 것"이라는 게 장도훈 점장의 얘기다. 소바는 면을 뽑는 기계가 따로 있어 매일 아침마다 주인 이노유끼오씨가 직접 면을 뽑는다. 낮에는 소바나 우동 위주로 판매하고 저녁엔 이자카야로 변신한다. 영업시간 오전 11시 30분부터 오후 2시, 오후 5시 30분부터 10시 30분까지. 문의 (02) 569-8610




글= 박근희 기자, 김보람 기자 ㅣ 사진= 이경호 기자 , 허재성 기자
헤어·메이크업=지수화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