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고 입시는 학교내신, 구술면접, 영어듣기로 선발해왔다. 교육당국이 발표한 특
목고 입시 정책 변화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점은 국어, 사회, 영어독해를 중심으
로 교과지식을 물어보는 구술면접이 폐지된다는 점이다. 따라서 올해 외고 입시
는 사실상 학교내신과 영어듣기로만 선발한다고 해석해야 한다.
구술면접이 폐지된다고 해서 영어듣기 비중 강화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 영어듣
기는 서울 6개 외고가 공동 출제하고, 중학교 교사들이 난이도를 검토하고 조정
하기 때문에 난이도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에도 대원외고 영어듣기의
경우 전체 45문항 중 합격자 평균이 41.4문항 정도로 수험생 간의 변별력이 매
우 낮다. 영어듣기 문제 난이도 하락은 영어듣기에서 변별력 자체가 없어진다는
의미로 해석해야 한다.
구술면접 폐지, 영어듣기 난이도 하락은 결국 학교내신 평균 합격선 상승으로 이
어질 전망이다. 구술면접만 폐지될 경우 서울 6개 외고 학교내신 평균 합격선을
추정해보자. 지난해 내신 평균 합격선이 9.9%였던 이화외고가 올해는 5.9%로
4% 상승, 한영외고는 8.7%에서 4.9%로, 서울외고는 8.1%에서 5.3%, 대원외고
는 7.2%에서 6.4%, 명덕외고는 8.3%에서 7.7%, 대일외고는 6.4%에서 5.9%로
높아질 것으로 예측된다.
구술면접 폐지뿐 아니라 영어듣기 난이도 하락까지 감안하면 일반전형 학교내신
평균 합격선은 더욱 상승한다. 영어듣기 난이도가 전년에 비해 30%만 하락하더
라도, 서울 6개 외고 학교내신 합격선은 크게 높아진다. 한영외고 3.4%, 서울외
고 3.7%, 대일과 이화외고가 4.1%, 대원 4.5%, 명덕 5.4%로 대폭 상승되는 시
나리오가 나온다. 영어듣기 문제 난이도가 50%까지 하락시에는 최대 2.4~3.9%
까지 상승할 수 있다. 특별전형 성적우수자 평균 합격선도 전년 3%대에서 금년
도에는 1~2%대로 상향 조정될 전망이다.
결국 올해 입시는 학교내신이 우수한 학생들에게 유리할 전망이다. 반면 기존 강
남권 학생들과 같이 학교내신이 다소 나쁘더라도 영어듣기와 구술면접 성적으로
외고에 입학하고자 하는 학생들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할 전망이다. 사실상
사교육 특구가 아닌 비강남권 학생들도 학교내신 관리가 철저하다면 외고 입학
의 길이 열렸다고 보면 된다.
외고 학교내신 비중은 2학년 1학기 20%, 2학기 20%, 3학년 1학기 30%, 2학기
30%로 반영되고 있다. 3학년 학교내신 비중이 60%로 학교내신 성적에 절대적
이다. 기존 외고 수험생들은 여름방학 기간 동안 영어듣기, 국어, 사회 등 구술면
접에 집중 투자했으나, 올해는 학교내신 관리 전략에 올인해야만 합격이 가능하
다.
영어듣기 변별력 약화로 인해 과도하게 영어듣기만 준비하다가는 낭패를 볼 수
있다. 또 교과형 구술면접이 폐지됨에 따라 국어, 사회 구술대비에 집중하는 것
도 방향을 전환해야 한다.
중 2이하 학생들은 학교내신 관리가 안 될 경우, 특목고 입시 준비자체가 물거품
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유념하고, 지금부터 철저한 학교내신 관리 전략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