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교육과정

"내 아이 강남 고교 보내봤자 내신만 나빠져"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11. 2. 12. 13:48

 

"내 아이 강남 고교 보내봤자 내신만 나빠져"

조선일보 | 오윤희 기자 | 2011.02.11 04:35

'고교선택제' 2년째… 他학군 학교 지원 크게 감소
작년 14%서 올해 10%로…
"학교보다 학원 영향 커… 자율고 설립 증가도 영향"

서울 동작구에 사는 예비 고1 이모(15)군의 학부모는 올해 아들을 어느 학교에 보낼지 고민을 거듭했다. 예전엔 학생들이 거주지 근처 학교를 배정받았지만, 지난해 도입된 '고교선택제' 덕분에 서울 시내 어느 학교든 지원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결국 이군은 집 근처 고교를 택했다. 이군의 아버지는 "1지망을 서초구 명문 S고교로 할까 고민했는데, 사교육을 많이 받는 강남 아이들한테 치여 내신 불이익만 받을 것 같아 집 근처 학교를 지원했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이 10일 발표한 '2011학년도 서울 지역 후기 고교(193개교) 입학 예정자 배정·분석 결과'에 따르면 타(他) 학군 학교로 지원한 학생 수는 전체 지원 학생의 10.3%(8486명)에 그쳤다. 지난해의 14.4%(1만2824명)에서 크게 줄어든 것이다. 학생들의 타 학군 지원율이 큰 폭으로 떨어지면서 고교선택제가 유명무실해질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반면 타 학군에 지원한 학생들이 작년에 비해 줄어들면서 희망학교 배정비율(86.4%)은 작년보다 늘었고, 타 학군에 지원한 학생들의 희망학교 배정률(29.4%)은 작년(24.9%)보다 늘었다.

자율고 늘어 타 학군 지원 감소

고교선택제는 3단계로 진행된다. 1단계에서 학생들이 서울 전체 학교 가운데 2개를 골라 지원하면 추첨으로 학교 정원의 20%를 먼저 뽑는다. 그리고 2단계 선발(정원의 40%) 때 거주지와 인접 지역 학교 가운데 2개교를 선택해 지망할 수 있다. 1·2단계에서 떨어진 학생들(정원의 40%)은 통학 편의·종교 등을 고려해 3단계에서 전산 추첨을 통해 학교를 배정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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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타 학군에 대한 1단계 지원율이 크게 떨어진 이유에 대해 특목고입시전문업체 '하늘교육' 임성호 이사는 "1단계 선발 비율이 20%밖에 안 되는 데다, 강남·목동 같은 곳은 공교육보다 사교육이 강한 지역이라는 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다른 지역에 사는 학생들이 강남·목동처럼 사교육 경쟁이 강한 지역의 학교에 다닐 경우 적응하는 데 무리가 있고 등하교 시간도 많이 걸리기 때문에 지원을 꺼렸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서울시교육청 김영식 장학사는 "기존의 지역 명문고들이 자율형사립고(25개)로 전환돼 많은 학생들이 자율고를 선택한 것도 타 학군 1단계 지원이 준 요인일 것"이라고 말했다.

건대부고 경쟁률 최고

올해 고교선택제에선 광진구 건국대부속고등학교가 1단계에서 경쟁률 19.9 대 1(98명 모집에 1948명 지원)을 기록하며 서울 시내 학교 중 경쟁률이 가장 높았다. 건대부고는 맞춤형 진학지도를 하고 학생들이 과목별로 다른 교실을 찾아가 수업을 받는 '교과 교실제'를 활발히 운영한 것이 학부모들로부터 높은 평가를 받았다는 것이 교육청의 분석이다. 교육청은 "학교 서열화를 부추길 수 있다"는 이유로 1단계 경쟁률 1위 학교 외에 다른 학교 경쟁률은 공개하지 않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