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이란 무엇일까요
‘왜’라는 질문 던지는 것이 철학의 첫걸음
부모 잔소리 중 가장 듣기 싫은 것이 바로 “생각 좀 하며 살아라”라는 말이다. 인간으로 태어나서 생각하지 않고 사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하지만 요즘 초·중학생들을 보면 생각하는 자체를 싫어하는 경우가 많다.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까지는 부모가 대답하기 곤란할 정도로 날카로운 질문을 던지던 아이들이 나이를 먹을수록 생각을 싫어하는 이유는 주입식 교육의 폐해다.
하지만 인간이 생각을 싫어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생각하기를 즐긴다. 예를 들어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 퀴즈를 맞히거나 퍼즐 맞추기를 즐기는 사람들은 인간이 어떤 문제에 도전해 성공한 뒤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쾌락을 맛보기 때문이다.
인간은 원래부터 생각하는 동물로 생각하는 것을 즐긴다. 고대 그리스 사람들은 질문을 던지고 대화를 통해 이를 탐구하는 지적 활동을 즐겼다. 철학자 밀(J S Mill)은 육체의 쾌락은 낮은 차원이며, 생각을 통한 정신적인 쾌락이 훨씬 심오하고 큰 만족을 준다고 말했다.
철학자 롤즈(J Rawls)도 인간은 이성적 사고 활동을 즐기는데, 이성적 사고능력이 더 많이 발휘되고 힘이 들수록 쾌락이 증가한다고 말했다. 대화를 통해 생각의 힘을 최고로 끌어올려 큰 성과를 내도록 한 철학자가 바로 소크라테스이다.
소크라테스는 자신이 먼저 정답을 말하는 법이 없었다. 상대방에게 계속 질문을 던지는 ‘문답법’을 통해 상대가 더 이상 답변을 하지 못하고 스스로 무지를 자각하도록 했다.
이 때문에 사람들은 소크라테스를 산파(産婆)와 같다고 했다. 산모가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도록 산파가 도와주듯이 소크라테스는 상대방이 스스로 진리를 깨달을 수 있도록 도와주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소크라테스가 던지는 질문은 어려운 것이 아니었다.
“행복이란 무엇인가”, “착하다는 것은 무엇인가”라는 언뜻 쉬워 보이지만 막상 대답하기는 어려운 질문을 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통해 진정한 행복과 착함이 무엇인지 발견하도록 도움을 주는 식이었다. 이 과정에서 눈여겨볼 점이 있다.
소크라테스가 유도한 ‘생각’의 과정이 쉽게 전개되는 것이 아니라 어느 순간 ‘무지의 자각’이라는 어려움에 부딪힌 뒤 그 어려움을 이겨낸 뒤에야 비로소 진리를 찾아낸 기쁨을 느낀다는 점이다. 즉 생각하는 행위 자체를 싫어하거나 힘들어 하는 이들은 ‘무지의 자각’이라는 어려움을 만나기도 전에 겁부터 내는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또 소크라테스는 생각의 즐거움을 맛보기 위해선 그 어려움을 이겨내야 한다는 걸 보여준다.
당연하다고 여기는 일들을 그대로 받아들이지 않고 치열하게 ‘생각’을 하는 것이 철학의 시작이다. 철학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만약 조금만 시간을 투자해 ‘생각’을 하고 있다면 그것만으로도 이미 철학을 공부하고 있는 것과 같다.
세계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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