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철학교실] 질문과 답변
질문은 철학의 세계로 들어가는 창
무엇이든 용기있게 질문해 보자
“질문과 답변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요?”
질문을 잘하는 학생과 답변을 잘하는 학생 중 어느 학생이 더 인정받는지는 누구나 쉽게 예상할 수 있다.
남들이 생각하지 못한 참신한 질문을 하는 학생들은 엉뚱한 질문을 한다고 핀잔이나 듣지 않으면 다행이지만, 답변을 술술 하는 학생들은 부모나 교사의 귀여움을 독차지하는 모습을 보아왔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정말 답변이 질문보다 더 중요할까. 물론 아니다. 세상을 구성하는 진리를 찾는 학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정해져 있는 답변이 아니라 질문이다. 그 중에서도 철학은 어떤 답변이라도 의심을 하고, 참신하고 새로운 질문만을 소중하게 취급하는 대표적인 학문이다.
그렇다면 우리는 질문과 답변이 무엇인지 제대로 알고 있는 것일까. 유감스럽게도 대부분의 사람은 그 의미를 제대로 알지 못한다. 질문과 답변은 원인과 결과, 또는 옳고 그름과 같은 상관관계를 가지면서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으며 때로는 앙숙처럼 서로 부정하기도 한다.
이해가 힘들다면 아래에 제시된 질문과 답변의 가상대화를 한번 들어보자.
질문:사람들은 답변이 중요하다고 하지만 질문 없는 답변은 불가능하지. 난 의심이 가거나 불확실한 것을 ‘드러내는’ 일을 하는데 넌 하는 일이 뭐야?
답변:너 말 한번 잘했다. 내가 하는 일이야말로 의심이 가거나 불확실한 것들을 ‘없애는’ 일이지.
질문:그런 일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진리일 때나 가능하지, 수준 미달의 답변들도 제대로 된 답변이라고 할 수 있을까?
답변:네가 뭐라고 말해도 답변은 답변이야.
질문:흥, 네가 수준 미달이 되면 나까지 덩달아 피해를 보게 돼. 확실히 알아둬서 이제 수준 미달의 답변은 그만 했으면 좋겠어.
위의 대화를 보면 질문은 인간이 탐구하는 문을 열어주는 역할을 한다면 답변은 그 문을 닫는 역할이란 사실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대부분의 답변은 권위를 내세우거나 완벽한 것처럼 포장해 사람들이 더 이상 탐구를 할 의욕을 꺾어버리기도 한다. 우리가 들었던 수많은 답변 중에서 과연 수준 미달이 아닌 답변이 얼마나 되는지 누가 알 수 있을까.
내가 다른 사람에게 했던 답변들을 생각해보자. 무식하다고 창피를 당할까봐, 또는 똑똑하다는 사실을 자랑하고 싶어서 또는 아예 거짓을 진실이라고 잘못 알고 있어서 잘못된 답을 한 적이 많을 것이다.
그렇다고 답을 아예 안 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 정 자신이 없다면 답변을 하기 전에 ‘확실하지는 않지만’, ‘아마도’와 같은 말을 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이런 말을 쓴다고 해서 자신의 말에 대한 책임이 없어진다는 게 아니라 그만큼 답변을 할 때는 신중하게 생각하라는 뜻이다.
즉 진정한 철학정신을 위해서라면 답변만을 중시하는 주입식 교육의 영향에서 벗어나 친구들이 아무리 엉뚱한 질문을 하더라도 적극 환영하고, 대신 답변은 최대한 조심스럽게 해야 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세계일보
'아이들에게 무엇을 가르칠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과학도 국제협력시대 우리 아이들은 무엇을 준비해야할까요? (0) | 2007.06.15 |
---|---|
초등학교 미술교육의 포인트 (0) | 2007.05.14 |
‘생각’ 이란 무엇일까요 (0) | 2007.05.12 |
어린이용 마인드맵 무료 프로그램 (0) | 2007.05.09 |
귀여운 내 아이, 10년 뒤 이런 직업 가졌으면… (0) | 2007.05.05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