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력시간 : 2007.05.23 15:48
- ▲ 호수공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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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리 떠나자니 부담스럽고, 그렇다고 이대로 머무르기엔 어쩐지 조금 아까운 기분이 드는 계절.
이럴 땐 서울과 가까운 곳에 위치한 '경기도 고양'을 찾아가봄이 어떨는지요. 반듯하게 닦인 도로 위로 가족용 4륜 자전거가 지나다니고, 마천루 같은 건물 사이로 짙은 녹음이 드리워지는 도시. 현대인이 꿈꾸던 지상낙원이 바로 이런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 ▲ 고양꽃전시회
PM 1:30 도심 속 오아시스로의 초대
고양까지 와서 일산호수공원을 그냥 지나칠 수는 없는 일. 보드라운 햇살이 내리쬐는 5월의 호수공원은 커다란 피크닉 바구니를 든 가족들과 2인승 자전거를 탄 연인들의 평화롭고 로맨틱한 풍경들로 반짝거립니다. 공원 중앙에 위치한 한울광장에는 평소 발휘하지 못했던 스케이트보드 실력을 마음껏 뽐내고 있는 젊은이들로 가득하고요. 건너편 강가에는 떠다니는 오리 떼에 정신이 팔린 귀여운 꼬마들의 모습도 보이는군요. 슬쩍 둘러보았으면 이제 호숫가를 따라 나있는 산책로를 걸으며 호젓한 사색의 시간을 가져보는 것은 어떨까요. 소설 <월든>의 작가, 데이빗 소로우처럼 말이에요.
Tip : 4월 26일부터 5월 10일까지, 세계 각국의 꽃들을 한자리에서 볼 수 있는 '한국고양꽃전시회'가 이곳 호수공원에서 열립니다. 관람시간은 평일 9:00~19:00, 주말·공휴일 8:30~19:30.
- ▲ 라페스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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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M 3:00 봄날의 기분 좋은 쇼퍼홀릭
서울에 명동이 있다면, 고양에는 '라페스타(La Festa)'가 있다?
'365일 펼쳐지는 축제'라는 의미의 라페스타는 총 6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국내 최대의 초대형 스트리트형 쇼핑몰입니다. 패션아울렛, 푸드코트, 영화관, 서점 등 없는 게 없는 이 거대한 쇼핑천국은 봄바람에 가뜩이나 심란해진 쇼퍼홀릭들의 마음을 흔들어대기에 충분하지요. 또한 쇼핑몰 한가운데에 위치한 '라페스타 문화의 거리'에서는 하루가 멀다 하고 다양한 문화행사들이 펼쳐진다고 하니, 미국의 산타모니카가 부럽지 않군요.
- ▲ 쌈밥집 '잎새'
PM 5:30 입 안 가득 퍼지는 봄내음
아직까지 '백마 카페촌'이란 이름으로 더 잘 알려져 있는 고양의 또 다른 명물, '풍동 애니골'. 그 중에서도 끝자락에 위치해 있는 쌈밥집 '잎새'는 언제나 미식가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소문난 맛집입니다.
쌉싸래하고 고소한 7가지 제철나물에 보리밥과 고추장을 넣고 쓱싹 비빈 뒤, 라디초·보혈채·근대·치콘 등 36가지 싱싱한 쌈에 싸먹는 '잎새정식'은 이곳의 대표메뉴. 곁들여 나오는 홍어무침, 굴 깻잎쌈, 간장게장 등은 정말이지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맛있습니다. 근처 병원의 환자들도 이곳에만 오면 잃어버렸던 입맛을 되찾아가곤 한다네요.
Tip : 애니골의 러시아워는 오후 7시! 특히 주말에는 몰려드는 차량들로 빠져나오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참고하세요.
- ▲ 고양아람누리
PM 7:30 상상하세요. 크고 아름다운 예술세상!
'고양아람누리'는 문화예술의 새로운 르네상스를 꿈꾸는 고양시가 '고양어울림누리'에 이어 발표하는 또 하나의 야심찬 프로젝트입니다. 오페라와 발레를 위한 아람극장, 오케스트라 연주에 최적의 조건을 갖춘 아람음악당, 여러 장르의 실험적인 공연이 가능한 새라새극장 등 3개의 장르별 전용극장이 갖춰져 있는, 그야말로 국내 최고수준을 자랑하는 공연예술센터라고 할 수 있지요. 유니버설 발레단의 창작발레 <춘향>을 시작으로, 5월에는 아람누리의 다양한 개관기념 작품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플레이빌 한 권 챙기는 것도 잊지 마시고요.
- ▲ 숲속의 섬
PM 10:30 카페는 추억을 싣고
줄지어 늘어선 아기자기한 카페들을 그냥 스쳐 보낸 것이 못내 아쉬웠을 당신, 이젠 다시 애니골로 돌아갈 차례입니다. '숲속의 섬'. LP음반을 타고 흐르는 은은한 노래와 커피향이 마음까지 훈훈하게 만들어주는, 이름부터 참 예쁜 카페지요.
한때 대학 문학 동아리들의 아지트이기도 했던 이곳의 역사는 무려 25년. 반들반들 닳아 윤이 나는 테이블이며 의자들에선 그 시절의 이야기들이 고스란히 묻어납니다. 얌전히 놓여있는 작은 오르간 위로, 액자도 없이 선연하게 걸려있는 김지하 시인의 육필원고 '빈산'이 눈에 띄네요. '빈산 아무도 더는 오르지 않는 저 빈산'이라는 시의 첫 구절에 괜스레 가슴이 먹먹해져 오는 건 왜인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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