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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상계동 용화여고는 일반고로서는 이례적으로 영어는 물론이고, 일반과목도 영어로 가르치는 '이중언어 수업'(이른바 영어몰입교육)을 작년부터 실시하고 있다. 지난 1년간 이 수업에 지원한 1학년 두 개 학급(한 학년에 14개학급) 학생들이 영어와 수학·과학·사회 과목을 영어로 배웠다. 이중언어수업은 그동안 일부 초등학교를 중심으로 실시돼왔던 터라 중·고교 차원에서는 충분한 경험이 축적되지 않은 상태였다. 게다가 내신성적에 대한 부담이 있는 일반고가 영어로 일반과목을 가르친다는 것은 그 자체로 모험이었다. 그러나 '학생들에게 새로운 교육 기회를 열어줘야 한다'는 생각에 박흥원 교장과 교사들이 적극 추진했다고 한다.
이중언어수업을 시작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영어로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확보 문제였다. 영어와 수학은 기존 교사들이 수업하되, 원어민 수준의 정교한 영어실력이 필요한 과학·사회 과목은 외부에서 충원할 수밖에 없었다. 박 교장은 유학생들이 모이는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와 해외 주요 대학 홈페이지에 2006년 7월 채용공고를 내고, 여러 외국인학교를 찾아다니며 적임자를 수소문했다. 결국 그해 말 외국인학교에서 1년간 근무한 미국 석사학위 소지자를 과학교사로 스카우트하고, 외국계 은행에서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국내 대학출신자를 사회과목 교사로 채용할 수 있었다.
이중언어수업을 시작하는 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된 것은 영어로 수업을 할 수 있는 교사확보 문제였다. 영어와 수학은 기존 교사들이 수업하되, 원어민 수준의 정교한 영어실력이 필요한 과학·사회 과목은 외부에서 충원할 수밖에 없었다. 박 교장은 유학생들이 모이는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와 해외 주요 대학 홈페이지에 2006년 7월 채용공고를 내고, 여러 외국인학교를 찾아다니며 적임자를 수소문했다. 결국 그해 말 외국인학교에서 1년간 근무한 미국 석사학위 소지자를 과학교사로 스카우트하고, 외국계 은행에서 2년간 근무한 경력이 있는 국내 대학출신자를 사회과목 교사로 채용할 수 있었다.
- ▲ 지난 1년간 영어뿐 아니라 일반 과목을 영어로 수업해 온 서울 상계동 용화여고 1학년 학생들이 작년 11월 사회 수업에서 영어로 그룹 토론을 벌이고 있다. /용화여고 제공
1년간 학생들은 국정교과서와 함께 교사들이 매 수업시간마다 준비해온 영어자료(미국 교과서 등)로 수업을 받았고, 사회 수업에는 영어로 그룹 토론까지 벌였다. 내신 시험은 다른 학생들과 똑같이 한국어로 봤다. 이중언어수업 시행 첫해라, 학교는 매달 말 교사와 학생 간 평가회의를 갖게 해 '40분 영어수업, 10분은 한국어로 정리해달라'는 등 학생들의 의견을 수업에 적극 반영했다.
그후 1년, 학교는 "준비된 교사만 있으면 학생들은 자연스럽게 적응하더라"는 결론을 내렸다. 성적우수자가 아닌 지원자들로 반을 구성했음에도 이들의 내신 성적은 놀랄 만큼 뛰어올랐다. 전 과목 평균은 다른 반보다 20점이 높았고, 특히 영어 성적은 평균치보다 25점 이상 뛰었다. 박 교장은 "영어로 수업하면 학생들의 집중도가 현저히 올라갔고, 못 따라간 내용을 어떻게든 만회하려는 자기주도적 학습태도가 길러졌다"고 말했다.
이중언어수업의 효과가 입증되자 내신성적에 불리할까봐 지원을 피했던 상위권 학생들과 학부모들도 이중언어수업을 늘려달라고 요구하기 시작했다. 이에 따라 학교는 올해 2학년에도 이중언어수업을 실시하는 반을 1개 신설했으며, 1학년에는 기존에 이중언어수업을 하던 2개반 이외에 영어과목만 영어로 수업하는 반을 4개반(150명) 새로 마련할 계획이다.
하지만 문제는 또 '교사'였다. 학교는 늘어난 수요에 대비해 작년 11월 신규교사 채용 공고를 냈다. 영어 논술·면접, 강의 시연 등의 엄격한 평가를 통해 외국에서 초·중학교를 졸업한 영어·수학 교사는 겨우 구할 수 있었지만 사회 과목은 적임자가 없었다. 할 수 없이 1학년 반을 수업하던 교사가 2학년까지 가르치는 부담을 안게 됐다. 박 교장은 "이중언어수업을 하고 싶어도 교사 확보가 잘 안 돼 포기하는 학교들이 많을 것"이라며 "실력 있는 인력풀이 다양하게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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