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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인기 능가할까?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1. 22. 16:37
자율형 사립고, 특목고 인기 능가할까?
내년 3월 전국 30곳 문 열어
류재광 맛있는공부 기자 zest@chosun.com
논란 끝에 내년 3월 전국 30개 자율형 사립고가 첫 신입생을 모집한다. 자율형 사립고는 학교운영의 자율성이 보장돼 차별화된 교육을 실시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기존의 특목고를 뛰어넘는 새로운 명문학교가 될지가 가장 관심사다.

입시전문가들은 "2010학년도 고입에서는 외고, 과학고, 국제고, 자율형사립고 중 한 곳에만 지원할 수 있는데다, 지역제한제 등이 도입되기 때문에 다양한 변수를 따져서 지원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자율형 사립고 운영방식

자율형 사립고는 자율적인 교육과정 운영, 능력에 따른 무학년제 수업, 수업일수 증감 등 학사관리에 있어 학교가 광범위한 자율을 가지게 되는 새로운 형태의 학교 모델이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2년까지 모두 100곳의 자율형 사립고를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정부지원금이 나오지 않기 때문에 일반 고교의 3배 정도 되는 등록금을 받게 된다.

교과부는 평준화 지역의 자율형 사립고 선발방법 예시로 1단계 서류심사(학교장 추천서, 학교생활기록부 등), 2단계 개별면접, 3단계 추첨의 방식을 제시했다. 이 가운데 1, 2단계는 시·도교육감 결정에 따라 생략할 수 있지만 3단계 추첨은 의무화했다.



■수도권에서는 외국어고 선호 여전할 듯

자율형 사립고에 우수학생들이 대거 지원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서울·경기 지역에서 기존의 외국어고 인기를 뛰어넘기란 쉽지 않아 보인다. 특목고 복수지원 금지와 추첨제에 의한 합격생 선발도 걸림돌이다. 교과부는 최근 입시 과열을 막는다며 2010학년도 입시부터 외고와 과학고, 국제고, 자율형 사립고 등에 지원시 한 곳에만 지원할 수 있도록 했다. 따라서 아무리 우수한 실력을 가진 학생이라 하더라도 자율형 사립고 최종 전형인 추첨에서 떨어지게 되면 다른 특목고에 지원할 기회를 얻지 못한다.

반면 영어에 자신이 없는 성적우수생들은 대부분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외고 입시는 선발방식에서 수학시험을 치르지 않고 영어실력 평가에 집중돼 있다. 즉, 전 과목을 잘하는 학생들을 선발하는 시험이 아니라 영어능력이 뛰어난 학생을 선발하는 시험이다. 실제로도 해외유학 경험이 있는 학생들이 많이 지원한다.

그러나 자율형 사립고는 기본적으로 전 과목 내신이 뛰어난 학생들을 모집한다. 따라서 영어에 자신이 없는 성적 우수학생들은 외고보다 자율형 사립고를 선호할 수 밖에 없다. 서류심사에서 학교생활기록부가 중요한 평가잣대이기 때문에 교내외 각종 수상 경력이 많은 학생들도 자율형 사립고에 지원할 것으로 보인다.

청솔학원 오종운 평가연구소장은 "정말 뛰어난 학생이라면 '로또'식 전형으로 합격이 불확실한 자율형 사립고보다는 순수한 실력으로 시험을 통해 확실히 합격할 수 있는 기존의 특목고를 선호하게 될 것"이라며 "현재 특목고 체제가 굳건한 상태에서 추첨으로 선발하는 자율형 사립고에는 외고 지원이 부담스러운 내신우수생들이 지원할 것"이라고 예측했다.



■수도권 외 지역에서 돌풍 일 듯

2010학년도 입시부터는 외고 지역제한제도가 실시된다. 자신이 살고 있는 시·도의 외고에만 지원해야 한다. 외고가 밀집한 수도권 지역을 제외한 다른 시·도에는 대부분 외고가 1~2개뿐이거나 없는 지역도 있다. 대부분의 외고 정원이 지역내 우수학생들을 모두 수용할 수 없기 때문에 자율형 사립고 인기가 높을 수 밖에 없다. 특히 수도권 최상위 수준의 외고 진학을 꿈꿨던 학생들이라면 지역내 기존 외고보다는 새롭게 설립되는 자율형 사립고를 선택할 가능성이 높다.

하늘교육 임성호 기획이사는 "그동안 지방의 외국어고는 수도권의 외고와 비교할 때 입시결과 등에서 큰 차이를 보였다"며 "이 때문에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는 외고보다 자율형 사립고에 대한 선호도가 폭발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입력 : 2009.01.11 15: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