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기 영어교육의 핵심 '파닉스'

파닉스 제대로 배워 탄탄한 '영어실력' 다져요

조기 영어교육의 핵심 '파닉스'

방종임 맛있는공부 기자 bangji@chosun.com  

 

요즘 영어회화 꽤나 한다는 아이들을 만나보면 파닉스(phonics·철자의 소릿값 익히기) 학습 얘기를 많이 꺼낸다. 서점 유아코너에는 파닉스와 관련된 교재가 즐비하고, 어린이 영어교육업체들은 다양한 파닉스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다. 파닉스 학습법이란, 알파벳 글자와 그 글자가 가지고 있는 소리의 관계를 배우고, 이들을 분해 또는 조합해 단어는 물론 단어들의 조합인 문장까지 바르게 읽을 수 있게 하는 것을 말한다. 조기 영어교육의 핵심으로 꼽히는 파닉스 학습법에 대해 알아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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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중 서점의 유아도서 코너. 파닉스 교재들이 즐비하다. 조영회 기자 remnant@chosun.com

■파닉스, 왜 중요한가

전문가들은 파닉스를 영어 학습의 기초라 말한다. 한글을 깨치기 위해 'ㄱ, ㄴ, ㄷ…' 'ㅏ, ㅑ, ㅓ, ㅕ' 각각의 음가를 익혀 조합시켜 나가듯 영어를 읽고 쓰기 위해서도 철자와 말소리의 관계를 배워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고양이(cat)라는 단어를 익힐 때 '캣'이라고 통째로 외우는 것이 아닌 'c' 'a' 't' 각각의 음가를 익힌 후 조합하는 방식이다. 각각의 음가가 어떤 발음을 내는지 규칙을 익히면 낯선 단어가 나왔을 때도 당황하지 않고 읽고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파닉스로 'mom' 'bus' 'dog'를 읽을 수 있는 아이들은 'mug'라는 단어의 발음을 배우지 않고도 쓸 수 있다.

YBM ECC 이동주 연구원은 "모든 영어 단어가 파닉스로 풀리는 것은 아니지만 파닉스를 익히면 유추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진다"며 "규칙을 이해하고 외국어를 접하면 좀더 효율적으로 학습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윤선생영어교실 국제교육연구소 정성연 선임연구원은 파닉스가 우리나라와 같은 EFL(English as Foreign Language) 환경에서 특히 효과적이라고 말한다. 정 연구원은 "외국어로서 영어를 대하는 우리의 경우 영어를 듣고 제대로 구분할 수 있는 듣기능력과 인쇄된 영어철자를 제대로 읽고 해석할 수 있는 읽기능력이 특히 중요한데 파닉스는 읽기·쓰기 능력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듣기, 말하기, 쓰기, 읽기 등 언어의 4가지 영역이 서로 유기적으로 연관돼 전반적으로 영어실력이 좋아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언제 어떻게 배워야 하나

아무리 효과가 뛰어나다 해도 시기를 잘못 맞추면 효과가 반감되는 법이다. 전문가들은 파닉스를 익히는 가장 좋은 시기로 만 5세 무렵을 꼽는다. 말소리의 의미를 구분하고 알파벳 글자를 인식할 수 있는 기본기가 다져진 상태여야 하기 때문이다. 한글 조합원리를 어느 정도 익힌 뒤 파닉스를 배우는 것이 효과적이라는 것이 중론이다. 이 연구원은 "무조건 일찍 가르치는 것이 능사는 아니다"라며 "아이의 특성을 잘 살펴가며 해당 연령에 맞게 가르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연령대별 학습내용을 살펴보면 우선 유아기(만 5세)에는 알파벳카드, 철자게임과 같은 교구를 활용해 자음, 단모음, 장모음 등 비교적 간단한 법칙을 반복적으로 가르치는 것이 좋다. 각각의 철자를 어떻게 발음하는지 알려주고 수시로 들려준다. 원어민 발음이 녹음된 테이프나 인터넷 프로그램을 반복해 들려주고 따라 하게 하면 영어발음이 좋아지는 효과도 볼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것은 놀이를 곁들여 재미있게 가르쳐야 한다는 점이다. 집안 곳곳에 영어단어가 적힌 카드를 붙여 놓고 아이와 함께 읽거나 철자 읽기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익히게 하는 것이 좋다. 정 연구원은 "개별 아이들의 학습능력은 천차만별"이라며 "철자를 가르쳐주고 바로 시험을 보거나 일일이 읽어보게 채근하는 것은 영어에 대한 흥미를 떨어뜨릴 수 있어 절대 금물"이라고 말했다.

예비 초등생(만 6세)의 경우 이미 익힌 철자규칙을 영어 동화책을 보면서 적용하는 훈련을 해본다. 시중의 파닉스 교재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예를 들어 't'라는 철자를 익혔다면 'tell' 'time' 'toy' 등 다양한 단어에서 어떻게 발음되는지 책을 통해 살펴본다.

초등학생의 경우 난이도 높은 파닉스 규칙을 익혀본다. 묵음과 장모음 패턴, 연음, 경음, 이중자음 등 다양한 유형에 도전해본다.

입력 : 2009.01.18 14:5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