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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로 떠나는 그린투어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5. 8. 23:02
자전거 타고 녹차향 속으로~
제주로 떠나는 그린투어
스포츠조선 글ㆍ사진 김형우 기자 hwkim@sportschosun.com
 

연중 신록이 가장 아름다운 때이다. 여린 듯 파릇한 잎사귀의 자태란 어린아이의 해맑은 모습 이상이다. 요즘 제주도를 찾으면 5월의 싱그러움을 제대로 맛볼 수 있는 여정이 가능하다. 가슴이 뻥 뚫리는 듯한 쾌적한 '그린투어'. 초록빛바다가 펼쳐진 드넓은 차밭에서 유유자적 자전거를 탈 수 있는가 하면, 제주의 속살을 느릿하게 둘러 볼 수 있는 '올레기행'도 지금이 제철이다.


1. '설록다원 서광' & '오설록 티 뮤지엄'

제주의 5월은 신록이 강건함을 더해가는 시기이다. 해풍에 넘실대는 초록의 물결은 들녘과 오름을 넘어 한라산을 오르내린다.제주에서 사철 푸르름을 맛볼 수 있는 곳으로 설록다원 서광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이즈음 본격 차 수확이 이뤄지는 차밭의 풍광은 싱그러움 그 자체이다. 때를 맞춰 다원에서는 축제마당이 펼쳐진다.


'자전거 투어' 연인-가족들에 인기 


▶ 자전거를 타고 차밭을 달린다
= 제3회 설록페스티벌(4월30일~10일)이 한창인 제주 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소재 '설록다원 서광(www.sulloc.co.kr)'에서는 영화 속에서나 볼 법한 이색 이벤트를 즐길 수 있다.

축제 기간 푸르른 차밭을 자전거로 내달릴 수 있는 것. 국내에는 꽤 규모 있는 차밭이 곳곳에 산재해 있지만 자전거를 타고 차밭 구경에 나설 만한 곳으로는 제주 설록다원이 최고다.

▲ 초록빛 융단이 지평선까지 펼쳐진 '설록다원 서광'에서 즐기는 자전거 투어는 유유자적 봄날의 낭만을 만끽 할 수 있다.

1인용, 2인용 울긋불긋 앙증맞은 자전거를 타고 가족, 연인과 함께 차밭을 누비는 모습이란 여유로움 가득 담긴 한 폭의 수채화가 된다.

실제 제주도를 스쿠터나 자전거로 여행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하지만 낯선 길에 전용도로 조차 갖춰지지 않은 자전거 기행이란 세심한 주의가 요구 된다. 그러나 한적한 차밭에서 즐기는 자전거는 쾌적 안전하다. 때문에 '설록 그린티 월드 자전거 투어'는 가족-연인들 사이 인기 축제 체험 프로그램이 되고 있다.

마치 CF의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을 받게 된다는 게 차밭 자전거를 체험한 이들의 이구동성. 설록페스티벌 티켓(1인 3000원, 가족권< 4인> 1만원)을 구입하면 자전거를 즐길 수 있다. 이밖에도 축제 기간 어린 녹차 잎을 손으로 직접 따고, 뜨거운 솥에서 덖고, 비비는 과정을 거치며 녹차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오감으로 체험 할 수 있는 '나만의 설록차 만들기, 녹차 잎을 형상화 한 연과 함께 언덕길을 내달리며 시원한 제주의 바람을 온 몸으로 만끽하는 '설록 연날리기' 등 다양한 이벤트가 함께 펼쳐진다.

거기에 설록미니버스를 타고 맑고 푸른 청정 제주 녹차에 대한 설명을 들으며 다원을 둘러보는 '설록그린티월드버스 투어'는 우리 차의 우수성을 새길 수 있는 시간이다.


아모레퍼시픽 '녹차 사랑' 한눈에…


▶ 오설록 티 뮤지엄= 설록 탄생 30주년을 맞아 최근 새로 문을 열었다. 설록 다원의 메인 여정으로 잔 갤러리에서는 삼국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사용됐던 전통 찻잔에서 전 세계에서 수집한 찻잔까지 다양한 작품들도 관람 할 수 있다.

1층 전시관에는 우리나라 전통 녹차나 가루녹차, 티백 차는 물론 녹차에 난초-장미-초콜릿 등을 혼합해 만든 퓨전 녹차 수십 종도 진열돼 있다.

가족 단위 여행객에게 인기를 끄는 코스는 녹차 덖는 과정 시연. 큰 솥에 차를 덖어 녹차 만드는 과정을 보여 준다. 특히 이번 설록페스티벌에서는 참가자들이 녹차 밭에서 어린잎을 따고, 변질과 산화를 막기 위해 이를 솥에서 볶고, 찻잎 각 부분의 수분 함량을 균일하게 맞추기 위해 비벼주는 녹차 제조의 모든 과정을 직접 체험해 볼 수 있다.

한편 제주도는 일본의 시즈오카현, 중국의 절강성과 더불어 세계 3대 녹차 재배지로 꼽힌다. 강수량, 연평균기온, 물빠짐 등에서 차 재배를 위한 최적의 조건을 갖췄기 때문이다.

제주를 녹차의 명소로 만든 것은 아모레퍼시픽이다. 아모레퍼시픽의 녹차 밭 개간 사업은 평소 커피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한 전통 차(茶) 문화 복원을 주창하며 시작됐다. 이후 30년 동안 제주 서광-도순-한남 지역에 광대한 녹차 밭이 생겨났다. (064)794-5312


2. 제주의 속살 '명품 올레'


꼭꼭 숨은 비경속 바람길 … 나 또 올래!

제주섬은 세계자연유산의 땅이다. 최근 수년 사이 한라산 천연보호구역과 성산일출봉, 거문오름 용암동굴계가 등재됐다. 하지만 요즘 이들 세계자연유산 보다 더 주목받고 있는 관광테마가 있다. 바로 '올레길'이다. '올레'란 집에서 거리까지 나가는 아주 좁은 길을 이른다. 이를테면 집에서 이웃으로, 대자연으로 나가는 통로이기도 하다.

올레는 대체로 바닷가가 시작점이자 종착점으로 제주의 해안주변 트레킹 길을 상징하기도 한다. 지금껏 선보인 제주올레는 12개 코스에 183㎞. 서귀포시 시흥초등학교에서 무릉2리까지 등 주로 서귀포를 중심으로 동과 서로 향하고 있다.

스페인의 '산티아고 길'에 견줄 법하다는 제주올레는 '놀멍쉬멍' 제주의 속살을 들춰보기에 최적의 길이다. 제주를 제법 안다는 이들 조차도 올레를 걷고서는 '적어도 제주에 대한 지식과 경험에 초라함을 느끼게 된다'고 입을 모은다. 제주 올레길 중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갯깍 주상절리대(제 8코스)'에 이르는 명소를 소개한다.

▶ 갯깍 주상절리대(제 8코스)

제주의 해안 비경 중 빼놓을 수 없는 게 주상절리(柱狀節理)대이다. 정교하게 깎아 놓은 듯한 시커먼 바위기둥이 해안 절벽을 따라 늘어선 모습이 기묘하다. 주상절리대는 화산의 흔적이다. 수십만 년 전 화산폭발로 생긴 뜨거운 용암이 찬 바닷물과 만나 빚어낸 걸작품이다. 이처럼 바다에 병풍처럼 둘러쳐진 절벽 중 제주 토박이들이 최고로 치는 곳이 '갯깍 주상절리대'이다. 바다의 '갯'과 끝머리란 의미의 '깍'이 어우러져 '바다의 끄트머리'란 뜻을 담고 있다.

갯깍은 제주컨벤션센터(ICC) 인근 중문대포해변의 것과 쌍벽을 이루는 제주의 대표적인 주상절리대로 제주올레길 중 최고의 비경을 자랑하는 구간이다.

서귀포시 예례동.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논짓물에서 만난 해안도로는 색달 하수종말처리장까지 이어진다. 하수처리장 앞의 까만 갯바위는 영락없는 '해녀 대합실'이다. 물질을 하던 해녀들이 잠시 숨을 고르며 해바라기를 하는, 그들만의 쉼터이다.

바로 이곳부터가 갯깍이다. 시작은 작은 돌병풍으로 출발하지만 곧 하늘을 찌를 듯한 돌기둥이 이어진다. 줄잡아 40~50m 높이로 그 아래서면 위압감이 느껴진다. 절벽과 바다 사이엔 당장이라도 굴러 떨어진 듯한 까만 갯돌들로 가득하다. 누군가 그 돌들을 가지런히 정비해 벼랑과 바짝 붙여 돌길을 만들어 놨다. 바로 '제주 올레'다. 이 길은 제주 올레의 8코스(월평포구∼대평포구< 17.6km>)의 한 구간으로 제주 올레 트레킹을 시작한 서명숙 씨는 이 돌 길이 해병대 장병의 도움으로 평탄화 작업이 이뤄진 '해병대 길'이라고 저서에 적고 있다.

갯깍 절벽 길을 따라 걷다보면 중문해수욕장에 이어진 조그마한 해변 '조른모살'에 도착한다. 제주 토박이들은 중문해수욕장을 '진모살'이라 부르고 그에 비해 작다고 해 이곳을 조른모살이라고 일컫는다. 조른모살은 돌이 깔려 있어 해수욕을 즐기기에는 불편하지만 사람들이 많이 찾지 않아 호젓한 바다 산책 코스로는 그만이다.

조른모살에서 되돌아 갯깍 밑으로 해서 예례동으로 나와도 좋다. 반복되는 풍광이지만 그 느낌은 반감되지 않는다. 외지인들이 알기 쉬운 지명으로는 중문 하얏트호텔을 기준 삼아도 된다. 호텔 동쪽에 진모살(중문해수욕장)이 있고, 서쪽에 조른모살이 위치해 있다. 하얏트호텔 서쪽으로 난 산책로에서 조른모살을 바라다보는 풍광이 빼어나다.


# 찾아가는 길 
 
◇ 설록 다원 서광 = 네비게이션 입력: 제주 특별자치도 서귀포시 안덕면 서광리 1235-3

◇ 갯깍 주상절리대 = 제주공항~중문단지 서쪽 서귀포 예래생태마을~대평리(난드르)~해변 오솔길~해변~해안도로 따라 동쪽(중문관광단지 방면) 방향~질지슴 해변-용문덕~해안도로 끝지점~갯깍 주상절리대/ 제주시~중문관광단지~하얏트호텔 야외정원(잔디밭) 서쪽 산책로~갯깍 주상절리대


# 어디서 묵을까

제주에는 중문에 특급호텔 등이 있지만 저렴하게 민박 등을 이용해도 좋다. 화순해수욕장 인근 산장민박(064-794-9423)은 하룻밤 3만원. 현대민박(064-794-9189), 황금민박(064-794-6789), 대평리수퍼민박(064-738-0505), 제주바다바당끝(016-697-5056)


# 올레꾼들의 쉼터

◇ 서귀포 제주워터월드(www.jejuwaterworld.co.kr)

서귀포 월드컵경기장에 있는 이곳은 올레꾼들이 필요한 것들을 고루 갖춰 올레를 찾는 이들의 쉼터로 유명하다. 우선 짐을 맡길 수 있는 라커를 대량으로 갖추고 있고, 빨래방도 있다. 찜질방(7000원)에서는 저렴하게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트레킹에 지친 몸을 추스릴 수 있는 스파와 마사지 시설, 한의원이 입점 해 침과 쑥뜸 치료도 받을 수 있다. 올레꾼은 10% 할인. (064)739-1930


# 뭐가 맛있을까?


된장맛 그대로 살린 모슬포 자리물회 제격


◇ 대정읍 항구식당 '자리물회'= 제주 토박이들이 제주를 대표하는 음식으로는 어떤 것을 꼽을까. 흑돼지? 갈치? 고등어? 하지만 음식의 내력을 좀 안다는 이들은 주저 없이 자리물회를 추천한다. 그중에서도 모슬포 자리를 최고로 친다. 모슬포 앞바다는 난-한류의 교차점으로 해류를 따라 아열대와 온대의 물고기가 어우러져 서식한다. 특히 마라도와 가파도 사이에는 급류가 흐르는데, 그곳 거친 물살을 헤치며 서식하는 자리의 맛이 최고다.

이즈음 모슬포자리는 뼈도 연해 자리물회감으로 최적이다. 모슬포에서도 자리물회를 곧잘 하는 집으로 대정읍 모슬포항에 자리한 '항구식당'이 꼽힌다. 싱싱한 자리를 뼈째 썰어 오이, 실파, 양파, 풋고추 등의 야채와 된장, 고추장, 식초와 버무리고, 김가루 얼음 등을 더해 새콤 매콤, 시원한 자리물회를 내놓는다. 특히 이 집은 고추장 보다는 된장을 제대로 써서 자리물회 특유의 구수하고 깊은 맛을 낸다. 손바닥만한 자리구이도 고소하다. 각 1만5000원.

올레길 8코스 인근에는 소박한 맛집들이 몇 곳 있다. 그중 대평리 '용왕난드르'는 대평리 주민들이 공동운영하는 식당으로 보말녹차수제비가 먹을 만 하다. 생미역과 바다고동(보말)을 넣고 수제비를 끓여낸다. 강된장비빔밥도 맛볼 수 있다. 예례동 주민센터 맞은 편 '보리솔식당'에서는 정식(5000원), 생갈비 김치전골, 해물탕 등을 선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