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 준비

한국 대학생들이 그린 '씨앗폭탄'에 외국인들 관심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5. 16. 16:09

한국 대학생들이 그린 '씨앗폭탄'에 외국인들 관심

조선일보 이영민 기자 ymlee@chosun.com

입력 : 2009.05.15 16:02 / 수정 : 2009.05.15 22:59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그린 씨앗폭탄 / 황진욱씨 제공
"폭탄을 떨어뜨려 지구를 구한다고?”

날로 사라져가는 숲을 지키고, 심각해져 가는 사막화를 막기 위해 폭탄을 사용하자는 아이디어를 담아 만든 한국인들의 디자인이 관심을 끌고 있다.

'지구를 지키기 위해' 사용되는 폭탄은 바로 '씨앗폭탄(Seedbomb)'. 황진욱, 전유호, 한국일, 김지명이라는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 4명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만든 디자인 작품이다. 이들은 대학 졸업을 앞둔 지난 1월쯤 함께 이 디자인을 만들어 한 디자인 대회에 출품했다.

한국의 젊은 디자이너들이 그린 씨앗폭탄 / 황진욱씨 제공
이 작품은 당시 대회에서는 만족스러운 성적을 거두지 못했지만, 인터넷에 올린 뒤 외국의 유명 디자인 웹사이트 ‘얀코 디자인’ 측에서 이를 해외에 소개했다. 이후 디자인은 생태주의 관련 사이트 '트리허거(treehugger)'나 미국 정치 뉴스 사이트 ‘허핑턴포스트’ 등에도 게재되며 해외에도 조금씩 알려졌다.

이들이 설계한 '씨앗폭탄'은 원리상으로는 군사적인 목적으로 사용되는 폭탄하고 비슷하다. 하늘 높이 올라가 대량으로 떨어뜨리면, 떨어지는 과정에서 폭탄이 작은 캡슐들로 분해된다. 캡슐 안에는 씨앗이 성장하는데 밑거름이 되는 토양과 수분이 들어 있다. 씨앗이 새싹을 거쳐 점차 커져가는 과정에서 캡슐은 사라지고, 원래의 토양에 식물이 자라나게 된다는 발상이다.

황진욱씨는 “저뿐만 아니라 요즘 디자인 전공하는 학생들은 ‘에코디자인(생태주의 관련 디자인)’에 관심이 많다”며 “동료들과 함께 한 작업을 남기기 위해 사이트에 올렸던 것이 요즘에는 해외에도 소개되고 있어 놀랍다”고 말했다.

‘씨앗폭탄’은 미국의 한 군인이 2차 세계대전 이후 구상했던 '손수건 낙하산'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그 미군은 구 소련이 봉쇄한 베를린 지역 어린 아이들을 위해 손수건으로 낙하산을 만들어 비행기에서 사탕을 떨어뜨려 주는 일을 했다. 그는 1949년 봉쇄가 풀릴 때까지 약 25만개의 낙하산을 아이들을 위해 떨어뜨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