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교 입학을 앞둔 오정명(12·서울 방현초6)양은 요즘 겨울방학 공부계획을 짜느라 분주하다. 사교육 없이도 최상위권 성적을 유지하는 오양은 지금껏 방학 기간을 다른 누구보다 알차게 활용했다. "방학을 밀린 공부, 못한 공부, 보충해야 할 공부를 하는 시간으로 삼았다. 영어·한자 인증시험 등 구체적인 목표를 세워 실천했다"고 밝혔다. 이번 겨울방학에도 텝스 700점, 중국어 HSK 시험 5~6급을 목표로 공부계획을 세웠다. 고전소설 전집을 독파하는 등 독서도 충분히 하기로 마음먹었다. 수학공부 계획은 중학교 과정을 미리 살펴보는 등 예습 중심으로 짰다. 중학교에서 배울 학교 체육도 미리 기본기를 다질 예정이다.
공부환경이 크게 변하는 중학교 진학은 아이와 부모 모두에게 큰 부담이다. 그러한 부담을 선행학습으로 털어내려 하지 말고, 중학과정과 초등과정의 관계를 살피고, 학습계획과 방향을 정하는 것이 좋다. 과목별 공부계획을 짜면서 자신에게 맞는 학습법을 서서히 찾아나가야 한다. '중학생 공부혁명' 저자인 서울사대부속고 유미현 교사는 "방학이 2개월이라면, 전반부에는 초등 과정 복습, 후반부에는 국·영·수 주요과목 위주로 중학교 1학년 1학기 과정을 예습하라"고 조언했다.
국어
예비 중학생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독서'다. 유미현 교사는 "중학생이 되면 숙제, 수행평가, 내신 관리 등으로 독서시간이 부족하다. 겨울방학 동안 문학, 과학, 역사, 인문사회 등 다양한 장르의 책을 읽어두는 것이 좋다"고 강조했다. 특히 한국사와 세계사 책을 읽어두면 언어 사고력을 키우고, 사회·역사 과목을 공부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중학교 국어 과목에 도움이 되게 하려면 독서에도 전략이 필요하다. 현 예비 중학생은 7차 교육과정 개정판 국어교과서가 적용되는 첫 신입생이다. 검인정교과서 체제로 바뀌면서 학교별로 다른 국어 교과서를 사용한다. 2010년에 쓰일 23종 검인정 중1 국어교과서에는 178명 작가의 시, 시조, 소설 460여 편이 실려 있다.
구몬교육연구소 이순동 소장은 "일단 가장 많은 빈도로 작품이 실린 대표 작가의 작품을 읽고 경향을 파악해 두라"고 조언한다. 각 교과서에 작품이 10회 이상 수록된 작가는 시 부문에는 김소월, 윤동주, 김영랑, 박두진, 안도현 등이고 소설 부문은 허균(홍길동전), 박완서, 황순원, 심훈 등이다. 이 작가들의 작품을 미리 읽어두면 국어 시간이 즐거워질 것이다.
또 국어과목에 딸린 생활국어 과목은 미리 예습해 두자. 생활국어는 대개 수업에서 한 학기에 한두 단원만 다루고 시험을 보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생활국어에 나오는 어법이나 국어 지식에 대한 상식을 넓혀 놓으면, 고등학교 언어영역 공부에 큰 도움이 된다.
수학
중학교 수학은 초등학교보다 개념설명이 까다롭고, 문제 유형도 다양하다. 초등 수학을 체계적으로 잘 다져놓지 않은 학생이라면 중학교에서 갑자기 어려워진 수학 때문에 당황할 수도 있다. TMD교육그룹 오혜정 컨설턴트는 "겨울방학 동안 초등 수학 과정에서 부족한 부분, 즉 '빠진 벽돌' 채우기를 반드시 해두는 것이 좋다"고 지적했다.
'빠진 벽돌 채우기'는 교육과정평가원 홈페이지에서 초등학교 수학 체계표를 뽑는 것으로 시작한다. 여기에 형광펜으로 자신이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에 색칠해 보자. 이렇게 하면 부족한 부분이 의외로 많이 보인다. '다른 아이들은 다 앞서 나가는데 우리 아이만 뒤처지는 것은 아닐까?' '시간이 너무 많이 걸리지는 않을까?' 하고 조바심이 날 수도 있다. 하지만 수학은 빠진 벽돌을 채우지 않으면 실력이 향상되지 않는다. 또 빠진 벽돌이 아무리 많다고 해도 하루에 한 단원씩 채워나가면 2주 정도 걸린다. 빠진 벽돌 채우기는 기본 개념을 착실히 다져주는 교과서를 활용하면 좋다.
빠진 벽돌 채우기가 끝나면 EBS 예비 중학 프로그램 등을 이용해 중학교 1학년 1학기 수학 내용을 예습한다. 특히 첫 단원인 집합에서 개념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 '중학교 수학은 어렵다'고 선입견을 가지면, 흥미를 완전히 잃는 경우도 생긴다. 선행학습 진도에 집착하지 말고, 확실히 이해할 수 있을 때까지 교과서나 개념서를 반복해 읽어 보자. 개념이 요약 정리된 문제집을 보는 것보다 수학 교과서가 훨씬 효과적이다. 교과 관련 책을 읽으면서 개념 이해를 돕는다.
영어
영어는 기초문법과 교과서 수준의 단어를 확실히 익혀둔다. 중학교에서 필요한 단어는 1000~1500개. 방학동안, 500~900개 단어를 목표로 삼아 하루 5~10개씩 꾸준히 암기한다. 한 단어를 장시간 쓰고 외우기보다 한 번 철자와 의미를 익히고, 시간 간격을 뒀다가 반복해서 외운다. 문법은 가장 쉽게 읽히는 기초문법서를 골라 하루 2장씩 꾸준히 공부한다. 영어에 자신 있다면 원서로 된 기초 문법 교재를 활용하는 것도 좋다. 원서 문법 교재는 가장 쉽게 문법을 체계화할 수 있도록 구성됐기 때문이다. 문법을 공부하면서 교재 단원별로 예문을 만들어 본다. 이때 자신이 외운 단어장 속 단어를 활용하면 한 번에 두 가지 공부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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