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의 스펙 만들기가 유행이라 한다. 스펙(specification)은 주로 대학생들이나 취업 준비생 등 직장을 구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학력·학점·토익 점수 따위를 합한 것을 이르는 말로써, 그 사람의 포괄적인 '능력(Capability)'을 일컫는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국내의 중고등생, 심지어는 초등학생들 사이에서도 스펙관리의 열풍이 불고 있다. 명문 대학에 들어가기 위해서는, 내신 관리 및 수능 고득점과 더불어 스펙관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입학사정관 제도를 채택하는 대학이 늘어나면서, 스펙관리의 바람은 점점 거세질 전망이다.
취험준비생들의 스펙이 주로 점수와 학력을 의미하는 것이라면, 중고생들의 스펙은 각종 경시대회의 수상 경력 및 자원봉사활동, 캠프참여 및 리더쉽 배양 활동 등을 총체적으로 일컫는다.
학생의 성적표와 수능점수, 즉 '숫자'만으로 평가하기 힘든 잠재력과 다양한 활동 등을 고르게 평가해 우리 사회를 이끌어 갈 진정한 인재를 선발하고자 하는 좋은 의도에서 시작된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그 결과는 그리 바람직해 보이지 않는다.
필리핀 등 해외로의 봉사활동이 좋은 스펙을 만들 수 있다는 의견에, 중고생들이 우르르 필리핀 봉사캠프로 몰린다. 스펙 만들기에 가장 대표적인 수단인 각종 경시대회는 초등생부터 고등생까지 높은 경쟁율을 보이고 있으며, 대학입시의 수단으로 그 의미가 변질돼 버린 듯 하다.
요즘 들어 큰 관심을 받고 있는 국제 특목고인 IB학교(International Baccalaureate)의 경우, 그 커리큘럼 속에 이미 학생들의 사회 봉사 활동 및 예술, 체육 활동이 포함돼 있다. 또한 굉장한 양의 독서와, 그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정리하는 작문, 그리고 그 내용에 대한 서로의 의견을 나누어보는 토론 수업이 커리큘럼의 상당부분을 구성한다. 학생들은 그 과정에서 '스스로 생각하는 힘'을 기른다. 또한, 다른 사람의 의견을 경청하고, 바르게 비판하는 방법, 사회의 여러가지 이슈에 대해 고민하고 또 소외계층을 위해서 자신들이 어떻게 참여할 것인가를 결정한다.
따라서, '다양한 면에 고르게 유능한 세계적인 인재 양성하기'를 목적으로 하는 IB 커리큘럼은 요즘 한국의 부모들이 갈구하는 스펙만들기를 학교 내에서 채워줄 수 있는 셈이다. 이것이 바로 IB 졸업생들이 전세계 명문대학의 환영을 받고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외교관 자녀들을 위한 특수학교로 유럽에서 처음 시작된 IB학교는 오늘날 전세계 134개국에서 약 2600개의 IB학교가 운영되고 있다. 국내에서는 서울 외국인학교와 대전 국제 크리스천 아카데미, 부산 국제고등학교에 이어, 최근에 수원국제학교가 IB학교로 공식 인증을 받았다. 이상의 학교들은 외국 여권을 소지하고 있거나 3년 이상의 해외 체류 경력이 있어야 입학이 가능하다.
국제 특목고라는 이름으로 더 익숙한 이 과정은, 전세계적으로 인정받는 고등학교 학위과정이다. 스위스 제네바에 위치한 IBO(International Baccalaureate Organization)의 까다로운 통제 하에 전세계에서 동일한 커리큘럼으로 학생을 가르치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www.ibo.org'에서 확인할 수 있다.
많은 학생들이 대학을 종착점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대학에 들어가는 것은 종착점이 아니라, 진정한 학업을 위한 시작일 뿐이다.
따라서, 명문 대학에서는 이미 많은 학업을 통해 넓은 지식을 지닌 학생도 좋지만, 조금 적은 지식을 가졌더라도 많은 가능성과 잠재력, 생각하는 힘을 지닌 학생들을 선호하고 있다.
아직 어린 십대들에게 외국의 학업환경을 권하고 싶은 이유는, 이런 잠재력을 키우는 교육환경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반 고등학교의 커리큘럼보다는 IB의 교육과정이 학생의 잠재력 개발에 더 효과적이라는 의견이 많은 지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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