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2월 11일, 서울대 수시전형 최종 합격자가 발표되자 서울 한영고에서는 함박웃음이 터져 나왔다. 지역균형선발 2명, 특기자전형 6명 등 총 8명의 합격자가 나왔기 때문이다. 이정렬 교장은 "체계적인 수준별 수업과 심화수업, 철저한 진학지도 등 꾸준한 노력 덕분에 좋은 결과를 얻었다"고 평했다.
◆구청과 연계한 인재육성 프로그램 등 교육 내실화 다져
한영고의 성공은 하루 이틀 만에 이뤄진 것이 아니다. 1학년 입학 직후부터 대입을 염두에 두고 계획을 세워 3년 간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실시한 덕분이다.
먼저 기본교과의 수준별 수업을 체계적으로 실시했다. 1학기(1차, 2차), 여름방학(1차, 2차), 2학기(1차, 2차), 겨울방학(1차, 2차) 등 총 8단계로 나눠, 전 학년이 수준별 수업을 들을 수 있다. 수준별 수업은 내신성적에 따라 반을 편성한다. 방과 후 수업 역시 최상위반, 상위반, 중하위반, 하위반으로 구성했다. 상위권 학생을 위한 심층심화반도 따로 운영하고 있다. 80명을 선발해 20명씩 4개 반을 구성해 언어, 수리, 외국어(텝스) 등을 지도한다. 지역균형선발로 서울대 의예과에 합격한 3학년 윤원건군은 "중학교 때 과학고 입시를 준비하다가 마음을 바꿔 일반고에 진학했다. 고1 초반엔 불안한 마음도 있었지만, 1학기가 지나면서 성적이 오르기 시작했고 학교 프로그램의 도움을 받아 목표인 서울대에 갈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다"고 전했다.
3학년 1학기부터는 학생 수준과 목표에 맞는 진학지도를 시작한다. 대학별 심층 논구술반을 운영해 사교육을 받지 않고도 목표대학에 합격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는다. 상위권 학생은 물론 중하위권 학생을 위한 인·적성고사 대비반까지 편성했다. 올해 내신 6등급인 학생이 경기대 관광학부 수시 전형에 합격했을 정도로 효과를 톡톡히 봤다. 대학별 심층 논구술반은 주로 놀토에 실시해 하루 4시간씩 집중 수업했다. 이 교장은 "각 대학별 고사를 철저히 분석해 교사들이 자체 제작한 교재로 지도한다. 통합형 논술에 대비해 국어·사회·과학 등 여러 과목 교사가 함께 수업한다"고 전했다.
서울대 농경제사회학부에 합격한 3학년 이정훈군은 "놀토와 고3 여름방학 동안 논술수업을 꾸준히 들으면서 수능공부에 지장을 받지 않고 논술 대비를 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올해는 좀더 수준 높은 교육을 위해 서울 강동구와 손잡았다. 구청의 지원을 받아 '수학·과학 인재육성 프로그램'과 '명문대 진학 인재육성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수학·과학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수학·과학에 재능 있는 1~2학년 학생 30명을 선발해 창의력 및 탐구 능력을 키워주는 영재 수업이다. 수학Ⅰ·Ⅱ, 과학Ⅰ·Ⅱ 과정과 대학별 고사는 물론 경시대회와 올림피아드 준비까지 책임진다. 전직 과학고 교사로 구성된 영재교육 전문 강사를 초빙한다.
명문대 진학 인재육성 프로그램은 3학년 가운데 수시모집(서울대 지역균형·특기자전형 중심) 1단계 합격자 및 정시 전형(서울대 중심) 지원 희망자를 대상으로 한다. 20명이 넘는 교내외 전문 교사진이 수준 높은 심층구술 및 논술 수업을 진행했다. 사교육을 받지 않고 특기자전형으로 서울대 생명과학부에 합격한 3학년 이주형군은 "학교에서 구술시험에 대비해 들은 생물 강의가 큰 도움이 됐다. 실제 시험처럼 선생님이 낸 기출·예상문제에 답해 본 뒤 선생님이 쓴 답안과 비교해보며 공부했다"고 밝혔다.
◆아침독서, 논술의 날 등 교육 프로그램을 3년 간 꾸준히 실천
한영고 학생들은 아침마다 15분씩 독서시간을 갖는다. 각 교과 교사들은 효과적인 독서를 위해 매일 5분씩 아침독서 방송을 한다. 독서방송은 추천도서와 독서 포인트, 저자의 집필배경, 좋은 문장, 시사이슈와 교과 내용을 연결한 내용으로 이뤄진다. 독서기록장을 쓰고, 이를 모아 독서경진대회를 열어 시상도 한다. 김운 연구부장은 "아침독서로 어수선한 아침에 면학 분위기를 조성할 뿐 아니라 고교 3년간 꾸준히 읽고 쓰는 습관을 자연스럽게 길러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동아리 활동도 활발히 이뤄진다. 올해 특기자전형으로 사회과학계열에 합격한 3학년 유영석군은 3년간 시사경제동아리에서 활동했다. 유군은 "동아리에서 경제독서신문을 발행한 것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 책을 읽고 기사나 사설을 쓰기도 하고, 직접 저자 인터뷰까지 하면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매년 12월에 1~2학년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논술의 날'도 있다. 김 연구부장은 "학년말 기말고사가 끝나면 분위기가 해이해지곤 한다. 이를 바로잡고 논술에 대한 흥미를 일깨우기 위해 이틀간 논술 수업을 실시한다"고 전했다.
이정렬 교장은 "특목고, 자사고, 자율도 등 여러 학교가 있지만, 한영고는 일반고로서 이런 학교를 능가하는 자녀를 믿고 맡길 수 있는 학교로 거듭날 것"이라고 비전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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