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론·글쓰기 교육 강조… 꿈 펼치는 밑거름이죠"
조선일보 | 오선영 맛있는공부 기자
美 최고 명문고 밀턴 아카데미 토드 블랜드 교장
신입생 위한 '라이팅 프로그램' 운영
학생 주도의 장기 과학 연구도 활발
그룹으로 문제 풀며 '팀워크'도 익혀
"밀턴 아카데미에서는'성공'이라는 말의 범위를 한정 짓지 않습니다. 학생들에게 의사나 변호사가 되라고 하지 않아요. 밀턴 학생들은 영화감독이나 미술가, 음악가가 될 수도 있죠. 학생들이 각자의 개성과 재능, 꿈에 맞춰 성장하며 자신이 원하는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는 밑바탕이 돼 주는 것이 밀턴 아카데미의 교육목표 중 하나입니다."
미국 동부의 명문 사립고등학교로 손꼽히는 밀턴 아카데미(Milton Academy)의 토드 블랜드(Todd B.Bland) 교장은 밀턴 아카데미의 교육목표를 이렇게 설명했다. 그는 아시아 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찾았다. 지난 4년간 졸업생 중 115명 이상이 하버드·예일 등 아이비리그 대학에 진학하고, 120명 이상이 조지워싱턴·조지타운·터프츠 등 미국 최상위 명문대에 합격한 밀턴 아카데미의 교육적 힘은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밀턴 아카데미는 문학 교과가 우수하며, 특히 학생들의 글 실력이 돋보이는 것으로 유명하다. 블랜드 교장은 "아이비리그 대학들이 '밀턴 출신 지원자들의 자기소개서는 매우 아름답다'고 칭찬할 정도"라고 자랑했다. 이는 읽기, 쓰기를 매우 중시하는 교육방식 덕분이다. 밀턴 아카데미는 고교 신입생을 위한 라이팅 프로그램(writing program)을 운영하고 있다. 주 2회씩 영문법을 배우고, 교사 1명당 학생은 12명 미만으로 반을 구성해 유명 작가들의 글을 분석하며 글쓰기 방법을 배운다. 창의적인 글쓰기, 시, 저널리즘 등 다양한 종류의 글쓰기 수업이 진행돼 자신이 좋아하는 형태를 선택해 배울 수 있다. 블랜드 교장은 "글쓰기는 자신의 생각을 빠르고 정확하게, 아름다운 문장으로 전달할 수 있는 능력이다. 사회에 나갔을 때 어떤 분야에서 일하든,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을 잘해야 최고가 될 수 있기 때문에 글쓰기 교육을 강조한다"고 말했다. 역사, 사회과학 등 다른 과목 역시 12명 이하 학생으로 구성된 반에서 원탁에 둘러앉아 토론식 수업을 받는다.
최근 밀턴 아카데미가 중시하는 교육 중 하나가 바로 '과학' 분야이다. 학생들이 과학을 더욱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도록 연구실과 실험실을 갖춘 과학관(Pritzker Science Building)도 신설했다. 블랜드 교장은 "과학 수업에서 교사는 학생들에게 이론을 가르치고 문제를 제시할 뿐, 문제의 답이나 해결방법은 학생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밀턴의 과학교육 시설이나 수업방식은 대학에서도 탐낼 정도예요. 연구실에서 학생 주도적으로 하나의 과제를 장기간 연구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습니다. 또 혼자가 아니라 3~4명이 팀을 이뤄 함께 문제를 풀어나가야 합니다. 자신의 생각과 지식을 친구와 나누며 협력하는 '팀워크'를 키우기 위해서죠. 이런 교육 덕분에 올해 졸업생 중 4명이 MIT 수시전형에 합격했습니다."
이런 교육 시스템은 뛰어난 교사들이 있기에 가능했다. 교사 대부분이 미국 명문대 출신이며, 85%가량이 석사 학위 소지자이다. 교사와 학생의 비율도 1:5 정도로 아주 적어 학생 개개인과 밀접한 관계를 유지하며 지도할 수 있다.
"밀턴은 교사와 학생이 어떤 관계를 유지하느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기숙학교이기 때문에 교사가 부모, 지도교수의 역할까지 해야 하죠. 그래서 교사를 선발할 때는 가르치는 분야의 전문지식을 갖췄는지, 교육과 자신의 전공 분야에 얼마나 열정이 있는지, 학생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등을 중요하게 평가합니다. 평생 기숙사에서 학생들과 같이 생활하는 교사들이 있을 정도로 학교와 학생에 대한 교사들의 애정이 높습니다."
교육으로 유명한 도시 보스턴과 8마일 거리에 있는 점도 밀턴 아카데미의 장점이다. 하버드· MIT 등 세계적인 명문대학과 교류할 수 있기 때문. 학교에서 뒷받침하기 어려운 수업들은 보스턴 소재 대학에서 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돼 있다.
밀턴 아카데미는 재학생의 11%가량이 외국인 학생이다. 전 세계 20여 개국에서 온 학생들이 함께 어울려 생활하고 공부하면서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밀턴 아카데미에 대한 한국 학생들의 관심도 점차 늘어 지난 10년간 매년 110~170명의 학생이 입학원서를 제출했다. 지난해에는 110명가량이 지원해 9명이 합격하고, 5명이 등록했다. 블랜드 교장은 "밀턴 아카데미는 학업에 대한 열정이 넘치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는 용기가 뛰어난 한국 학생들을 높이 평가한다. 아시아국가 중 처음으로 한국을 방문한 것 역시 우수한 한국 학생들을 만나보고 싶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밀턴 아카데미는 공부에 열정을 가진 학생, 새로운 것에 도전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 학생, 교실 밖에서는 선한 마음과 남에 대한 배려심을 갖춘 학생을 원합니다. 밀턴 아카데미에 진학하고 싶은 학생이라면 입시에만 집착해서 지나치게 스트레스받지 말고, 우선 자신이 속해 있는 교육환경에서 최선을 다하세요. 또 자신을 속이거나 너무 많은 것을 보이려고 애쓰지 말고, 있는 그대로 솔직한 모습을 자기소개서에서 보여주세요. 학부모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과 아이가 해야 하는 역할이 따로 있어요. 자녀에게 지나친 압력을 주지 말고, 균형을 잘 잡아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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