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2013학년도 서울대 입시전형 분석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12. 2. 16. 21:17

 2013학년도 서울대 입시전형 분석

조선일보 | 남윤곤 메가스터디 입시평가연구소 팀장

2012.02.15 13:54

수시 지원 6회로 제한… 서울대는 수시 비중 20% 늘려

2013학년도 대학입시에선 수시모집 지원 횟수가 6회로 제한된다. 이 같은 변화 때문에 2012년 2월 현재 서울대만이 주요 대학 중 유일하게 2013학년도 대입전형계획을 발표했다. 가장 큰 특징은 수시모집 선발 비율을 지난해보다 크게 확대한 점이다.

◇수시모집 비중, '61%→79%'로 대폭 확대

서울대는 "2013학년도 대학입시에서 수시모집의 규모를 전년도 60.8%에서 79.4%로 대폭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전체 정원 3124명 중 수시모집에서 지역균형선발전형으로 748명(23.9%), 지난해 특기자 전형의 명칭을 변경한 일반전형으로 1733명(55.5%)을 각각 선발하고 나머지 643명(20.6%)은 정시모집에서 선발할 예정이다. [표1]

특히 전년도 특기자 전형은 수시모집 확대에 따라 명칭이 '수시일반전형'으로 변경되면서 정원이 대폭 늘어났다. 단과대별로 살펴보면 음대와 미대는 전체 모집인원을 수시일반전형으로 모집하며 윤리교육과·국어교육과(이상 인문계열), 수의예과·화학부·지구환경과학부·건설환경공학부·건축학과(이상 자연계열)도 수시에서만 선발할 예정이다. 또한 인문계열 정시모집 선발 인원은 192명 감소(수시 지역균형선발 29명, 일반 전형 163명 증가)했으며, 자연계열은 194명 감소(수시 지역균형선발 1명, 일반 전형 193명 증가, 의예과 제외)한 291명만을 선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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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과별로도 상당히 큰 편차를 보인다. 전체 135명을 선발하는 경영학과와 157명을 선발하는 자유전공(인문·자연)은 선발 인원에 변화가 없다. 반면, 인문계열에서 가장 많은 인원을 선발하는 사회과학계열의 경우엔 정시 선발 인원이 86명이나 줄어들어 58명만 선발할 예정이다. 자연계열에선 33명이 줄어든 공학계열이 가장 많이 감소했고 수의예과·지구환경과학부·건설환경공학부·건축학과·수학교육과 등은 정시 선발인원이 없다.

◇수시 합격자 중 상당수는 수능 고득점자

수시모집은 여러 가지 전형 요소를 종합적으로 검토하기 때문에 정시모집에서보다 대학별 인재상과 특성에 맞는 신입생을 선발할 수 있다. 하지만 각 대학에서 수시 선발 인원을 늘리는 가장 큰 이유는 우수한 학생을 '선점'하기 위해서다. 수시모집에 합격하면 등록 여부에 관계없이 정시모집 지원이 불가능하다. 따라서 각 대학은 수시모집을 통해 경쟁 대학보다 우수한 학생을 먼저 확보하기 위해 다양한 전형으로 신입생을 선발한다. 대부분의 수험생은 수시모집의 선발 인원 증가가 정시모집 인원의 감소로 이어지므로 결과적으로 정시의 문이 좁아지고 합격선이 올라갈 것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이로 인해 정시 합격선이 반드시 상승한다고 단정하긴 어렵다. 수시모집 합격자 중 상당수가 수능 고득점자이기 때문이다.

서울대 인문계 수시 합격자 절반'수능 상위 0.5%'

메가스터디 회원을 대상으로 과거 3년간 주요 대학 수시 합격자의 수능 성적을 조사한 결과, 상당수의 고득점자가 수시에 합격해 정시 지원에 도전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상위권 대학인 서울대·연세대·고려대 합격생 중 인문계는 수능 상위 누적 1~2%, 자연계는 수능 상위 누적 4~9%에 해당하는 학생이 합격생의 50% 정도를 차지했다. 특히 2011학년도 서울대(인문)는 합격자의 48.1%가 수능 상위누적 0.5% 이내의 최상위권 학생이었고 연세대(인문)도 59.3%가 상위누적 1% 이내였다. [표2]

기사 이미지 주)누적 합격생 인원은 (인문계)언어·수리 ‘나’형 외, (자연계)언어·수리 ‘가’형 외 백분위 합산 성적 기준

이처럼 수시에서 수능 고득점자가 빠져나가는 건 수시모집에서의 수능 비중이 높기 때문이다. 서울 주요 대학을 중심으로 일반전형에서 수능 우선선발을 하고 수능 최저학력기준을 엄격하게 적용하는 경우도 많아 수시에서 수능의 비중은 상당히 큰 편이다. 더구나 서울대는 수험생이 가장 선호하는 대학이기 때문에 수시 지원자의 대부분이 수능 우수자다. 따라서 수능 성적이 우수한 수험생 중 상당수가 서울대를 비롯한 최상위 대학에 이미 합격하게 되는 것이다. 더욱이 수시 합격자 중엔 정시모집에서 수시에 합격한 대학보다 더 상위 대학으로 진학할 수 있는 수준인데도 정시 지원이 제한됨에 따라 원래 자신의 성적보다 더 낮은 대학에 갈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하기도 한다. 특히 수능 이전에 대부분의 인원을 선발하는 연세대 합격생 중엔 정시에서 서울대에 진학할 수 있는 수험생의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정시 지원자에겐달라진 수시 정책이 '약' 될 수도

수능 성적 우수자의 상당수가 수시모집 우선 선발에 합격하거나 자신의 수능 성적보다 낮은 대학에 합격해 정시 지원의 기회를 상실한다. 이는 곧 수시에 불합격한 학생이나 정시모집에 무게 중심을 두고 지원하는 학생에게 오히려 유리한 환경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2012학년도 정시모집에서 서울대 사회과학대, 연세대 경영학과, 고려대 경영대학 등 최상위 대학의 주요 학과는 예상 배치 점수보다 매우 낮은 합격대를 형성했다. 수시에서 수능 상위권 학생들이 상당수 이탈했지만 대부분의 지원자가 '수능이 너무 쉬워 누적된 고득점자 인원이 많을 것'이란 생각 때문에 최상위 학과에 지원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시모집 시기엔 수시에서 꽤 많은 수능 고득점자가 이탈했는데도 단순히 본인의 상위누적 비율만을 생각해 최상위 학과 지원을 기피하는 지원자가 적지않다. 요컨대 수시모집 선발 비중이 계속 확대되더라도 정시모집 합격선은 크게 변화하지 않는 게 정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