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설을 맞아 주부 756명을 대상으로 명절에 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장보기 비용부터 주부들이 가장 힘들어하는 음식 만들기와 뒤처리까지, 그녀들의 명절 나기 고민을 들어봤다. 그리고 전문가들의 조언과 한식 셰프가 제안하는 설 코스요리를 통해 똑똑하게 설 명절 보내는 비법을 담았다.
맞벌이 주부든 전업주부든 명절이 되면 며느리들은 육체적으로 심리적으로 힘들게 마련이다. 가장 힘든 것은 한 번에 많은 음식을 만드는 일. 게다가 가족과 친지가 한데 모여 음식을 만들다 보면 끼니마다 상을 차리고 설거지 하는 일만 해도 여간 번거롭지 않다. 이럴 때는 며느리들이 음식을 분담해 각자 집에서 만들어 모이면 주부들의 명절 스트레스를 줄일 수 있다고 요리 파워 블로거 윤희정 씨는 조언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족이 모여 오순도순 요리하는 재미가 못내 아쉽다면, 한 끼 정도는 명절 음식이 아닌 다른 음식을 함께 요리해 먹는 것도 방법. 혹은 남은 명절 음식으로 탕을 끓이거나 고추장 등 매운 양념을 더하는 식의 간단한 방법으로도 색다른 요리를 만들어 도란도란 즐길 수 있다.
명절 장보기 중 비용을 가장 많이 차지하는 품목은 쇠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등 육류라는 대답이 58.6%로 제일 많았다. 그 다음 과일류가 16.1%로 뒤를 이었다. ‘명절 특수’라는 말도 있듯이 명절이 가까워질수록 식재료의 가격은 계속 오를 수밖에 없다.
품목에 따라서는 미리 구입해두는 것도 해결책이다. 구입 후 손질해서 냉동 보관해두면 가격 부담이 훨씬 줄어든다. 고품질의 식재료를 구입하고 싶다면 각 지방 특산품을 온라인이나 전화 예약으로 구입해둔다. 특히 가격이 비싼 쇠고기의 경우 축협이나 농업회사 법인 등을 통하면 믿을 수 있는 식품을 보다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입할 수 있다.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김해축협(www.gayagogi.co.kr), 농업회사법인 ㈜다비육종(www.darby.co.kr), NH 참예우(www.chamyewoo.com), 대관령한우타운(www.no1hanwoo.com), 논산계룡축산농협(nonsanch.com) 등이 있다. 과일은 청송사과유통공사(u.csapc.kr), 상품의 배를 판매하는 현명농장(www.hmfarm.co.kr), 안성맞춤거래장터(www.anseongfarm.com) 등을 이용하면 산지에 직접 찾아가는 수고를 덜 수 있다. 이 외에 지자체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쇼핑몰 역시 좋은 품질의 제품을 착한 가격으로 공급한다. 직접 눈으로 보고 구매하고 싶다면 양재동 하나로마트나 농수산물시장처럼 전국 각지에서 물량을 공급받는 곳을 이용한다. 일반 마트에 비해 품목이 다양하고 가격도 저렴하다. 재래시장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 재래시장은 가격이 특히 저렴하기 때문에 지방에서 차례를 지내는 경우 서울에서 장을 봐가지 말고 지역의 재래시장을 이용하도록 한다.
“명절 일주일 전에는 손이 많이 가는 탕국용 고기나 생선 등을 미리 사서 손질한 뒤 보관하세요. 생선은 소금으로 간해두시고요. 5일 전에는 곶감, 북어, 건나물(고사리, 토란대 등)을 구입해 냉동 보관해두면 좋아요. 한과, 약주, 당면, 부침가루, 식용유, 간장, 설탕 등 바쁜 명절 당일에 쉽게 동이 나거나 빠뜨리기 쉬운 것들, 실온 보관이 가능한 재료들도 파악해 사다놓습니다. 2일 전에는 닭고기나 전을 부칠 때 사용하는 다짐육과 달걀 등을 구입하고, 설 전날에는 신선도가 중요한 나물류(시금치, 무, 숙주 등)를 구입합니다. 채소류는 미리 구입해놓으면 물러지고 손질이 어려워져요. 두부, 마늘, 고추, 파 등의 양념거리 역시 전날 잊지 않고 구입하는 것이 좋습니다. 단, 마른 고사리와 도라지 등의 나물은 제철일 때 여유 있게 구입해 두었다가 냉동해두세요. 명절날 요긴하게 쓰일 거예요.” -김지영(요리연구가)
정부에서 인증한 지자체 쇼핑몰 리스트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농수산물사이버거래소 www.eatmart.co.kr
농협유통 www.nh-hanaro.com
수협중앙회·수협바다마트 www.suhyup.co.kr
산림조합중앙회 www.sanrim.com
경기사이버장터 kgfarm.gg.go.kr
강원마트 www.gwmart.kr
청주하나로클럽·농협충북유통 www.hanaroutong.co.kr
아라유 농사랑·충남 농사랑 www.nongsarang.co.kr
전라북도 거시기장터 www.jbplaza.com
남도장터 www.jnmall.com
경북고향장터 사이소 www.cyso.co.kr
e-경남몰 www.egnmall.net
전류는 색이 일정하지 않고, 다져넣은 고기의 육즙이 흘러나와 까맣게 탈 때가 많아요. 고운 색으로 정갈하게 전을 부치고 싶다면 한쪽 면에 밀가루를 입히고 달걀물을 씌운 뒤 2~3분 정도 앞뒤로 지지면 됩니다. 이때 중간 불을 유지해야 타지 않고 색이 예뻐요. 단, 약한 불에서 전을 부치면 기름이 재료에 많이 흡수되어 맛이 떨어집니다. 한편 쇠고기를 다지고 양념해 동글납작한 완자 모양으로 빚은 다음 자잘한 칼집을 넣어 만드는 섭산적은 고기와 두부를 고루 섞어서 많이 주물러 치대야 표면이 매끈하고 맛이 부드럽습니다. 일반 산적을 만들 때 고기는 힘줄이 없는 부위를 선택하세요. 배 같은 과일을 갈아 넣으면 식감이 훨씬 부드럽고 좋아진답니다.
명절에 빠지면 섭섭한 식혜는 밥알이 너무 많이 떴을 때 건지면 자칫 신맛이 날 수 있어요. 밥알이 7~8개 정도 떠오르면 체에 밭쳐 밥알을 건지고 식혜물을 받아두도록 합니다.” -윤숙자(㈔한국전통음식연구소 소장)
우선 기름이 튀지 않으면서 깔끔하게 전을 부치고 싶다면 불 조절이 중요하다. 센 불보다는 중간 불에서 은근하게 부친다. 고기나 채소가 들어가는 전들은 소금 간을 제일 마지막에 해 재료에서 물이 생기지 않게 한다. 전을 부치기 전에 물이 생기면 기름이 많이 튀기 때문이다.
전류 중 재료 손질할 게 가장 많은 것은 동그랑땡이다. 아이디어 넘치는 조리도구를 활용해 만들어보자. 두부의 물기를 제거하는 것과 채소 다지는 것이 가장 번거로운데, 먼저 두부는 포테이토 라이서에 얇은 천을 한 장 깔고 두부를 올려 위아래 손잡이끼리만 맞닿게 누른다. 두부가 쉽게 으깨지고, 물기까지 제거된다. 당근, 애호박, 양파는 숭덩숭덩 썰어 이유식 만들 때 사용하는 미니 차퍼에 넣어 다진다. 양이 많다면 미니 프로세서를 이용해도 좋다. 요리연구가 이보은은 동그랑땡을 구울 때 기름을 두른 프라이팬 대신 광파오븐을 이용해보라고 조언한다. 올리브유를 섞은 빵가루로 동그랑땡에 옷을 입히면 기름을 따로 두르지 않아도 바삭하게 굽힌다고. 맛은 담백하고 칼로리는 낮아져 술안주와 아이들 간식으로 그만이다.
명절을 치르고 나면 남은 생선과 전, 과일들로 냉장고가 몸살을 앓는다. 자칫 잘못하면 냉동실에 얼려놓은 전이 다음 명절까지 계속 남아있게 될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버리자니 아깝고 음식물 쓰레기도 만만찮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여러 가지다.
일단 음식의 가짓수를 줄이고, 온 가족이 맛있게 먹을 수 있는 메인 메뉴에 중점을 둔다. 특히 국, 찌개, 전골 등 국물요리는 한 끼에 한 가지씩만 올린다. 상은 뷔페식으로 차리면 좋다. 반찬별로 큰 그릇에 담아 각자 먹을 만큼 덜어 먹게 하는 것이다. 위생적인 데다, 산처럼 쌓여있는 그릇들을 설거지하느라 고생하는 주부들의 수고를 덜 수 있고, 음식물 쓰레기까지 줄일 수 있어 일석삼조다. 이렇게 해도 음식이 남았다면 남아 있는 것들로 새롭게 요리를 한다. 생선전을 새콤달콤한 탕수소스로 버무리거나, 동그랑땡을 꼬치에 꿰고 매콤한 소스를 바르는 식이다. 느끼함이 사라져 술안주로도 그만이다. 남은 음식으로 전골을 끓여먹어도 별미다. 꼬치전, 잡채 등을 냄비에 둘러 담고 콩나물, 미나리, 매콤한 양념장을 넣기만 하면 시원한 국물 맛이 일품인 전골이 완성된다.
01 수시로 차 끓여내기 전과 고기를 많이 먹게 되는 명절에는 수시로 차를 마셔 느끼함을 없앤다. 차는 입안의 텁텁함을 제거해줄 뿐 아니라 몸속 지방까지 분해시켜준다.
02 전은 기름기 빼고 조리하기 전은 명절 내내 손님이 올 때마다, 끼니 밥상을 차릴 때마다 데워서 내게 된다. 하지만 이미 기름에 부친 것을 다시 기름에 올리면 음식에 흡수되는 기름이 많아져 맛이 없다. 이때는 키친타월 등을 이용해 기름기를 쏙 빼고 오븐이나 에어플라이어에 돌린다. 금방 만든 것처럼 바삭하고 따끈따끈하게 먹을 수 있다.
03 매콤한 소스 더하기 명절에는 오히려 매운 음식이 더 당긴다. 대부분의 명절 음식이 기름진데, 이것을 삼시 세끼 먹기 때문이다. 이때는 고추를 송송 썰어 넣은 양념장이나 매콤한 칠리소스, 고추장소스를 상에 함께 올리면 좋다. 시원하고 칼칼한 음식이 생각날 땐 집에서 평소 즐겨 먹는 찌개나 국을 끓여 한 끼 정도 곁들인다. 제철 동태에 시원한 무를 넣어 칼칼한 동태탕을 끓이거나 쉽게는 김치찌개, 된장찌개, 청국장 등을 끓인다.
04 밑반찬 미리 해두었다가 상에 올리기 장아찌나 게장 등을 넉넉하게 담가놓으면 명절 당일 따로 반찬을 만들 필요가 없다. 육류와 함께 먹어도 좋고, 특히 새콤달콤한 장아찌간장은 전이나 수육을 찍어먹는 장으로도 그만이다.
※ 본 기사에 실린 설문조사 자료는 1월 9일부터 14일까지 이지데이(www.ezday.co.kr)에서 실시한 온라인 설문조사의 결과로, 주부 756명의 응답을 집계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