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석 연휴가 지나니 저에게 다시 여유 시간이 생겼군요. 이 때를 위해 준비한 이벤트가 있었답니다. 아이들과는 보기 어렵고 남편과는 볼 시간이 없는 아내가 고민 차에 보고 싶었던 영화를 보기로 한 것이지요.
독립 영화 <원스,Once>를 보았답니다.
저는 뮤직영화를 특히 좋아합니다. 아일랜드에도 관심이 많았던 차에 극찬을 받고 있는 영화를 보고 싶은 마음을 그냥 둘 수 없어서 혼자 영화관으로 달려 갔어요. 압구정 CGV영화관에서 보았습니다. 할머니 두 분과 연인으로 보이는 몇 커플, 아침 시간에 영화보면 걱정될 나이의 젊은이 그리고 달랑 저 밖에 없더군요.
줄거리는 영화 소개 홈에 있는 것을 그대로 복사합니다.
거리에서 노래를 부르는 ‘그’. 그의 노래를 들으며 그 노래 속에 숨겨진 사랑의 아픔을 한눈에 알아보는 ‘그녀’와의 만남. 그의 음악을 응원해주는 그녀 덕에 그는 용기를 얻게 되고, 런던에서의 오디션을 위해 앨범을 녹음하기로 결심한다. “그녀가 만들어내는 피아노 선율이 나의 마음을 설레게 한다. 그녀가 부르는 노래가, 그녀가 만드는 음악이 나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음악을 통해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고 호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앨범이 완성 되는 만큼 서로의 매력에 빠져드는 두 사람. “그녀는 나의 노래를 완성시켜준다. 우리가 함께 하는 선율 속에서 나는, 나의 노래는 점점 그녀의 것이 되어간다.” 한 곡, 한 곡 완성되는 음악처럼 그들의 감정은 점점 깊어져 가고…
영화제 소개글
베이시스트 출신의 존 카니 감독과 영국의 실력파 인디밴드 더 프레임즈의 리드 보컬인 글렌 한사드, 그리고 더 프레임즈의 게스트로 앨범작업을 함께 한 체코 출신의 어린 소녀 마르게타 이글로바가 주인공으로 참여, 뮤지션 출신의 감독과 주인공들이 최고의 음악영화를 탄생시켰다. <원스>는 아일랜드의 더블린 거리를 배경으로 펼쳐지는 이국적인 영상미와, 이와 함께 어우러지는 감성을 자극하는 감미로운 음악으로 관객과 평단의 마음을 사로잡으며, 금세기 최고의 음악영화(by 시카고 트리뷴), 현대의 가장 위대한 뮤지컬영화 중 하나(by 빌리지보이스)라는 평을 얻으며 인디 음악영화계의 새로운 역사를 만들어 낼 보석 같은 영화로 주목 받고 있다.
영화를 보는 동안 여러 생각을 하게 되었습니다.
1) 왜 제목이 원스(Once)일까?
누구나 꿈을 안고 사는 것 아닌가요? 세월과 주변 사정 때문에 접고 접고 접어 꼬깃하게 접다보면 작아진 그 꿈을 어디에 두었는지 모르고 삽니다. 세상과 타협하고 가족과 살아가기 위해 자신의 꿈은 포기하게 되는 것이 평범한 삶이 아닐까요? 하지만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을 하다 보면 어느 날... 무심코 운명이 나에게 노크를 하네요.
세상에 받은 상처 때문에 사람 믿는 것을 두려워하고 친절과 관심을 삐딱하게 볼 수 밖에 없었던 어찌 보면 성공할 가능성이라고는 조금도 없어보이던 사람에게도 행운의 기회가 주어집니다. once!!
2) 자신이 만든 노래를 들어주는 사람들
주인공이 파티가 있다고 해서 따라 가보니 음악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이네요. 저는 시를 짓는 사람들의 모임에는 참석한 적이 있지만 자신의 노래를 만들고 그것을 들어 주는 친구들을 가진 적이 없었네요.
정말 무슨 노래가 저래하는 생각이 들지만 그 사람의 성의를 봐서 심각하게 들어주고 박수쳐 주는 친구들이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3) 거리의 악사에 대한 생각
거리의 악사인 주인공이 만든 곡을 녹음하기 위해 실력이 조금 부족해 보이는 어설픈 악사들이 돕기로 합니다. 처음에는 걱정이 되기까기 했는데 서로 도와가며 이룬 작품이 너무 아름다웠습니다.
4) 가난한 가수에게 은행 융자를 해주다니요!
정말 상상할 수 없는 일입니다. 가진 것이 없는 거리의 악사가 자신의 곡을 녹음하기 위해 은행에서 융자를 받겠다고 생각하는 발상부터 놀라웠습니다.
은행가도 음악을 사랑한 사람이었더군요. 그 자리에서 자신도 보컬을 했었다며 기타치며 자신의 음악을 들려주다니... 놀라웠습니다.
5) 불장난으로 끝나지 않는 결말
서로 격려해주며 음악 녹음을 끝내는 동안 주인공들은 특별한 동지애와 애뜻함을 가지게 됩니다. 남들 만큼 가지지 못해도 조그만 일에도 행복을 찾아내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며 영화를 보는 내내 마음이 촉촉했습니다.
무언가 두 사람을 합쳐 줄 것 같았지만 서로의 능력을 인정해 주고 격려해주는 좋은 친구로 남기로 하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
잔잔한 감동, 살면서 한번쯤 있을 것 같은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는 영화였습니다.
음악을 들을 수 있는 블러그가 있네요. 한번 방문하셔서 들어 보세요. 영화를 보았다면 장면 장면이 떠오르겠지만 보지 않으셨더라도 너무 아름다운 음악이랍니다. http://blog.naver.com/once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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