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는 재미

요즘 이렇게 살고 있습니다.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3. 20. 11:10

요즘 KBS2TV 수목 드라마 '쾌도 홍길동' 폐인입니다.

 

이런 증상은 MBC 드라마 '다모' 이후 생긴 것이지요.

 

대사 하나하나 되새기고 OST 음악을 거의 하루 종일 들으며 드라마 속 이야기들을 상상하는 증상이랍니다.  허구의 세계지만 친구 얘기처럼 같이 웃고 울고 하다보면 즐겁고 행복하기 때문이지요. 이제 끝 날때가 다 되어가는데 무슨 낙으로 사나~~

 

어제 '학부모간담회'갔었습니다.

담임선생님 얼굴 한번 보고 올 한해 동안 우리 아이와 궁합맞아 잘 지내실까 궁금해서 가보는 것이지요. 이제 작은 아이도 초등학교 6학년이 되었네요. 올해 첫 담임을 맡은 선생님께 가장 중요한 시기인 6학년을 맡기게 되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한 줄은 여자 아이, 한 줄은 남자 아이 엄마로 나누어 앉았는데 대부분 남자 아이 엄마들이 오셨더군요. 저도 처음 그 귀한 남자 담임선생님께 배우게 되어 살짝 기대반 걱정반 되었거든요. 엄마 마음은 다 그런가봅니다.  

 

처음 담임을 맡아 학부모님들을 만나니 살짝 긴장하시고 계셨어요. 치맛바람으로 유명한 학교의 학부모라 긴장이 되셨겠지요. 선생님께서 학급운영에 대해 설명해주시고 아이들을 대하는 자세에 대해 얘기해 주셨어요.

 

교육상담, 인지과학 공부도 하시고 영어며 프레젠테이션 교육도 강화하여 아이들에게 도움을 주시겠다고 대단한 계획을 세우셨더군요. 선생님의 거창한 꿈보다 아이들과 상담 스케줄을 짜 개인면담을 시작하고 계시다는 것이 더 반가웠습니다.

 

선생님 누구나 첫 담임 때는 저러하셨으리라 생각했습니다. 줄곧 열심히 준비한 선생님이 왜 그리 귀여워 보였는지....(죄송하지만 어쩔 수 없었어요.)

아이들이 상처주지 않고 한 해 동안 즐겁고 행복한 추억을 같이 만들어 갔으면 하는 바램이 들더군요. 평생 잊지못할 첫 제자니까요.~

계속 집에서 강조하고 있는데 잘 알아들을지....

 

지난 주 일요일에 저희 집 근처에 사시는 분 집을 방문했습니다. 아이가 2학년이 되었는데 아직 시계보는 법이 익숙치 않다고 수학을 잘 못하는 아이가 아닌가 걱정된다고 하시더군요. 아이가 받아들일 수 있는 설명으로 얘기해 주지 못해서 그렇다고 말씀 드렸지만 어찌할 바를 모르셨기에 제가 잘려가 시범(?)을 보이기로 했지요.

 

아이와 시계에 대해 얘기하고 서로 문제를 내고 맞히며 풀어 나가니 이해하기 시작했지요. 1시간 30분 정도 같이 했는데 물론 너무 길게 시간을 보내니 지루해하기도 했어요. 

 

아이들이 숫자를 '하나', '둘' 세는 법과 '일','이'로 세는 법에  익숙해지는데도 시간이 걸린다는 생각을 가끔 어른 들은 놓칩니다.  

 

아이와 함께 시계놀이를 하고 상담을 요청하신 엄마와  얘기를 좀 더 나누며 같이 공부할 때 요령들을 점검해 보았어요.  다시 확인해 보아야겠지만  조금 나아졌으리라 기대합니다.

 

그 사이 저희 집 식구들은 굶고 있더군요. 흑흑~ 물론 늦은 아침에 조금 배 고파질 시간이어서 다행이긴 했지만 정신없이 점심을 만들어 먹었어요.

 

그래도 좋은 일 하나 했다는 마음에 행복 조각 하나 얻었습니다.

 

어제는 작은 아이가 자신의 직업을 정했다 하더군요.

뭐냐고 물으니 '심리상담가'라고 하더라구요. 왜 그런 생각을 하게 되었내고 물으니 같은 반에 왕따는 아니지만 아이들에게 무시 당하는 아이가 학교에 오기 싫다고 괴로와해서 같이 대처법을 연구하고 있다고 하더라구요.

 

그런데 그 아이가 너무 고마워하는 모습을 보니 그 일이 너무 재미있다고 하네요. 그래서 자신의 직업이 정해진 것이라고 했습니다. 며칠 전 누나도 '상담가'가 되겠다고 했는데...

이러다 '상담 가족'이되겠더군요. 훗훗~ 물론 제 남편도 즐깁니다.

 

역시 아이들은 분위기를 많이 타나 봅니다.

부모가 모여주는 모습이 무엇인지 가끔 돌아보아야 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