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어학교실·홈스테이…
외국문화원은 글로벌 문화체험 ‘보물 창고’
[중앙일보]
정채은(10·덕수초 2)양은 엄마 임혜원(35·서울 은평구)씨와 일주일에 두차례 영국문화원을 방문한다. 어학센터에서 영어를 배우고 도서관에서 책도 빌려본다. 임씨는 “이국적인 분위기가 좋아 딸아이와 자주 온다”고 말했다. 각국의 생활문화를 체험할 수 있는 외국문화원의 문턱이 갈수록 낮아지고 있다. 방학을 이용해 자녀와 함께 외국문화원을 방문해 한국 속 세계 문화를 체험해 보자.
게임·드라마로 영어 익혀…학습량은 적은 편 12일 오후 3시 서울 종로구 신문로1가 영국문화원. 4강의실에서 초등 2학년생 13명이 영국인 강사 앨릭 마투섹(33)으로부터 영어 수업을 받고 있다. 아이들은 게임·놀이·율동을 하며 바닥에 자유롭게 앉거나 강의실을 뛰어다녔다.
자녀의 수업이 끝나길 기다리며 도서관에서 책을 읽던 정은정(33·서울 강서구)씨는 “시험에 대비하는 학원식 영어 교육이 아니라 교사의 커리큘럼에 맞춰 체계적으로 배울 수 있는 게 장점”이라고 말했다.
외국문화원 어학센터는 이미 엄마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자국에서 온 강사들이 놀이나 게임·드라마 등 활동 위주로 수업을 진행한다. 일반 학원에 비해 학습량은 적은 편이다. 그 때문에 아이의 영어 실력을 서둘러 높이고 싶은 엄마들은 만족감이 덜할 수 있다. 한 달 수강료는 1시간30분씩 일주일 2회 수업에 30만원 선이다. 영국문화원은 서울교대와 협력해 대학 내에 직영 분원을 내 강남권 수요를 흡수하고 있다.
어학센터에 다니려면 영국·캐나다 문화원은 대기자 명단에 올려 놓고 3~6개월간 기다려야 할 만큼 인기가 높다. 아이를 보내려면 6개월 전 홈페이지 등을 통해 인터뷰 및 테스트 날짜를 확인해야 한다. 영국문화원은 내년 2월 2일부터 3주간 예비초등과정 특강을 개설한다. 프랑스문화원은 프랑스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이 즐겨 찾는다. 16세 이상 청소년을 대상으로 불어기초 강좌를 운영한다. 중국문화원은 중국어 입문 강좌를 운영한다. 올 겨울방학에는 입문·기초·중급 중국어, 고급시사반이 운영된다. 강좌는 전부 무료다. 온라인에서 중국어 학습도 할 수 있다. 이스라엘문화원은 올 방학에 현대히브리어 초급, 성서히브리어 문법반, 성서히브리어 완전강독반을 마련했다.
독일문화원, 1만1000여 종 책·DVD 무료 대여 독일문화원 도서관 이인구 사서는 “독일어 서적과 한국어로 번역된 독일 문화서, 독일 어린이들이 보는 그림책을 골고루 갖추고 있다”고 소개했다. 1만1000여 종의 책과 DVD 등을 무료로 대여한다. 영국문화원 도서관에는 영어 동화책과 잡지를 열람할 수 있는 어린이 컬렉션 코너가 마련돼 있다. 어린이와 학부모가 함께 참여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 ‘패밀리퀴즈’를 운영한다.
이탈리아문화원에는 패션과 건축 서적이 많다. 특히 문화원이 진행하는 전시·공연·세미나와 후원 행사가 1년에 100건이 넘어 유익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디자인과 요리를 배우기 위해 유학 가는 학생들을 위해 상담도 한다. 프랑스문화원 미디어 도서관은 이야기·만화·소설 등 어린이책을 따로 비치했다. 장난감을 갖고 놀 수 있는 공간도 있다. 일본문화원은 일본소설·만화·여행서 등 2만여 권을 갖추고 무료로 빌려준다. 중국문화원은 태극권·요리·다도·침술 강좌를 운영하는데, 현재는 중국어 강좌만 진행 중이다. 터키문화원은 케밥·필라프 등 요리 강좌를 연다.
몽골문화원, 유목민 가정 홈스테이 주선 각국 문화원에 가면 국내에서 찾기 힘든 음악이나 영상 자료를 볼 수 있다. 독일문화원은 ‘도심 속 푸른 정원’이란 별칭이 있을 만큼 자연을 즐기면서 이국 문화를 경험할 수 있다. 독일 방송도 실시간으로 볼 수 있다. 독일 풍물에 대한 시청각 자료나 화보를 통해 지리 공부도 할 수 있다. 영화를 통한 문화 홍보에 적극적인 프랑스문화원에 가면 샹송음악을 즐길 수 있다. 르누아르영화관에선 영화 감상을 할 수 있다. 독서·샹송 강좌가 무료로 진행돼 취미생활을 즐길 수 있다.
몽골문화원은 몽골 여행자들을 위해 현지 유목민 가정의 홈스테이를 주선해 준다. 몽골 전통 가옥과 의상, 현악기인 ‘머링호르’ 등도 전시돼 있다. 포르투갈문화원은 전통 토기와 악기·인형 등이 복도에 전시돼 있다.
개관일과 개관시간이 문화원마다 달라 가기 전 홈페이지를 통해 체크해야 한다. 온라인으로 유학 상담이나 회원 가입도 가능하다.
영국문화원 고유미 공보관은 “외국 문화원을 찾는 것을 어려워하는 이들도 있으나 모든 문화원에 한국인 직원들이 있어 도움을 받을 수 있다”며 “회원 가입을 해두면 도서나 음악 자료 대출 등 다양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글=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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