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입시

사립이 공립보다 우수…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4. 16. 09:50

사립이 공립보다 우수…

외국어보다 수리에서 점수 벌어져

이지혜 기자 wise@chosun.com

최수현 기자 paul@chosun.com

수능 성적 특징

지난 5년간 지역별 수능 성적 공개에서 나타난 특징은 다음의 7가지로 요약된다.

①평준화지역 학교간 성적 차 컸다

같은 평준화지역에서도 학교간 성적은 최고 42점 차이가 났다. 이는 학교마다 학생을 교육하는 능력에서 분명한 차이가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교육개발원 김양분 박사는 "학교장의 확고한 교육적 신념과 교사의 헌신적 노력, 학부모의 학교에 대한 신뢰 등 학교의 특성이 성적 차로 반영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큰 틀에서 보면 평준화정책 실패가 고스란히 드러난 것이다. 이화여대 박정수 교수는 "지난 35년간 실시해온 평준화정책은 현실을 억지로 외면했던 것"이라며 "전국 고교의 실력이 일정하다는 가정하에 실시했던 모든 교육정책을 전면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②지방 '8학군'의 선전

'지방 8학군'으로 일컫는 부산 해운대구와 대구 수성구는 성적 우수지역으로 확인됐다. 이들 지역은 지난 5년간 언어·수리 나·외국어 영역에서 연속으로 1∼4등급의 비율이 높은 상위 20위에 들었다.

두 지역은 모두 중산층 밀집지역이다. 부산시교육청 권혁제 장학사는 "해운대구에는 최고 수준의 학원도 몰려 있어 교육 여건이 가장 좋은 지역으로 꼽힌다"고 말했다. 대구시교육청 손병조 장학관은 "대구과학고와 13개 일반고가 위치한 수성구 내 고교 가운데 3∼4개교의 성적은 특목고와 별 차이가 없을 정도"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 5년간 수능 성적이 대부분 전국 5위 내에 든 부산 연제구의 경우 '특목고 효과' 로 분석됐다. 연제구에는 4개 고교 중 2곳이 특목고(부산외고, 장영실과학고)이다.

③광주 교육의 힘

16개 시·도 가운데 지난 5년간 대부분의 영역에서 1∼4등급에 속한 학생비율이 가장 높았던 곳은 광주다. 광주과학고가 있을 뿐 외고나 자사고도 없는 광주에서 이런 탄탄한 실력을 갖게 된 비결은 교사들의 열정에 있었다. 광주시교육청 김형태 장학사는 "광주 시내 대부분 고교에서는 담임교사가 야간 자율학습을 직접 챙긴다"며 "교육청에서도 예산을 편성해 한달 최고 67시간까지 교사들에게 시간외근무수당을 지급해 이를 지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 장학사는 "평준화지역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 것은 결국 교사들의 노력"이라고 말했다.

④제주·충남, 성적 향상 뚜렷

수능 성적의 향상 정도를 비교해보면 전국 16개 시·도 가운데 제주와 충남이 두드러졌다. 2005학년도와 2009학년도 수능 성적 비교에서 제주와 충남은 4개 영역 모두에서 1∼4등급의 비율이 증가했고, 7∼9등급 비율은 감소했다. 중상위권 학생이 늘고 하위권 학생이 감소했다는 뜻이다.

시·군·구별로 보면 경북 울진군과 경기 의왕시에서 1∼4등급의 비율이 전 영역에서 높아졌다.

영역별로는 언어에서 경기 가평군과 경기 동두천시의 1∼4등급의 증가가 두드러졌다. 수리 가는 전남 해남군, 강원 삼척시, 수리 나는 경기 동두천, 경기 가평군 등에서 중상위권 학생비율이 높아졌다. 외국어는 경기 가평군, 경기 동두천시 순이었다. 경기 동두천시와 가평군의 경우 특목고 신설이 성적 향상에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⑤외국어보다 수리 성적차 컸다

시·도간 1∼4 등급 비율 차이가 가장 큰 영역은 '수리 가'였다. 수리 가의 경우 1∼4등급 비율이 가장 높은 지역과 낮은 지역 간 차이가 2005학년도 27.4%포인트, 2009학년도 25.8%포인트로 좀처럼 줄어들지 않았다. 반면 외국어 영역에서는 2005학년도에 18.0%포인트였던 시·도간 격차가 2009학년도에 14.5%포인트로 감소했다. 건국대 경제학과 김진영 교수는 "전남 장성, 경남 거창 등 일부 군 지역에서도 우수한 성적을 나타내 지역간 영어 실력 차(English Divide)는 상대적으로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일부에서는 공교육을 통해 영어 능력 차이를 줄였다고 주장했지만 입시 전문가들은 "수능 외국어영역이 쉽게 출제돼 지역간 점수 차가 줄어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⑥남녀공학의 굴욕

언어·외국어영역에서는 여학교가, 수리영역에서는 가·나 모두 남학교가 성적이 높았다. 반면 남녀공학은 수리 가를 제외한 나머지 3개 영역에서 1∼4등급의 비율이 가장 낮았다.

성적 향상 면에서는 남학교는 수리 가(2.8%포인트)를 비롯해 4개 영역 모두에서 1∼4등급 비율이 다소 올라갔다. 반면 여학교에서는 수리 나와 외국어 영역에서, 남녀공학은 수리 나에서 1∼4등급 비율이 낮아졌다.

⑦사립이 공립보다 우수

국·공립학교와 사립학교 비교에서는 지난 5년 내내 사립고교의 수능 성적이 앞섰다. 언어(1.1∼2점), 수리 가(0.4∼1.4점), 수리 나(1.8∼3.4점), 외국어(1.7∼2.9점) 모든 영역에서 사립고 수능 표준점수 평균이 공립고보다 높았다. 2009학년도 기준으로 국·공립고교는 778개교, 사립고교는 653개교이다.

성적 향상도 사립고교에서 두드러졌다. 사립고교에서는 언어 수리 가 등 4개 영역 전부 상위 40%(수능1∼4등급) 비율이 높아졌지만, 공립고교에서는 수리 가에서 1.9%포인트 증가하는 데 그쳤다. 공립고는 수리 나와 외국어 영역에서는 1∼4등급 비율이 오히려 감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