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이야기

'날개 없는 선풍기'… 아이 손가락 다칠 일 없겠네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10. 15. 15:00

 

'날개 없는 선풍기'… 아이 손가락 다칠 일 없겠네

이영완 기자 ywlee@chosun.com 

입력 : 2009.10.15 03:30

영국 다이슨社 제품 출시

영국의 진공청소기 제조사인 다이슨(Dyson)이 12일 날개 없는 선풍기 '다이슨 에어 멀티플라이어(Dyson Air Multiplier)'를 출시했다. 원통형 받침대에 둥근 고리가 달린 모양이다. 고리 안에는 아무 것도 없다. 그런데도 바람이 나온다.

원리는 비행기 날개에서 따왔다. 비행기 날개는 위로 볼록한 모양을 갖고 있는데 이 때문에 아랫면보다 공기가 더 빨리 흐른다. 그 결과 윗면의 압력이 감소해 위로 떠오르는 힘인 양력(揚力)이 발생한다. 마찬가지 현상이 고리에서도 일어난다.

먼저 받침대에 있는 모터가 회전하면서 공기를 1초에 20L씩 빨아들인다. 공기는 고리 속 공간으로 올라간다. 고리의 단면은 비행기 날개를 거꾸로 한 형태다. 아래로 볼록해 위보다 아래, 즉 고리 안쪽 면에서 공기가 더 빠르게 흐른다. 속도가 빨라진 공기는 고리 안쪽에 나있는 틈을 통해 밖으로 나온다. 그래서 날개가 없어도 바람이 나오는 것이다.

공기가 고리 안쪽으로 빠르게 흐르면 그쪽의 압력이 낮아진다. 그 결과 주변의 공기를 빨아들여 받침대로 들어간 공기보다 15배나 많은 바람이 나온다. 다이슨사에 따르면 바람의 속도는 시속 89㎞다.

날개 없는 선풍기의 가장 큰 장점은 바람의 질이다. 선풍기 날개는 회전하면서 공기를 잘라낸다. 그래서 선풍기를 쐬면 바람이 불규칙하게 얼굴을 때린다. 날개가 없는 선풍기는 바람을 지속적으로 내기 때문에 한결 부드러운 느낌을 받을 수 있다고 회사는 밝혔다. 날개가 없어 어린이가 선풍기에 손가락을 넣어 다칠 우려도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