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지역 초·중·고 학교시험이 확 달라질 전망이다. 서울시교육청이 이르면 올 4~5월에 치러질 중간고사부터 초등 5∼6학년과 중·고교 학교시험 주관식 문제를 단답형에서 서술형으로 바꾸는 방안을 고려 중이기 때문이다. 구체적으로는 학교별 중간·기말고사에서 300∼500자 분량의 긴 답안을 작성하는 서술형 문제를 일정 비율 이상 출제하도록 의무화하고, 고교 '작문'과 같은 과목은 논술형태의 서술형으로만 평가하는 방안을 고려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서술형 주관식 문제, 어떻게 준비해야 할까?
◆일상생활에서 자기생각 표현하는 훈련하라
서술·논술형 평가는 교과 내용을 이해하는 능력뿐 아니라 창의력과 종합적인 사고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올바른 방법으로 접근하면 그 자체로 좋은 공부가 된다. 답을 눈앞에 보여 주고 찾게 하는 것과는 달리, 답을 스스로 구성하고 의미 있는 내용을 표현하게 하는 훈련이기 때문이다. 서술·논술형 평가에 잘 대비한 아이들은 학교시험, 학습계획서 작성, 논술시험은 물론, 대학에 진학하거나 사회에 나가서도 복잡한 문제 앞에서 주눅 들지 않고 효과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서술·논술형 평가에 대비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자기 생각을 말로 표현하는 연습을 먼저 하면 좋다. 책을 읽고 뒷이야기 만들기, 부분을 읽고 전체 추측하기, 주인공의 입장에서 생각하기 등을 해본다. 시험은 5~6학년부터 도입되지만 1~2학년부터 꾸준히 준비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김수연 한솔교육 주니어플라톤 선임연구원은 "1~2학년 때 자기 생각 말하기를 연습하고, 3~4학년 때는 자기 생각에 근거를 대는 연습을 한다. 5~6학년 때는 자기 생각의 근거를 말하고, 배경지식을 동원해 설명하는 훈련까지 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이때 아이 생각이 엄마와 다르더라도 틀렸다고 지적해서는 안 된다. 책의 어느 부분에서 그런 생각을 갖게 됐는지 아이 생각을 충분히 들어준다.
신문도 좋은 도구이다. NIE(신문 활용 교육)로 나와 있는 내용 외에도 신문에는 수없이 많은 도표·통계표·지도 등이 나온다. 관련된 통계를 보여 주고 그 통계가 의미하는 것이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예를 들어 교과서에 '시장'에 대한 내용이 나왔다면, 재래시장과 대형마트의 문제를 다룬 기사를 읽어보는 식이다. 한세희 대교솔루니독서논술 연구원은 "그림이나 사진, 도표를 글로 옮겨 보는 간단한 방법으로도 서술·논술형 평가에 대비하는 힘을 기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과목별 문제 유형을 파악해 대비하라
서술·논술형 평가는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교과별로 내용은 다르지만 핵심은 하나이다. 개별 정보를 주고 그것을 이해했는지 측정하는 것과 이해의 내용을 바탕으로 보다 심화된 생각을 표현하게 하는 것이다. 문제의 유형을 이해하고 접근하면 문제 해결전략도 쉽게 세울 수 있다. 김수연 연구원은 "서술형에 대비하려면 먼저 교과학습을 제대로 해야 한다. 개념·오답노트 만들기 등을 통해 배운 내용을 자기화하는 과정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국어 교과는 서술·논술형 문제를 내기에 가장 알맞은 과목이다. 특히 단원의 앞에 있는 학습목표와 관련되는 서술·논술형 문제가 많으므로, 학습목표를 확인하고 예상 답안을 써보는 것이 좋다. 교과서에 단편소설 등 글의 일부가 나와 있다면 책을 구해서 전편을 읽어본다. 또 국어 교과에는 설명문·기행문·전기문 등 다양한 장르의 글이 나온다. 단순히 내용을 읽어보는 데서 그치지 말고 각 장르의 구조까지 살펴봐야 한다.
수학 교과는 문제해결 과정을 풀어내는 것이 중요하다. 문제를 그림이나 표로 나타내어 본다든지, 풀이 과정을 정리해 보는 등 다양한 방식으로 문제를 풀어보는 것이 좋다. 사회 교과는 지도를 보며 서술하는 문제가 많다. 여러 가지 내용을 담은 지도를 보면서 현상을 분석해 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 과학 교과의 경우 과학적 개념이나 원리와 관련되는 실생활의 현상에 대한 서술·논술형 문제가 많이 출제된다. 실생활 속에서 발견할 수 있는 과학현상에 관심을 갖고 대화를 자주 나누면 도움이 된다.
◆서술·논술형 평가 대비의 근본은 독서와 토론이다
서술·논술형 문제에서는 '쓰기' 능력도 중요하다. 자신의 생각이나 지식을 조리 있게 표현할 수 있는가도 기본적인 평가항목이기 때문이다. 또 어떤 교과목이든 서술·논술형 답안은 가능한 한 정확하고 간결한 문장으로 쓰는 것이 원칙이다. 평소 말하듯이 쓰는 것은 피해야 한다. 평소 자신이 쓴 글을 남에게 보여주고 얼마나 이해했는지를 점검하거나 주어진 문제의 상황을 파악한 후 자신의 생각을 정리해 보는 것이 큰 도움이 된다.
서술·논술형 문제는 명확한 사실을 해석하거나 기술하는 기본유형부터 창의·종합적인 사고력을 요하는 문제까지 다양한 형태로 출제될 수 있다. 한세희 연구원은 "서술·논술형 평가에 대한 근본적인 대비는 결국 생각을 깊게 하는 독서와 생각을 함께 나누는 토론이다. 독서와 토론 학습을 꾸준히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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