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 대체 유력 '한국형 토플(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 고3때 두 번 본다
유석재 기자 karma@chosun.com
2011.05.27 03:08
수능 대체 여부 내년 말 결정… 두 번 중 높은 점수 채택
현행 수능보다 수준 낮아 시험 변별력 떨어질듯
내년부터 대입에서 활용되는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이 듣기·읽기·말하기·쓰기 등 4개 영역에 대한 4등급 절대 평가로 치러진다. 이 시험은 올해 중2 학생이 대입 시험을 치르는 2016학년도부터 수능 영어 과목을 대체할 가능성이 크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6일 서울고에서 토론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고교생용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시행 방안을 공개했다. 의사소통 능력을 중시하는 이 시험은 내년부터 일부 대학 수시 모집에 시범적으로 활용되지만 영어 능력의 변별력이 떨어질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무엇을 어떻게 평가하나
'한국형 토플'로 알려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은 성인용인 1급과 고교생용인 2·3급으로 나눠 치러진다. 2급은 대학 공부에 필요한 기초학술 영어의 사용 능력을 보며, 2급보다 쉬운 3급은 일상생활에서 실질적으로 쓰이는 실용영어 능력을 평가한다.
시험은 인터넷을 통해 응시하며, 말하기와 쓰기 영역은 수능과는 달리 직접 영어로 말하거나 서술을 통해 답해야 한다. 듣기와 읽기는 수능처럼 5지선다가 아닌 4지선다형이 출제되고 읽기에서는 문법 지식을 묻는 문항이 사라진다.
평가는 수능과 같은 상대 평가가 아니라 절대 평가로 이뤄진다. 4개 영역별로 학생들의 절대적인 성취 수준에 따라 '합격'에 해당하는 A, B, C와 '불합격'에 해당하는 'F'의 4등급 성적을 준다. 수능처럼 한 번 치르는 것이 아니라 고3 때 두 번 응시해 좋은 성적을 선택할 수 있다.
◆언제부터 치르고 활용되나
오는 26~27일 전국 80개 고교 1만2000명을 대상으로 평가하는 등 올해 3회의 시범 평가가 진행된다. 내년 수시 모집부터는 일부 대학과 학과(10여개)에서 영역별 최소 기준 등급을 요구하거나 특정 영역에 가중치를 두는 등으로 활용할 수 있다. 예컨대 A대 영문과에서는 전 영역 2급 A등급을, B대 관광과에서는 듣기와 말하기 3급 B등급 이상을 요구하는 식이다.
교과부는 내년 하반기에 시험의 공신력 등에 대한 의견을 수렴해 수능 대체 여부를 확정할 방침이다. 수능 대체가 결정되면 2015년에 시험을 치르는 2016학년도 대입부터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 이 경우 한 번에 볼 수 있는 인원이 5만명으로 제한되므로 60만명 정도의 모든 수험생이 한 차례 치르려면 2주(12일) 정도가 필요하다.
◆변별력 떨어지고 사교육 우려도
국가영어능력평가시험의 수준이 현행 수능보다 대폭 낮아지면서 영어 시험의 변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도 있다. 2급의 경우 현행 수능보다 1000단어 이상 적고, '읽기' 영역의 예상 정답률은 수능에 비해 5~10% 높은 정도로 출제된다.
교과부는 "학생들이 (대입을 위해) 영어를 지나치게 많이 공부하고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의 역량을 갖추면 성적을 주는 방식으로 바꾸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학교의 영어과 교육 과정도 이 시험과 연계된 실용영어 중심으로 바꾸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2014학년도에 수능 개편이 예정돼 있는데 2016학년도에 또 한 차례 대입 영어 시험이 바뀌게 돼 교육 현장의 혼란이 예상된다.
조효완 전국진학지도협의회 공동대표(은광여고 교사)는 "학교 현장이 실용영어 교육 중심으로 단기간에 바뀌기는 어려운데다 새로운 유형의 시험을 대비하고 변별력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한 사교육이 또다시 나올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대학입시' 카테고리의 다른 글
6월 모의평가 이후 수시 지원전략 (0) | 2011.06.03 |
---|---|
문법ㆍ'아륀지' 제외 영어능력시험 내용은 (0) | 2011.05.31 |
[국가영어능력시험 문제유형] 그림 보고 얘기하기·짧은 에세이 쓰기 등 의사소통 문제 위주로 구성 (0) | 2011.05.31 |
6월 수능모의 평가에 70만명 응시 (0) | 2011.05.31 |
내년 대입 수능일은 11월 8일 (0) | 2011.05.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