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잡기

기껏 키워놓은 과학인재 의·치대 ‘외도’… ‘짝사랑’ 영재교육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13. 1. 22. 21:43

 

기껏 키워놓은 과학인재 의·치대 ‘외도’… ‘짝사랑’ 영재교육

서울과학고 25% 의대 진학…입시명문고 전락 현상 여전
한국 과학역량 갈수록 하락…이공계 르네상스 대책 절실

 

세계일보 | 입력 2013.01.22 18:28 | 수정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창조경제 전담 부처인 미래창조과학부에 이어 청와대에 미래전략수석까지 신설키로 했다. 과학기술에 바탕한 창조경제를 통해 신성장 산업을 육성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하지만 창조경제 활성화를 위한 앞길은 결코 녹록지 않다.

이공계 위기는 초·중등 학교 현장에서 심각하게 나타나고 있다. 수학·과학 분야에서 뛰어난 잠재력을 보여 과학고나 과학영재학교에 진학한 이공계 영재들은 의·치·한의대에 진학하기 일쑤다. 이공계 분야 최우수 인력들이 모인다는 과학영재학교는 벌써부터 회의론이 파다하다. 지난해 과학영재학교로 전환한 뒤 첫 졸업생을 배출한 서울과학고의 경우 졸업생의 25%가 의대에 진학했다. 1990년대 이후 심화된 이공계 기피 현상과 소수 엘리트 위주의 이공계 인력 양성 기조가 빚어낸 결과다. 정부는 이공계 양성기관인 과학고가 입시명문고로 변질됐다는 지적이 일자 전국 단위 학생 선발과 조기졸업 원천 차단, 심화과정 위주 교육과정 운영을 특징으로 하는 과학영재학교를 새로운 이공계 양성기관 모델로 제시했다. 2002년 한국과학영재학교를 시작으로 서울과학고, 경기과학고, 대구과학고가 영재학교로 전환했고 2015년에는 6곳으로 늘어날 예정이다.

물론 일반 학생들을 대상으로 수학, 과학 과목에 대한 흥미와 잠재력을 끌어내는 교육정책이 없는 것은 아니다. 교육과학기술부는 2011년부터 융합인재교육(STEAM·과학, 기술, 공학, 예술, 수학)을 채택해 실시하고 있다. STEAM은 수학과학 과목을 주입·암기식이 아닌 체험·탐구·실험 중심의 수업을 통해 가르쳐 과학기술에 대한 이해와 흥미, 잠재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하지만 STEAM의 효과는 아직 미지수다. 국가과학기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과학기술혁신역량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국 가운데 9위 수준이다. 하지만 '학교에서 과학교육이 강조되는 정도' 지수는 2008년 9위에서 2012년 18위로 되레 악화했다.

한국영재교육학회 이경화 회장(숭실대 교수)은 "수학·과학 인재들이 왜 이공계 분야로 진출하지 않는가를 면밀하게 따져볼 필요가 있다"며"이공계 르네상스를 위해서는 각 교육단계에서의 획기적인 프로그램 도입 및 인프라 구축과 함께 이공계 분야 비전과 처우에 관한 성공모델 제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송민섭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