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서 돈만 내면 따는 테솔…옥석 가리기 시급
[헤럴드생생뉴스 2008-01-30 10:4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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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30일 발표한 ‘영어 공교육 완성 실천방안’ 가운데 영어를 영어로 수업하는 ‘영어전용교사’ 2만3000명 충원 계획은 테솔(TESOLㆍ영어교사 양성과정) 자격증 소지자의 교육공무원 채용 성공 여부가 핵심이다. 그러나 해외 사설학원에서 돈만 주면 딸 수 있는 ‘무늬만’ 테솔 자격증을 가진 사람도 상당수여서 이를 솎아낼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쏟아지고 있다. 지난해 호주에서 6주 과정으로 테솔을 수료한 정모(34) 씨는 “현지에서 과제 몇 번 제출하고 테솔 자격증을 얻을 수 있었다”며 “회화실력이 부족했던 친구가 레벨테스트를 통과해 자격증을 따는 것을 보면서 테솔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고 털어놨다. 한국의 주요 대학이 운영하고 있는 테솔 강의는 석 달 정도의 기간이 소요되는 데 반해 해외 사설 학원에서는 단기 속성으로 딸 수 있는 것이다. ‘무늬만’ 테솔 자격증은 주로 미국 캐나다 호주에서 만들어진다. 한국에서 취업할 때 가산점을 얻기 위해 단기간 속성 테솔 과정을 찾는 학생의 수요가 해외 학원의 상술과 맞아떨어진 것이다. 2년 전 호주에서 테솔 자격증을 취득한 조수영(35) 씨는 “내가 공부할 때 15명 정원 중 13명이 한국 사람이었다”며 “한국 학생 사이에서는 ‘일단 돈만 내면 자격증을 쉽게 딸 수 있다’는 생각이 팽배한 것 같다”고 말했다. ‘깜도’ 안되는 능력인데도 테솔을 딴 사람 탓에 애꿎은 한국 대학도 골치다. 성균관대 관계자는 “테솔이 하나의 자격증으로 인식되면서 인터넷으로 강의를 듣는가 하면 외국 A대학에서 사설 강의를 듣고 와서 버젓이 자격증 소지자라며 학원 등에 무분별하게 진출하고 있다”며 “이로 인해 숙대, 성대 등 정상적인 과정의 대학까지 피해를 받는다”고 말했다. 인수위원회는 이런 ‘함량 미달’의 테솔 소지자가 교사로 채용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심층 구술면접을 통해 선발하겠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지만, 실효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목소리가 많다. 테솔 소지자 등으로 향후 5년간 2만3000명의 영어전용교사를 충원한다면 해마다 4000명 이상에 대해 집중 면접을 봐야한다는 계산이 나오는데 물리적으로 가능할지 우려하는 것이다. 예비영어교사 박혜진 씨는 “새정부가 테솔뿐만 아니라 다양한 교육경험 여부 등을 반영해 진짜 영어실력을 갖춘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 간의 변별력을 둬야 할 것”이라고 했다. 영어전문가들도 “결국 무늬만 테솔과 진짜 테솔 수료자를 어떻게 구분할 것인가에 대한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며 “그 기준 없는 인수위의 발표는 ‘껍데기’ 자격증 소지자만 양산하는 꼴이 될 것”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테솔이란=테솔(Teaching English to Speakers of Other Languages)은 영어로 말하기, 읽기, 듣기, 쓰기 교육을 통해 영어수업을 진행할 수 있는 일종의 영어교사 양성 과정이다. 미국, 영국, 호주 등 영어권 국가를 중심으로 개설됐다. 국내에서는 1997년 숙명여대를 시작으로 현재 성균관대 한국외국어대 한양대 등 국내 대학과 외국 유명 대학의 연계를 통해 다양한 강좌가 진행 중이다. 성균관대 등 일부 대학에서는 대학원 입학 과정시 테솔 자격증 유무에 따라 가산점을 부과하지만 공신력이 떨어지는 해외 사설학원, 해외 단기프로그램(4~8주)으로 취득한 자격증은 그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다. 남상욱 기자ㆍ신혜진ㆍ황정운ㆍ손수진 인턴기자(kaka@heraldm.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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