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교육과정

학급당 `35명→23명' 추진 난제 산적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2. 2. 01:11
학급당 `35명→23명' 추진 난제 산적
서울 2010년 初 29.1명 中 34.1명 예측
…학급수 늘리면 초중등교육법 개정
이동수업시 여유 교실 확보 시급
 
 
 
 
연합뉴스
 
 
대통령직 인수위원회가 영어 말하기ㆍ쓰기 수업을 강화하면서 학급당 학생수를 35명에서 23명으로 감축하는 방안을 제시했지만 실효를 거두기 위한 대책 마련이 우선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1일 인수위에 따르면 영어 공교육 실현을 위해 2010년부터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학교 3학년, 고교 1학년을 대상으로 영어수업을 영어로 진행하고 2012년에는 초등학교 3학년 이상 모든 학년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영어 말하기ㆍ쓰기 수업의 효율성을 확보하기 위해 학급당 학생수를 평균 35명에서 23명까지 줄인다는 방안이 함께 제시됐다.

하지만 교육계에서는 학급당 학생수를 불과 2~4년만에 35명에서 23명으로 12명이나 감축하는 것이 실현 가능할지 의문을 던지고 있다.

기존의 학급당 학생수 흐름과 비교해 봐도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심각하다는 지적이 있다.

교육부 교육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학급당 학생수는 초등학교 30.2명, 중학교 35.0명, 일반계고 34.3명, 전문계고 30.1명 등이다.

학급당 학생수가 평균 12명 감소하는데 초등학교는 17년, 중학교와 일반계고는 각각 12년 정도 걸렸다. 이마저도 최근 학급당 학생수를 선진국 수준으로 줄여야 한다는 인식과 그에 따른 정책 추진에 힘입은 바 크다.

게다가 최근 들어 학급당 학생수 감소 폭도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추세에서 서울시교육청은 학급당 학생수를 2010년 초등학교 29.1명, 중학교 34.1명 수준으로 전망했고 2012년에는 초등학교 28명, 중학교 33.2명으로 예측하고 있다.

인수위의 목표치에 맞추려면 서울지역의 경우 2010년까지 기존 계획보다 초등학교는 평균 6.1명, 중학교는 11.1명을 더 줄여야 한다는 계산이지만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학급당 학생수를 감축할 수는 있지만 이 경우 학생 수가 줄어드는 대신 학급수가 대폭 늘어나게 되므로 학급수가 많은 ‘과대학교’의 문제점이 생긴다.

초ㆍ중등교육법 시행령은 ‘43학급이 넘으면 교감을 2명 둘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어 무분별한 교감 증원을 막으려면 법령을 개정해야 한다. 교감 수가 크게 늘어나면 경비 부담이 커지게 된다.

법령을 개정해 교감이 갑자기 늘어나는 것을 방지해도 학급수 급증에 따라 업무량이 많아지므로 이 경우에는 교사들의 상당한 반발이 예상된다.

인수위에서 검토하는 영어 이동수업의 경우 여유 교실을 확보하는 문제가 관건이다. 하지만 지금도 학교마다 교실이 부족하다고 하소연하고 있는 상황임을 감안해야 한다고 교육부는 보고 있다.

예산을 대폭 투입해 학교별로 교실 증축에 나선다 하더라도 공사 기간을 고려하면 2~4년 안에 전국의 교실을 늘려야 한다는 현실적인 문제도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김동석 대변인은 “학급당 학생수를 전국적으로 한명 줄이는데 1조8천억원이 든다는 조사도 있다”며 “아무리 많은 예산을 들인다고 해도 구체적인 실행방안도 없이 무리하게 정책을 추진하는 것은 안된다”고 말했다.
입력 : 2008.02.01 06: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