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잡기

'이언'의 죽음에 대하여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8. 21. 08:27

그저께 술마시고 거의 혼절하다시피 들어 온 남편때문에 식구들이 힘들었습니다. 술 마실 이유야 당연히 있겠지만 3일동안 모임이 있어 첫날부터 과음은 하지 말라고 신신당부했건만.... ㅜ.ㅜ

 

아이들도 많이 놀랐나봅니다. 술 취한 아빠가 차가운 거실에서 자는 것이 걱정인 녀석들은 무거운 아빠를 방으로 옮기느라 새벽에 끙끙거리며 고생을 하더라구요. 속 답답한 아빠는 다시 거실로 나가고 자는 줄 알았던 녀석들이 다시 몰려들어 아빠를 들고 방으로 옮기고.... 귀여운 녀석들이지요? 엄마? 자기 몸 못챙기고 기분 낸 아빠가 괘씸해서 누워있었습니다. 후후. 마음은 청춘이어도 몸이 이제 하나씩 고장날 나이라는 것을 잊은 남편이 무지 걱정되어서지요.

 

엄마가 쎄게 나가니 아이들이 또 걱정입니다. 귓속말로 이번에 '혼구녕'을 내 버릇을 고쳐야겠다고 했더니 피씩 웃더라구요. 하룻만에 온 가족에게 혼나며 아빠는 큰(?) 반성을 한 모양입니다. 일찍들어와 고단했을 몸으로 온 가족 기분 맞춰주느라 정신이 없더군요.

 

아이들에게 모임에 나가 사람들과 얘기하며 지낸는 것은 좋으나 술이 술을 먹는 일은 하지말아야 한다는 큰 교훈을 안겨부었을 것 같네요.

 

아침에 따스한 국물로 속을 이틀째 달래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이제 몸이 축날 나이이니 제발 너무 많이 마시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또 합니다.

 

남편이 출근하고 일찍 컴퓨터 앞에 앉아 인터넷 신문을 보니 제가 좋아하는 KBS '최강칠우'의 자객이었던 '이언'이라는 친구가 새벽에 오트바이 사고로 사망했다는 기사가 떴네요.

믿기지 않은 일입니다. '커피프린스1호점'에서 처음 연기를 보고 요즘 모델, 연기자 활동을 왕성하게 하던 친구인데.. '최강칠우' 종영파티가 끝나고 귀가하던 중 당한 사고라니 더 마음이 쓰이네요. 젊은 친구들이 죽는 일은 나이가 들수록 더욱 가슴이 아픕니다. '할 일이 얼마나 많은 나이인데...', '부모님 마음은 찢어지겠구나~ '하는 생각 때문이겠지요. 아쉽습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