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 다잡기

대치동 학원가 '논술·非국영수 학원' 폐업 속출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9. 1. 17. 23:29

대치동 학원가 '논술·非국영수 학원' 폐업 속출

고경희 인턴기자(한국외대 불어과 2)

 

학원밀집지역인 서울 강남·양천·노원구에는 지난달 폐원 신청한 어학·보습학원(예체능 제외)이 급증했다.
(중앙일보 1월 12일자 보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은 자타가 공인하는 '사교육(私敎育) 1번지'다. 정말 그곳에서 경기 불황의 여파로 학원들이 문을 닫고 있는지 조사했다.

강남교육청 조사에 따르면 작년 한 해 대치동에서 문을 닫은 학원은 모두 51곳이었다. 51곳의 학원을 수소문해보니 11월까지는 문을 닫은 게 아니고 위치를 옮겼거나 학원명만 바꾼 학원이 거의 대부분이었다.

그런데 작년 12월 대치동 학원가에서 이변(異變)이 일어났다. 강남교육청에 폐원(閉院)을 신고한 13곳의 학원 가운데 실제로 10곳이 경영상의 어려움을 들어 문을 닫은 것이다.

12월에 없어진 학원 10곳 가운데 7곳은 규모가 작은 학원이었다. 손은진 메가스터디 전무는 "과목별 전문학원을 모두 등록하려면 학원비가 만만치 않다. 그래서 대형 학원 한곳에서 여러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이 때문에 소규모 전문 학원들은 학생이 줄고 있다"고 말했다.

대치동에서 특히 불황을 겪는 것은 논술학원이다. 논술학원 수강료는 고등학생 기준으로 4주 수업에 25만~30만원으로 다른 과목과 비슷하지만 최근 논술 비중이 줄어들면서 타격을 입었다.

C논술전문학원 원장은 "학생수가 줄어들어 학원 규모를 줄이는 논술학원이 많다"면서 "최근 정시모집에서 대부분의 대학이 논술을 폐지해서 어려움이 많다"고 말했다.

논술학원은 대규모 학원일수록 적자가 심하다. 소규모 학원은 한달 매출 1000만원 정도로 유지가 가능하기 때문에 학생이 조금 줄어도 크게 타격을 받지 않지만 대규모 학원은 5000만원은 나와야 유지가 되기 때문이다. 대치동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E논술학원 부원장은 "이전 5000만원대의 매출이 최근 2500만원까지 떨어져서 문을 닫을까 고민하고 있다"고 했다.

또 이른바 주요 과목이라고 불리는 언어·수학·영어 학원과 그 이외 과목을 가르치는 학원의 차이가 벌어지고 있다. 이외 과목에 학생들이 신경을 덜 쓰고 있는 것이다.

이유로는 수능이 점수제로 다시 바뀌면서 점수 비중이 높은 세 가지 과목의 중요성이 다른 과목에 비해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높아졌다는 점이 꼽힌다. 지갑에서 나갈 수 있는 돈이 줄어드는 부모들은 학원 강의도 우선 순위를 정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14살, 8살 자녀를 두고 있는 주부 홍모씨는 "얼마 전 큰아이가 다니던 검도학원이 문을 닫았다"며 "영어 수학 같은 과목을 가르치는 유명한 학원 중에서 불황으로 문 닫는 학원은 아직까지 못 봤다"고 했다.



입력 : 2009.01.17 03:18 / 수정 : 2009.01.17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