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지역 낙인 뻔해” 지방 부글부글
경향신문 | 입력 2009.03.19 18:25
ㆍ교원단체마다 "반대" 한목소리ㆍ강남선 "찬성"· 일부 학계 '신중론'
수능점수 공개를 놓고 교육계에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고교에서 점수 경쟁이 격화되고 성적이 나쁜 곳은 기피 지역·학교로 낙인 찍힐 게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중2 아들을 둔 박모씨(45·서울 중랑구)는 "지난 2월 학업성취도 발표 때도 서울 동부지역이 최하위권이어서 당장 이사를 갈지 고민했다"며 "수능성적까지 공개되면 기피 지역으로 분류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강남에 사는 초등학교 1학년 아들을 둔 이모씨(36·서울 서초구)는 "성적 공개에 찬성한다"면서도 "중·고교 때부터 명문학교를 따지는 요즘 세태에 어떻게 하면 좋은 학교에 보내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고 말했다.
교원단체는 보수와 진보 성향 구분없이 성적 공개를 반대했다.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은 강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전교조는 성명을 통해 "일부만 공개하더라도 시·군별 서열화는 물론 학교별 성적자료 산출이 가능할 것"이라면서 "성적이 공개되는 순간 서열화가 이뤄지고 평준화 체제와 3불 제도의 근간은 허물어진다"고 지적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도 우려스럽다는 입장이다. 교총 김동석 대변인은 "국내 교육 현실에서 적지 않은 부작용이 우려돼 성적 공개에는 반대한다"며 "국회의원의 교육제도 개선 목적 등 공개 결과에 대한 용도를 분명히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심스럽게 검토해야 한다는 '신중론'도 있다. 고려대 김경근 교수(교육학과)는 "공개를 반대하지는 않는다"고 전제한 뒤 "성적이 낮은 곳은 상대적 박탈감이 더욱 클 것이므로 공개를 어떤 방식으로 할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 임지선기자 vision@kyunghyang.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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