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치표 활용은 '다다익선(多多益善)'이 최선은 아니다. 그러나 여러 입시기관 중 한 군데의 점수 배치표만 맹신하거나 고집하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 참고한 배치 점수가 시중의 여러 배치표 중 중간 점수이면 다행이지만 가장 높거나, 낮은 점수라면 심각한 입시전략 오류를 일으킨다. 배치표는 매년 정시모집에서 뽑는 전국 대학·학과를 계열, 입시군, 수능 반영영역, 수능 활용점수, 지역별 대학명순 등으로 구분하고 수능 기준점수별로 지원 가능한 대학·학과를 확인할 수 있는 한 장의 도표다.
◆배치표 점수는 최종 등록합격자의 85% 예상 합격선
배치표 작성은 대학·학과별로 지난 입시 결과 자료를 기초로 올해 지원 경향을 추정해 만든다. 기준은 수능 성적. 올해 수능 점수가 세로축이고, 가로축은 가/나/다군별로 대학이 배열된다. 대학 내 학과는 세로축의 수능 점수에 맞춰 아래로 순서대로 놓여진다. 따라서 배치표에서는 대학 간 비교와 대학 내 학과별 비교가 동시에 가능하다. 자신의 수능 점수대에 진학 가능한 대학ㆍ학과를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수능 점수는 최초합격자가 아닌 최종 등록 합격자의 85% 예상 합격선이다. 즉, 100명 합격자 중 85등 정도로 합격하는 수준. 모집단위의 평균보다는 낮고 합격선보다는 높다. 비상에듀 이치우 평가실장은 "입시 기관별로 통계 방법이나 분석 결과의 해석에 따라 배치점수 차이가 발생한다"면서 "이 때 수능 점수는 대학·학과의 영역별 반영비율과 대학별 반영점수는 고려되지 않는다. 반영 영역별로 동일한 비율과 동일한 배점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탐구과목 점수는 대학별 반영 과목수와 관계없다. 표준점수와 백분위에, 자신의 응시 과목수에 따라 계산한 후 총점을 합산하면 된다.
◆대학·학과 입시군별로 3~4개 골라 놔야
대학별로 반영 영역과 비율, 가산점, 교차지원여부, 반영점수 등 전형 방법이 제각각이다. 그래서 배치표만 보고 입시전략을 짠다면 영역별 가중치와 반영 점수 계산에 따른 유불리를 간과하게 된다. 대학별 계산 방식 적용 후 대학·학과별 차이점수와 지원 진단이 뒤바뀔 수 있는 것.
따라서 배치표 활용에서는 영역군별 총점을 기준으로 자신의 성적에서 ±5점 정도의 대략적인 기준 범위로 대학·학과를 입시군별로 3~4개 골라 놔야 한다. 그 후 대학·학과별 반영점수에 맞춰 자신의 성적과 대학별 배치점수를 산출하고 비교·점검해야 한다. 이 실장은 "영역별 가중치와 가산점을 아무리 높게 적용하는 대학이라도 배치표에서 몇 급간을 뛰어넘는 결과를 가져오지는 못한다. 대학별 계산을 적용해도 배치표의 한 급간(지원 가능 범위) 내에서 약간 오르고 내리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정시모집의 가/나/다군 3번의 복수 지원 기회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각 군을 안정, 적정, 도전 지원 범위로 정해야 한다. 이 때 배치표는 군별 대학선택 후 가/나/다군 3번 지원의 진단별 판단 및 선택을 할 때 필요하다. 즉, 가군의 '안정지원', 나군의 '적정지원', 다군의 '도전지원'으로 정하려면 배치표를 곁에 두고 같은 범위 내 대학과 학과를 입시군별로 조정하고 선택해야 한다는 의미다.
◆정시 지원 마지막 점검사항 5가지
배치표를 보고 고른 대학·학과들의 대학별 반영 계산을 통해 자신의 점수와 대학별 배치점수를 계산하고 나서 어떻게 원서를 써야 할까. 원서 접수를 앞두고 마지막 점검 사항을 소개한다.
첫째, 올해 꼭 대학에 진학해야 한다면 가/나/다군 중에서 적어도 2곳 이상을 '안정' 지원해야 한다. 재수를 각오한다면 3곳 모두 또는 2곳 이상을 '도전' 지원해도 된다.
둘째, 지원 모집단위가 지난해와 변동이 없는지 확인해야 한다. 작년에 학부 또는 단과대학, 계열 단위의 모집단위가 올해 학과 혹은 전공 단위로 세분화된 대학이 많다. 건국대, 경원대, 경희대, 국민대, 단국대, 덕성여대, 동국대, 연세대, 인천대, 중앙대, 한국외대, 한양대 등은 모집단위의 변화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지원 학과가 금년에 모집단위가 나눠진 대학이라면 2009 입시 결과 활용에서도 주의가 필요하다.
셋째, 대학별로 개설된 특성화학과에 주목해야 한다. 신설학과는 경쟁률과 합격선이 높아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 물론 배치표에 지나치게 높게 위치한 경우, 경쟁률이 낮아져 배치표 점수보다 낮은 점수로도 합격할 수 있다. 특성화학과는 경제, 경영, 생명과학, 첨단산업 관련 전공으로 개설돼 대학별로 중점 지원 육성하는 학과인 경우가 많다. 또 다른 학과와 전공에 비해 장학 혜택과 연구 지원 등의 특전이 부여되기도 한다. 국민대 발효융합학과, 성신여대 글로벌의과학과, 숙명여대 글로벌서비스학부, 숭실대 금융학부, 아주대 금융공학부, 한양대 융합전자공학부와 에너지공학과 등이 대표적. 이들 학과는 합격선과 경쟁률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
넷째, 정시 가/나/다군에 최종 원서를 넣기 전에 이번 정시 모의지원의 경향을 점검해야 한다. 모든 대학은 인터넷으로 원서를 접수받는다 그래서 경쟁률은 바로 확인이 가능하다. 따라서 모의지원을 시작으로 원서 접수 시작 후 1~2일까지 전반적인 지원 경향을 파악한다. 이어 지원하려는 대학·학과의 변화를 주목하고, 원서 마감 하루 전에 지원하는 것도 방법이다.
모의고사의 예비 지원 학과 선호도 조사 결과 인문계열은 여전히 경영, 사회과학, 초등교육, 자유전공 등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다. 자연계열은 자연과학, 화학 및 생명공학, 간호, 사범계를 선호했다. 그 외에도 의학전문대학원과 약학전문대학을 염두에 둔 학과와 교육대 선호도 눈에 띄었다. 주목할 부분은 기계공학을 비롯한 공학계열의 선호도가 작년보다 특히 높았다는 점. 이 실장은 "이들 학과를 노리고 있다면 작년 입시 결과로 판단하기보다 올해 모의지원 및 예상 경쟁률을 끝까지 지켜보도록 할 것"을 권했다.
다섯째, 대학 진학에 대한 기존 목표대로 지원을 계획하고 있는지 확인해야 한다. 안정 지원을 목표로 최초 지원 계획을 세웠지만 조금씩 욕심을 더하다 보면 3개 군 모두를 도전 지원하게 된다. 특히 1개 군을 '안정'에서 '도전'으로 지원 수준을 바꾼다면 반드시 다른 군에서 '도전'이나 '적정'을 하는 1개 군을 '안정'지원으로 변경해야 한다. 이 실장은 "안정 지원을 가, 나군에 넣었는지도 반드시 확인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다군은 모집인원이 적고, 경쟁률이 상대적으로 높다. 그래서 '안정'지원을 다군에 넣으면 예상치 못한 변수가 출현해 3군데 모두 불합격할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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