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안이 영화광 집안인 것을 누누히 알렸으니 아시는 것이 당연한 일!
최근 희트작 <아바타>를 비롯 안 본 영화가 없지만 굳이 영화평을 쓰지 않았던 것은 글까지 쓸 감흥을 주는 영화는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제가 감독따라 배우따라 영화보는 매니아라는 것도 아시지요?
강남구청 초청 <글로벌 인재 프로젝트> 강연을 다니다 제 바로 앞에 강연하시는 류승완 감독을 만나 뛸 듯이 기뻤습니다. 몇 번 마주치며 제법 진지한 얘기(?)까지 나누었으니 영광이더군요. 너무 쑥스러워 사인은 받지 못했습니다. 지금 후회 중입니다.
<영화는 영화다>라는 영화를 보며 장훈 감독에 대한 관심이 생겼습니다. 처음엔 좋아하는 배우따라 영화를 보았는데 감독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다른 처지의 인간군상들을 표현하는데 어찌나 잔잔한 마음으로 관찰하게 만들던지 깔끔한 느낌이 들었거든요. 물론 제가 좋아하는 장면들을 패러디하여 조금 마음이 불편하기는 했지만 자신이 좋아하는 장면들을 넣고 싶어하는 매니아적 기질이라 여기고 용서하기는 했습니다.
너무 엉뚱한 얘기를 했군요.
영화 <의형제>는 기대되는 감독의 차기작이었고 제가 좋아하는 강동원씨가 선택한 영화라 보았습니다. 강동원씨는 <M>이후 팬이 되었답니다.
송강호(이한규역)씨는 흡혈귀역에서 저에게 너무 많은 영감을 주었습니다. 놀라운 포스를 지닌 배우입니다.
북한을 탈출한 김정일의 사촌을 암살하러 내려온 암살자 그림자는 남파공작원 송지원(강동원)과 접선하고 암살 후 북으로 같이 올라가기로 합니다. 하지만 다른 남파공작원 손태순의 밀고로 어려움을 겪게 된다. 그림자는 송지원이 변절자라고 여기고 복수를 다짐합니다.
혼자 일처리하려다 암살자를 막지 못해 많은 사람들을 다치게 한 국정원요원 이한규(송강호역)는 작전실패의 책임을 지고 국정원에서 파면 당하고 지원은 배신자로 찍혀 북에서 배신당하게 됩니다.
파면당한 후 이한규는 사람을 찾아주는 일을 하며 살아간다. 6년후 사건의뢰로 찾았던 공장에서 송지원과 마주치게 됩니다. 간첩 현상금도 받고 자신의 명예회복을 위해 송지원에게 자신과 함께 일하지고 제안을 합니다. 지원 또한 배신자 송태순을 찾기 위해 이한규의 제안에 동의합니다.
서로의 버림받은 처지를 알지 못한 채 감시하고 이용하려고 하던 이 두 사람은 시간이 지나면서 아버지로서 한 국가의 정보원으로서 살아가는 서로의 불쌍한 처지를 조금씩 이해하게 됩니다.
이 영화는 긴장된 남북관계, 국제결혼 문제 등 예민한 국내외 정치적 사안들을 차분히 얘기하고 있습니다. 아버지로 살아가는 남자들의 얘기를 다루었다는 면에서 더욱 마음이 흔들렸습니다. 정말 이런 일이 주변에서 일어나고 있을 것 같은 느낌도 들었습니다.
강동원씨의 연기가 더 깊어진 느낌이 들었습니다. 송강호씨는 힘든 사회생활에 찌든 아버지 연기를 너무 잘해 모든 아버지들에 연민이 들게 했습니다. 남편에게 더 잘해야겠다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들었습니다.(ㅎㅎ)
간만에 가슴 짜릿한 영화를 보았습니다. 멋진 영화에 박수를 보내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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