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원 내고 국영수 수강, 1호공익학원 떴다
입력 2011.03.06 09:04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전문학원 서울 동작구서 금명간 개원
[CBS 사회부 김수영 기자] 저소득층 학생들을 대상으로 월 2만원만 받고 양질의 교육을 제공하는 학원이 개원을 앞두고 있어 화제다.
서울 동작구에서 10년 동안 학원을 운영해 온 조미영(여.53) 원장은 학원에서 많은 가난한 아이들을 만나왔다.
때론 학원비가 없어 학원을 그만두는 학생들도 만났고, 성적이 나쁘거나 공부할 수 없는 환경의 아이들이 자존감이 낮다는 사실도 알게 됐다.
그래서 아이들에게 가장 중요한 문제는 학습할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을 가지게 됐다.
자신이 운영하는 학원에서 일부 저소득층 학생들은 장학생으로 선발해 학원비를 받지 않고 강의를 듣게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조 원장은 "이런 아이들에게 목표나 꿈을 물으면 모른다고 대답하기 일쑤"라며 "`공부를 못하니까 꿈 같은 건 가질 수 없다`고 말하는 아이들을 보며 가슴이 아팠다"며 안타까워했다.
고민 끝에 조 원장은 자신의 학원을 다음 달 폐업하기로 했다. 대신에 그 학원 자리에 취약계층 청소년 전문학습기관을 열기로 했다.
이름은 공익학원 `반올림`. 학생들을 완벽하게 한 단계는 올려줄 수는 없을지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반 계단씩 올라갈 수 있는 디딤돌 역할을 하고 싶다는 의미에서 이 이름을 달았다.
지역교회인 `하나교회`와 지역시민단체 `희망동작네트워크`가 조 원장에게 힘을 보탰다.
지역공부방이나 대학생멘토 등의 형태가 아니라 공익성을 띤 학원이 문을 여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한다.
◈ 사립학원 강사들은 자원봉사로, 지역단체는 후원자로 나서
학생들이 일주일에 3일동안 학원에서 국어와 영어, 수학을 배우는데 내야 하는 학원비는 한달에 2만원이다.
학생들이 책임감을 갖고 학원을 다닐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 학생들이 부담을 느끼지 않을 선에서 책정한 금액이다.
공익학원 이사장을 맡게 된 정영구(45) 하나교회 담임목사는 "학생들이 일방적으로 도움을 받는 대상이 아니라 대가를 지불하고 떳떳하게 교육을 받도록 배려하는 차원에서 최소한의 학원비를 받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학원은 지역시민단체나 학교에서 저소득층가정이나 한부모가정, 조손가정 등 취약계층가정 자녀들 중 공부에 의욕을 보이는 중, 고등학생 학년별 10명씩 모두 60명을 추천받을 계획이다.
정 목사는 "아직은 시작단계지만 공익학원 후원자들이 늘면 보다 많은 아이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기를 바란다"며 "지역에서 시작된 방과후공부방이 전국적으로 퍼져 나간 것처럼 반올림이 공익학원의 모델이 돼서 전국적으로 이런 학원들이 계속 만들어졌으면 좋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강의는 기존 학원강사들의 재능기부형태로 운영되고, 운영비는 공익학원 이사회 이사들이 매달 내는 회비로 부담한다.
이사회 이사 4명의 정기후원을 제외하면 특별한 재원이 없는 상황이지만 정 목사는 밝은 표정이었다.
정 목사는 "아직은 시작하는 단계이기 때문에 공개적으로 후원을 요청하기 힘들지만 성과가 나타나면 학생 수혜자도 늘리고 재능기부와 후원금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공익학원 `반올림` 준비위원들은 학원 설립 기금을 마련하고 자원교사 신청도 받기 위해 오는 7일 서울 동작구 상도4동 마을카페 `사이시옷`에서 일일찻집을 열기로 했다.
sykim@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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