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어이야기

서울대 인문계 논술 지문, 교과서에서 나와

아이미래디자인연구소 2008. 1. 12. 12:37
서울대 인문계 논술 지문, 교과서에서 나와
 
자연계는 4개 과목 결합시킨 문제 나오기도
정혜진 기자 hjin@chosun.com 
 
11일 치러진 서울대 정시모집 논술고사는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 내용이 지문으로 나왔다. 또 한 문항에 두 과목 이상의 교과서에서 지문을 발췌해 제시하고, 문제 풀이 과정에서도 여러 과목 지식을 통합해 사고하는 능력을 묻는 '통합 교과형 논술' 성격이 뚜렷했다.

서울대는 "학생들이 이번 논술에 대비할 수 있도록 2005년과 2006년 두 차례에 발표했던 예시문제들과, 작년 2월에 치른 모의고사 문제유형과 비슷하게 출제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인문계 논술고사에 나온 제시문은 사회문화, 윤리와 사상, 정치, 국사, 독서 등 대부분 고등학교 교과서에서 나왔다. 각 문항도 고교 교과과정에서 다뤄지는 주제와 개념을 묻는 것이었다. 예를 들어 '양성(兩性) 평등 사회의 실현방안', '현대사회에서 다수결 원리를 통한 결정 방식이 갖는 한계와 보완 방안' 등을 물었다.

자연계 논술도 예전보다 통합교과적 성격이 짙은 문제가 나왔다. 온실효과와 지구 온난화를 주제로 한 문항의 경우, 지구과학 소재에 화학과 수학 영역을 결합한 문제를 출제했고, 체지방을 다룬 문항에서는 화학과 생물, 물리, 수학까지 4개 과목의 지식을 요구하는 통합적 추론 능력을 측정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자연계 논술 일부 문제는 교육부의 논술 가이드라인을 어겼다는 논란도 있다. 예를 들어 온실효과와 지구 온난화를 묻는 1번 문항에서 최종 문제인 '지구 온난화 속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논하시오'를 해결하기 위해 중간 과정으로 제시된 '지구 복사에너지를 유효숫자 2자리로 추정하라'와 '복사에너지와 온실효과를 백분율로 구하라'는 세부 문제가 구체적인 풀이 과정과 정확한 답을 구하는 문제를 내지 말라는 논술 가이드라인을 위반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서울대는 "논리 전개과정이 제대로 됐는지 판단하는 것이지 정답을 요구하는 문제는 아니다"고 밝혔다. 정답이 틀리더라도 논리적 전개 과정이 맞으면 좋은 성적을 받을 수 있다고 서울대는 설명했다.

서울대 김영정 입학관리본부장은 "2009년 논술도 이번 논술의 기조로 출제할 것"이라고 말했다.

서강대도 이날 정시모집 논술시험을 치렀다. 인문사회계열의 경우 김영하의 소설 '퀴즈쇼', 애덤 스미스의 '도덕감정론', 알랭 드 보통의 '불안' 등의 지문을 통해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비교하고 해석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동국대는 인문계 논술 논제로 여가(餘暇)의 정의, 리처드 도킨스의 '이기적 유전자' 등의 지문을 읽고 21세기의 보편적인 윤리를 구체화할 수 있는 방안 등을 물었다. 건국대 인문계에서는 상생(相生)을 화두로 국가간·계층간 양극화 문제를 성찰하는 문제가 출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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